2026-07-13

한민당을 모르면 한국 현대사를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의 자랑스러운 우리가 되기까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선조들의 일을 정확히 파악하고 감사할 것은 감사해야 한다. 지금의 우리는 그분들의 도전과 분투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먼저 아직도 논쟁 중이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탄생하고 6·25 전란에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과정을 제대로 짚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탄생은 미국, 그중에서도 맥아더와 이승만 그리고 호남을 기반으로 한 한민당이 3대 지주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런데 좌파들은 정확하게 이 세 지주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왔다. 이 부분이 가장 먼저 달라져야 할 것이다.

이한우. (2026-07-10). [이한우 시론] 대통령의 90도 인사, 우리 현대사를 다시 묻다. 시사저널. https://n.news.naver.com/article/586/0000133528

동의하지만, 좀 더 부연해야 할 부분이 있다.

좌파들이 한민당에 대해 갖고 있는 이중적 태도가 바로 그것.

그들이 인촌을 물어뜯은 건 맞지만, 인촌의 오른팔이었던 고하 송진우는 '독립지사'라면서 적당히 존경하는 척, 숭배하는 척, 그러고 있음.

그런데 인촌과 고하를 떼어놓고 말하는 게 가능한가? 불가능함. 고하는 인촌의 오른팔이었고, 인촌 역시 고하가 있었기에 독립운동 전반에 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음.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의존하던 관계.

고하 송진우, 인촌 김성수

한민당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를 한다면, 아니 현대사를 조금이라도 상식적인 눈으로 바라본다면, 가령 다음과 같은 시각은 성립할 수가 없음.

  • 대한민국은 서북에서 내려온 기독교(그들 식으로는 '개독교')가 지배하는 나라다 → 아님. 예나 지금이나 실향민 기독교인들은 숫적으로 늘 열세여서, 어떻게든 그들이 가진 자본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모색하고 있음.
  • 대한민국은 친일군사독재 세력이 다 해먹어온 나라다 → 아님. 한민당이라는 기득권에 대해 아예 모를 때나 할 수 있는 소리. 애초에 '친일'과 '군부'는, 적어도 초반에는 사이가 매우 매우 안 좋았음. 심지어 '반일'과 '군부'도 서로 갈등했음. 지금도 사이가 좋다고 하긴 어려움.
  • 대한민국은 독립운동가가 굶주리고 친일파가 득세해온 나라다 → 아님. 독립운동가라고 이름을 남길 수 있을 정도의 교육 수준과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은, 일본 입장에서도 귀한 인재였고, 그런 이들은 늘 제1의 포용과 포섭 대상이었음. 친일파와 독립운동가는 종이 한 장 차이거나, 앞서 말한 인촌-고하 관계가 보여주듯, 동전의 양면처럼 딱 붙어 있기도 했음. 왜 해방 직후 한국인들이 인촌에게 건국훈장을 주는 일에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는지, 그 역사를 '내 머리로 생각'들을 좀 해보시라.

게다가 이 구도는,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 자체를 레종 데트르로 여기는 집단, 즉 386과 그들의 헤게모니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X세대, 말하자면 'X86 연속체'가 출현하면서 더욱 혼란하게 꼬여가고 있음.

개인적으로는 이 모든 세력 중 가장 위험한 건 X86 연속체라고 생각함. 이유는 간단함. 그들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 Juche 가 너무도 엉성하고 조잡하며 파괴적인 유사 종교이기 때문.

통일부에서 주체사상 관련 문서를 읽기 쉽게 해준다는데 정말 고마운 일. 시간과 에너지가 되는대로, 꼼꼼히 읽고 '해체'하며, 역량이 닿는 한 해외에 소개하여 한국의 새로운 지배 세력이 얼마나 위험한 사상에 물들어 있는지 전 세계에 알릴 것임.

2026-07-04

인권의 이름으로 단체기합을 옹호하는 사람들

공부를 곧잘 했지만 학교는 끔찍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건 부조리하기 때문이었다.

시시덕거리고 떠들고 도시락을 까먹고, 때로는 바지를 내린 후 그 위로 체육복을 덮고 자위를 하는 그런 놈들의 그런 잘못 때문에, 모든 학생이 매를 맞는 시스템이 싫었다.

'한 사람의 잘못은 모두의 잘못'이라는 개소리를 지껄이며 몽둥이를 휘두르고 폭언을 내뱉는 선생들이 싫었다.

개별적인 잘못을 개별적으로 파악하고 처벌하며 교정하지 못하는 자신들의 무능과 게으름을, 모든 학생들에 대한 체벌로 퉁쳐버리는 그 부조리가 너무도 싫었다.

배재고 야구부 6개월 출전 정지는 바로 그런 짓이다.

소위 '인권 감수성'이 좀 있다는 사람들이 학창시절에 진저리를 쳤을 '단체기합'의 부조리 그 자체다.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를 선창했던 누군가, 그리고 따라했던 누군가, 말리지 않은 누군가가 있다.

