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벌써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거 구도가 짜이기 전부터 누구를 찍을지 마음을 정해놓은 상태일 것이다. 하지만 워낙 선거가 급하게 치러지는 바람에 아직도 누구를 찍어야 할지, 어떻게 자신의 투표를 설명할 수 있을지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그런 이들을 위해 이 글을 써본다. 목차의 질문에 하나씩 답을 하면서 누구에게 나의 소중한 표를 줄지 결정해보자.
1. 박근혜 탄핵에 찬성하는가?
이번 대선은 사상 초유의 '대통령 보궐선거'다. 많은 이들이 이쯤 되니까 아예 박근혜라는 사람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린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그는 서울구치소에 있지만 아직 1심 유죄판결조차 받지 않은 피의자일 뿐이다. 복역중이 아니기 때문에 심지어 투표권도 있다(언론에서 보도하는 바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는 기권할 것 같지만, 아무튼 권리가 있다).
그 박근혜를 지지하는 세력과 후보 역시 여전히 활동중이다. 자유한국당의 홍준표가 대표적이다. 박근혜 정권의 초대 국정원장이었던 남재준은 독자 출마 후 4월 29일 홍준표 지지를 밝히며 사퇴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 후보는 "조 후보도 아마 그만둘 것 같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암시했(링크)"다고도 하던데, 여기서 말하는 '조 후보'는 조원진이며 그의 선거 구호는 '박근혜를 지킵시다'이다.
그러므로 박근혜 탄핵에 동의할 수 없는 사람은 홍준표를 찍는 게 맞다. 박근혜 탄핵에 대한 본인의 부정적 입장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어 숫자로 제시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니 말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박근혜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은 다른 그 어떤 이유에서도 홍준표를 찍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 탄핵에 대한 국민들의 의사가 왜곡되어 정치권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홍준표를 찍으면 박근혜가 살아난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2. 문재인을 좋아하는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당신은 문재인을 좋아하는가? 나는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는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를 좋아하는가? 심상정을 좋아하는가? 유승민을 보면 배신자라고 느끼나? 이런 식으로 질문하지 않고도 그들을 지지하거나 반대할 이유는 충분히, 정책과 입장으로 인해 나누어진다. 하지만 문재인은 예외다. 정치적, 정책적 발언을 근거로 문재인을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인 싸드 배치에 대해 생각해보자. 문재인의 입장은 무엇인가? 트럼프의 '10억 불'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 그는 '차기 정부에서 결정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트럼프가 이상한 소리를 하자 '국회 비준을 거쳐 배치하자'고 한다. 그런데 그는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다. 그렇다면 '차기 정부에서 결정하겠다'는 말은 대체 무슨 의미인가? 나는 나의 정책적 지향점을 유권자들에게 설명하지 않은 채 선거에 임하겠다, 왜냐하면 싸드 배치 반대하는 표 떨어질까봐, 이 소리 아닌가?
다른 공약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니, 공약 전부가 그런 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예산 문제부터가 불투명하니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28일 19대 대선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공약을 발표하면서도 '득표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사유로 세율인상의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링크) 득표 활동에 도움이 안 되니까, 이것저것 퍼주는 공약을 제시하되, 세율 인상은 슬쩍 뭉개고 지나간다. 그것도 대선 정책공약집이라는, 말 그대로 '공약'을 해야 하는 문서에서 말이다. 그 이유를 문재인 선대위 윤호중 공동정책본부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어떤 국민도 자신이 세금을 더 내게 될 것이라고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는 틀렸다. 어떤 국민들은 문재인을 그냥 좋아하기 때문에, 문재인이 당선 후 뭘 하건 그냥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문재인을 찍으면 된다. 그것까지 말릴 수는 없다. 하지만 문재인이 청와대에 입성하는 것을 보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행복이 아닌 사람들이라면 꼭 문재인을 찍어야만 한다는 강박을 버리는 편을 권하고 싶다.
