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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7

이준석의 '공정'은 가난한 노인이 더 가난해지는 것

신동아 칼럼에 넣으려다가 분량이 부족해서 뺀 대목이 있다.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줄 알았다면 편집부와 논의해서 분량을 늘리고 같이 넣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준석은 기초연금(65세 이상 노인들이 받는 연금)의 수급자가 소득 하위 70%라는 점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왜 소득 상위 30%는 기초연금을 못 받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의 '공정'을 꺼내든다. 

기초연금이 무엇인가. 노인 빈곤율 OECD 1위 국가에서, 산업화 세대 빈곤 노인들이 말 그대로 굶어죽지 말라고 만든 연금이다. 그나마도 없으면 노인 자살률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준석은 주장한다. 그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심지어 가난한 노인들이 매달 받는 기초연금액이 줄어드는 한이 있어도, 소득 상위 30%까지 다 받아야 공정한 거라고.


아직도 이준석이 말하는 '공정' 타령을 옹호하는 분들을 보면 진심으로 의아하다. 여러분은 이준석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살펴보기나 하고 지지하는 것인가?

> 청년수당이나 노령연금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 의견입니다. 그런 수당과 연금은 특정 계층에만 혜택을 줍니다. 그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노령연금의 경우 소득 상위 30퍼센트는 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불만을 토로합니다. 저는 그들의 불만이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령연금의 경우 지급하는 금액을 낮추더라도 노인 인구 전체에 지급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이 원래 연금의 취지에도 맞습니다. 저는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에는 찬성합니다. 기본소득은 국민 전체가 그 대상이니까요. 그런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당은 기본소득 틀 안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이것이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저는 국민 전체에 지급하는 기본수당일 경우에는 아예 공정성 시비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그 금액을 현재 얼마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국민경제에 직접적인 압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깊은 토론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정한 경쟁》 中)

이준석이 말하는대로 '공정'하게 기초연금을 뜯어고치면, 안그래도 심각한 노인 자살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건 정상적인 공감 능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함부로 내뱉을 말이 아니지 않은가?


 

코로나 터진 후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들은 소득에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개박살이 났다. 하지만 대기업 공기업 다니거나 공무원인 대깨문들은 '누가 무슨 피해를 입었는지 어떻게 증명하냐, 그것은 공정하지 않다'라며, 재난지원금을 1인당 10만원씩 쪼개서 뿌리는 게 '공정'하다고 주장했고,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켰다.

기초연금에 대해 이준석이 하는 말과 똑같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가야 할 돈을, '공정'을 앞세워, 이미 충분히 가진 자들이 빼앗아 먹겠다는 소리.

2021-06-05

요리할 돈이 없어서 배달음식을 먹는 사람들

상파울루, 브라질. 2011년 2월 뉴스. 피자 배달점이 늘어나고 있다. 왜일까? 

도시 빈민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그들에게 부엌이 없기 때문.

 '가난한 사람이 핸드폰은 있다고? 그런데 가스비를 낼 돈이 없다고?' 같은 소리들. 얼마나 근시안적인가.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시각인가. '요리를 할 돈이 없어서 배달음식을 먹는다' 같은 '비논리적' 현상이야말로 현실에 더 가깝다.

Food is also one of the few pleasures available to the poorest. In the favelas (slums) of São Paulo, the largest city in South America, takeaway pizza parlours are proliferating because many families, who often do not have proper kitchens, now order a pizza at home to celebrate special occasions.
"The 9 billion-people question", The Economist, Feb 24th 2011, Special 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