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2

보통 남자(homo normale)

 

"보통 남자(homo normale)가 어떤 존재인지 아나?
예쁜 여자의 엉덩이를 보고 힐끔거리는 남자,
본인 같은 남자들을 확인하고 안심하는 남자,
축구장, 경마장, 성당에 흔한 그런 남자들이지.
자신들과 비슷한 부류를 좋아하고 다르면 싫어해.
그래서 보통 남자들은 진정한 형제고, 시민이며,
진실된 애국자이고, ... 파시스트야."
 
- <순응주의자>(Il Conformista) 중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 1960)

 

어제, 사전정보 없이 봤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다. 3시간의 러닝타임 속에서 약 30분 단위로 이야기가 뚝뚝 끊어짐. 일관되게 전개되는 것은 주인공 마르셀로의 내적, 외적, 타락. 극도로 세련된 영상으로 만들어낸 일종의 피카레스크(picaresque). 임상수가 <돈의 맛>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게 이런 느낌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문득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