나는 문재인의 공약을 믿기 어렵다. 공약과 정책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찍는 선거는 2012년을 마지막으로 우리 역사에서 종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이다. 문재인을 꼭 찍고 싶다면, 어쩌겠는가, 찍어야지.
3. 싸드 배치에 반대하는가?
현 대선 국면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의미한 질문을 단 하나 꼽으라면 바로 이것이다. 싸드 배치에 찬성하는가, 아니면 반대하는가? 이것은 '그렇다' 혹은 '아니다'로 나누어지는 양자택일형 질문이며, 온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안보 이슈일 뿐 아니라, 한국 및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다.
싸드 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심상정을 찍어야 한다. 일단 심상정은 현 대선 국면에서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싸드 배치 반대 의사를 흔들림 없이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단 한 사람의 후보다. 앞서 말했듯 문재인의 입장은 '다음 정부인 내가 알아서 하겠다, 지금 나한테 묻지 마라'는 쪽이지 결코 싸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다. 국회 비준을 거치겠다는 말도 그렇다. 대통령이 된 후에 국회에 통과를 요구하면 당연히 통과될 것이니 결코 반대하겠다는 소리가 아니다.
반면 심상정은 한미동맹의 폐기까지 감수할 수 있다는 아주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렇다. 싸드 배치 반대는 궁극적으로 한미동맹을 부정하는 것이다. 어쩌면 먼 미래에는 한국의 국력이 강해지고 미국의 힘이 약해져서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에게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 당장 재래식 병력만으로 북한과 전쟁을 하면 당연히 대한민국이 이긴다. 하지만 수만에서 수십만 명 이상의 인명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이미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동맹을 파기하고 '주체적'으로 남쪽에서도 핵무장을 한다면, 그것은 북한과 같은 국제 사회의 문제아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도저히 그런 과감한 군사적, 외교적 실험에 동의할 수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싸드 배치만은 절대 안 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중 일부, 아니 상당수는, 사실 민주당과 문재인이 반대하니까 덩달아 반대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들은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 후 '착한 싸드'를 놓으면 오히려 싸드 예찬론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일부는 진심으로 싸드 배치에 반대하고, 미국으로부터 당장 전시작전권을 회수해야 한다고 목놓아 외치며, 싸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소위 '죽음의 전자파' 때문에 성주에서 나오는 참외도 먹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믿는 사람들, 싸드 배치에 진심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라면, 심상정을 찍어야 한다. 심상정의 득표율만이 한미동맹의 파기를 무릅쓰더라도 싸드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확인해주는 공식적이고도 명백한 지표일 것이기 때문이다.
4. 싸드 배치에 찬성하는가?
싸드 배치에 찬성한다면 안철수를 찍어야 한다. 유승민 역시 같은 입장이다. 그러므로 유승민을 찍는 것 역시 싸드 배치에 찬성하되, 박근혜 탄핵 반대 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유의미한 선택지가 된다.
안철수는 본래, 4월 30일 현재 문재인이 취한 것과 흡사하게, 국회의 비준을 거쳐 싸드를 배치하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입장을 바꾸었다. 입장을 바꾼 이유는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TV 토론을 통해 여러 차례 설명했다. 대선후보에 맞춰서 국민의당 역시 싸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변경했는데, 그 과정에서 박지원은 "햇볕정책은 튼튼한 한미동맹에 기반한다"며 햇볕정책에 대한 새로운 해석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것은 나의 개인적 입장이다. 나는 싸드 배치 그 자체에 대해서 동의할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대해 정치인과 정당이 입장을 변경하고 표명하는 과정의 투명성에 높은 점수를 준다. 김대중의 정치적 유산관리인인 박지원은 당연히 싸드 배치에 반대하고, 햇볕정책을 영원토록 유지하며, 개성공단을 되살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대선 후보와 입장이 다르므로, 햇볕정책에 대한 새로운 해석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과 후보의 입장을 조율했다. 이런 게 바로 정치인과 정당의 언어라고 나는 생각한다.