그들을 세밀하게 추적하고 잡아내지는 못할 망정, 몇 시간 대충 조사해놓고 '팀 전체 6개월 출전 정지'를 때리는 건, 군사독재 시절 혹은 그 잔재가 남아 있던 교실에서 벌어지던 단체기합이라는 이름의 폭력과 똑같다.

나는 '스타벅스 가야지'가 표현의 자유로 옹호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는 국가가 개인을 억압할 때 꺼내야 할 이야기이며, 야구선수가 된다는 것은 일종의 쇼비즈에 들어가는 것이므로, 그 업계가 요구하는 스탠다드가 그렇다면 맞출 필요가 있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배재고 야구부 전체에 대한 6개월 정지?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더 말도 안 되는 일은, 몇몇 사람들, 아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권'의 이름으로 '단체기합'을 옹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젊고 건강하고 명랑하기까지 한 '신세대'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이 학창시절에 그렇게 증오하던, 담배피는 양아치 새끼와 교실 구석에 쭈그리고 있던 범생이를 모두 운동장에 집합시키고 백 바퀴씩 구보를 뛰게 하던, 불콰한 얼굴로 술냄새를 풍기던 교련 선생이다.

당신들은 스스로를 서태지 같은 문화적 반항아로 여길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당신들은 서태지의 노래에 삐 소리 나게 검열을 하던 바로 그 구시대의 기득권들이다.

나는 자칭 진보라는 사람들, 인권을 존중한다는 사람들이, 어떤 모순에 빠져 있건 크게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그들도 알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들이 소싯적에 그렇게 역겨워하던 그 배나온 기득권, '저 애새끼들 저거 확 조져서 눈깔을 못 들게 해야 해'라고 히죽거리던 그런 개저씨들, 당신들은 바로 그런 존재가 되어 있다.

인권의 이름으로 단체기합을 옹호하는 사람들이라니, 정말 살다살다 별 꼴을 다 본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배재고 야구부의 특정 학생은 징계를 받을만한 짓을 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PL 선수라면 무릎 꿇는 퍼포먼스를 해야 하는,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배재고 야구부'가, 사실상 폐부당한 것이나 다름 없을 정도의 '집단 징계'를 받는 것은, 글쎄?

그게 괜찮다고 생각하는 당신은, '어디어디 지역 출신은 안돼'라고 하던 바로 그 꼰대들과, 똑같다. 게으른 집단 처벌 논리다.

역겨운 기득권이 되는 것이 당신들의 인생 목표였다면, 축하한다.

2026-06-12

원자력 악마화와 양이원영의 '보급투쟁'

원자력을 ‘나쁜 에너지’로 몰아가는 흐름은 태양광과 풍력에도 부당한 도덕적 관점을 부여했다. 그저 전기 생산 방식에 지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이나 풍력 등은 ‘착한 에너지’인 양 포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태양광을 깔기 위해 나무를 베고 산을 깎으면 그것이야말로 더 큰 환경 파괴가 된다는 현실적인 반박은 도덕적 함성 앞에 간단히 기각되었다. 풍력 발전 터빈이 친환경적으로 보여도 수많은 새와 박쥐, 곤충의 목숨을 실제로 앗아가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 역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세상을 선악으로 나눠 직관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너무도 뿌리 깊은 인간적 경향성 때문이다.

바로 이 경향성이야말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진정한 ‘도덕적 과제’라 할 수 있다. 특정 에너지나 입장을 도덕적 선으로 취급하고, 다른 에너지원과 입장을 도덕적 악으로 치부하는 식으로는 기후 변화와 환경 위기라는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 나와 입장이 다른 사람이라 해도 그 나름의 도덕적 관점이 있고, 나름의 도덕적 정당성을 지니고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공동체를 위한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조너선 하이트 뉴욕 대학 심리학과 교수가 저서 ‘바른 마음’에서 역설한 내용이다.

필자는 지난 5월 20일 아시안 리더십 컨퍼런스(ALC)의 “기후 논쟁의 빈자리: 들리지 않는 목소리들” 세션에 패널 중 한 사람으로 참여했다. 그곳에서 필자가 강조한 내용도 이와 같다. 기후 변화에 대한 담론은 도덕에 얽매여 있다. 모두를 위한 도덕이 아니라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는 식의 배타적 도덕주의에 함몰되어 있다. 에너지 문제, 폐기물 처리와 관리 문제, 그 외 가치중립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수많은 환경 담론이 도덕주의에 오염되어 있다.