유승민의 경우에도 목적지는 같다. 싸드 배치에 찬성하고, 최대한 현실적으로 가능한 재정 정책 하에 '중부담 중복지'로 복지 정책을 펴고자 한다. 그런데 이렇게 지향점이 유사할 경우, 당연히 당선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유승민을 찍는 것보다 안철수를 찍어서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유승민의 정치 생명 연장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5. 다른 정책들은, 그리고 온갖 네거티브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미 지지율 1위인 후보의 캠프부터가 공약에 수반하는 예산에 대해 정직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그런 선거다. 어차피 정책들은 주어진 예산과 여건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령 심상정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당장 2018년 최저임금을 순식간에 1만원으로 올릴 수는 없다. 문재인이 대통령 된다고 해서 내년에 곧장 전국에 단설유치원이 쫙 깔리고 모든 유아들을 수용할 수 있을 성 싶은가?
달콤한 공약만큼이나 씁쓸한 네거티브들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후보에게 호의를 갖고 보기 시작하면 모든 공약이 다 좋아보인다. 반대로 '저 인간 조져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뉴스를 보면 네거티브의 소재는 늘 넘쳐난다. 문재인 아들 문준용 씨의 취업 비리 의혹,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씨의 소위 '갑질' 논란, 심상정은 본인이 진보라면서 아들을 '귀족학교' 보냈다더라, 유승민은 선거에 딸 동원 안하겠다면서 지지율 안 나오니까 홍대입구에 데리고 나왔네, 등등.
한편 홍준표는 돼지발정제로 강간 모의를 했다는 것을 자기 입으로 밝히고도 10%가 넘는 국민들은 그를 대통령감으로 생각한다. 그 수치는 박근혜의 탄핵에 동의하지 않았던 여론조사상 수치와 거의 흡사하다. 다시 말해 홍준표에 대한 '사실에 입각한' 네거티브는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안철수나 문재인의 지지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원래부터 지지하던 사람들이 최근 나온 몇 개의 이슈 때문에 마음을 바꿀까? 그럴 일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본인이 부동층에 속하는 경우, 인터넷, 특히 SNS를 통해 몇 개의 네거티브 사안들을 돌려보면서 어떤 후보를 반대하거나 그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지지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에게도 그 정도 논란은 당연히 있다. 그런데 상대편의 네거티브한 요소를 욕하면서 자신이 지지하기로 마음먹은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은 일부러 무시하기 시작하면, 소위 '빠'가 되어버린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자가 선거에 못 이겨도 '빠'는 되지 말자.
6. 세계적 추세(잡담)
이것은 잡담이다. 객적은 소리고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그런데 현재 세계인들은 '안 해봤던 짓'을 하는 경향을 보인다.
브렉시트, 트럼프, 그리고 프랑스 대선이 마크롱과 르펜의 대결이 된 것. 물론 이 배후에는 억울하다고 느끼는 백인들이 공공연하게 인종차별을 하고자 하는 욕망이 가장 크게 도사리고 있다(그에 대해서는 경향신문에 기고한 나의 칼럼들을 참고해도 좋겠다. "[별별시선]트럼프 당선과 ‘진보’의 가치"(링크), "[별별시선]트럼프, 샌더스, 대한민국"(링크)).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작년부터 벌어지고 있는 온갖 종류의 이변에는 결국 '지금까지 안 해왔던 일'을 해보자는 갈망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부정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긍정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 무언가'를 원하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기존 정치권이 그러한 변화에의 갈망을 보다 순치(馴致)된 정치적 견해로 탈바꿈시키지 못한 채 포퓰리스트들이 놀이터로 삼는 동안 수수방관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최근 정치적 상황 역시 세계적 경향의 일부라고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총선을 통해 자체적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제3당이 출현했고,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되었으며, 결국 12월이 아니라 5월에 조기 대선을 치르고 있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안 가봤던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여당도 둘로 쪼개졌고, 야당도 둘로 쪼개졌으며,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여당이 아예 사라져버린 채 치러지는 선거다. 정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기존에 자신이 해왔던 투표에 비해 보다 파격적인 표를 던져도 좋을 시점이다.[주]
7. 요약 및 결론
1) 박근혜 탄핵에 반대하면 홍준표 찍자.