양 전 의원이 한수원 비상임이사가 되고자 하는 것은 그러한 도덕주의가 낳는 혼란 중 하나다. 전 국민이 다 아는 반핵·탈원전 전도사가 어떻게 한수원 이사직을 노릴 수 있는 걸까. 본인에게 직접 물어볼 수는 없으니, 도덕주의에 빠진 사람들의 흔한 패턴에 대입해 보도록 하자. 아마 그는 원자력은 ‘나쁜 에너지’고 신재생은 ‘착한 에너지’라는 생각을 여전히 확고하게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혹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쁜 놈들의 돈’을 받아서 ‘좋은 일’에 쓰겠다는 식으로 본인의 이중적 선택을 정당화하고 있을 수 있다. 도덕화된 환경주의는 ‘친환경 내로남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노정태. (2026-06-06). 양이원영 한수원 이사 선임? 보신탕집 사장이 애견협회 회장 되는 꼴. 신동아. https://n.news.naver.com/article/262/0000019424?sid=100

지난 토요일에 업로드된 신동아 칼럼입니다.

본문에 쓰려다 말았던 표현이 있습니다. '보급투쟁'이라는 단어죠.

운동권들이 1) 체제 영합적 일자리를 얻거나 2) 그들이 적대시하는 체제와 거래하여 이득을 보거나 3) 심지어 엄한 사람들을 속이고 돈이나 재산을 빼앗거나 할 때, 그걸 정당화하기 위해 쓰는 표현입니다.

대의를 위한 '투쟁'에 '보급'을 하고 있을 뿐이니 오케이다, 뭐 그런 논리죠.

양이원영 전 의원이 한수원 이사가 되겠다고 지원서를 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단어가 곧장 떠올랐는데, 원고를 쓰는 과정에서 의식의 저편으로 묻혀버리고 말았네요.

어쩌면 '보신탕집 사장이 애견협회 회장 하는 꼴'이라는, 더 개쩌는 레토릭이 떠올라, 제 무의식 속에서 묻힌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칼럼이 나가고 며칠 후, 양 전 의원은 한수원 이사 지원을 철회했습니다. 잘한 선택입니다. 반핵 활동을 하시더라도, 보급투쟁 같은 이상한 논리를 들이대지 마시고, 양심과 시민 사회의 상식에 맞게 행동하기 바랍니다.

첨부한 사진은 제가 ALC에서 발표한 모습입니다(feat. 김재섭 의원). 뜻깊은 자리에 연사로 설 기회를 주신 환경 시민단체 '아울러가꾸는터전'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26-06-07

재선거? 당연히 해야지

서울시장 선거 말고
투표지 부족했던 기초선거.

서울시장 선거는
이미 정원오가 승복했으므로
재선거를 논할 이유가 없음.

마치 200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의 플로리다 표가
천공밥이 안 떨어지는 등
몇몇 이슈로 논란이 되었지만

앨 고어가 대승적으로
패배를 시인하면서
그냥 결과가 확정된 것과 같음.

Beyond the hanging chads: Four things you may have forgotten about the 2000  Fla. recount - The Boston Globe

게다가 논란이 된 표를 다 더해도
오세훈 승리라는 결과가 바뀌지도 않음.

반면 기초는 이야기가 다르다.

단 한 표 차이로 의석이 오가는데
그걸 재선거 안하면 말이 안 됨.
충분히 결과에 영향이 있을 수 있음.

선거 패배를 인정해준
정원오 후보에게 감사하면서
(감사의 정원오 🙏)

첫째, 이 일에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둘째, 기초 단위 재선거를 시행하며
둘째, 선관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함.

2026-05-21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체제 수호가 진정한 5.18 정신

시민군은 태극기를 몸에 감고 애국가를 부르며 싸웠다. 전남도청에 설치된 본부에 간첩 여부를 조사하는 조사과가 있었을 정도로 시민군의 애국심은 분명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기본 질서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헌법적 저항권을 행사한 것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은 한 도시와 지역에 국한된 비극에 머물 수 없다. 일부 정당과 세력의 정치적 전유물처럼 취급되어서도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것, 그것이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일 것이다.

노정태. (2026-05-18). 5·18 광주민주화운동.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9075

중앙일보 독자들 중에서도 논란이 있을 것을 예상했지만, 각오하고 쓴 칼럼. 역시나 리플란이 발칵 뒤집혔다.

이래저래 굳이 인터넷에 따로 언급하지는 않으려 했는데,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이 벌어지고, 이재명 대통령이 "강력 응징"을 운운하는 모습을 보자, 참을 수 없어서 글을 쓴다.

이건 이재명, 우원식, 민주당의 5.18 파시즘이다.

5.18 광주의 정신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짓이다.

어째서인가? 전남도청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해 싸웠기 때문이다.

대체 무슨 이유로 탱크데이 어쩌구 이벤트를 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특정 기업을 '응징'하겠다고 선포하고, 실제로 행안부가 불매를 해버리는 식이라면, 이건 5.18 시민군이 목숨 걸고 지킨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이게 얼마나 섬뜩한 파시즘적 행태인지 모르는가? 정신들 똑바로 차려야 한다.

이재명의 '응징' 발언은 '스타벅스의 병크 ㅋㅋ' 이런 식으로 소비하고 말 사안이 아니다. 우리는 파시즘의 전조도 아닌 본격적인 시작을 목격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