2) 문재인이 그냥 좋으면 문재인 찍자.
3) 싸드 배치에 반대하면 심상정 찍자.
4) 싸드 배치에 찬성하면 안철수나 유승민이다.
5) 당선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안철수를 찍자.
이번 대선은 대통령 보궐선거다. 대한민국의 정치 구도를 완전히 개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선거이며, 3당 합당 이후 대한민국을 지배해온 거대 여당의 잔존 세력들을 완전히 정치의 변방으로 몰아낼 수 있는 역사적 기회다. 동시에 미국의 트럼프, 일본의 아베, 중국의 시진핑, 북한의 김정은을 상대할 수 있는 유능하고 대담한 정치 지도자를 반드시 선출해야만 하는 그런 선거이기도 하다. 싸드 배치 논란과 중국의 보복, 트럼프의 돌발 발언 속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지하게 논의해야만 할 시점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두 가지의 사안(박근혜 탄핵, 싸드 배치)와 한 명의 인물(문재인)을 기준선으로 하여, 가장 단순하고도 확실한 의사 결정 가이드를 만들어 보았다. 온갖 종류의 현란한 공약들을 수십개씩 클릭하는 것보다, 위에서 제시한 다섯 개의 선택지에 따라 다섯 명의 후보자 중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는 것이 훨씬 명확하고 합리적일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이 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한 사람의 유권자이자 주권자로서, 이 글을 읽은 분들의 사고 역시 조금이나마 더욱 단단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꼭 투표합시다.
[주] 허핑턴포스트에 이 글을 보냈다. 그런데 허핑턴포스트가 선관위에 문의해본 결과,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기사나 기고를 실으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여, 글을 일부 수정했다(허핑턴포스트 블로그도 일종의 '언론'으로 취급되고 있나보다). 5월 2일에 허핑턴포스트에 올라올 게시물과 내용을 동일하게 하기 위해 해당 지면에 맞춰 수정한 내용을 이곳에도 반영한다. 참고로 삭제된 문단은 다음과 같다.
지난 총선에서, 다들 망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안철수는 40석에 가까운 제3당을 출현시켰다. 그 결과 새누리당의 내분도 가시화되고, 점점 친박과 비박의 사이가 벌어지면서, 박근혜의 탄핵까지 이어졌다. 이것은 한국 정치가 '안 가봤던 길'이다. 우리는 군사독재냐 민주화냐라는 30년 묵은 대립구도에서 벗어난 또 다른 선택지를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5월에 대선을 치르고 있다.
1에서 5까지 다 읽고도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기 어렵다면, '안 가봤던 길'을 가보자. 투표권을 갖게 된 이래 지난 총선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비판적 지지'따위 하지 않고 올곧게 진보정당만 찍어온 나의 결론이다. 지금은 보수정당의 후보를 찍겠다. 왜냐하면 그래야 정치권의 전체 구도가 바뀌고, 진보정당에도 새로운 활로가 뚫릴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위 두 문단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의 뜻을 드러내고 있다. 기왕 허핑턴포스트 블로그에 송고한 판본에서 삭제되기까지 했으니, 조만간 (적어도 사전 투표가 시작되기 전) 해당 내용에 대해 좀 더 길게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그것은 허핑턴포스트에 보내지 않고 내 블로그에만 올릴 계획이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 글은 다음과 같다. "신해철, 김영란, 안철수"(2017년 5월 2일 작성)
2017년 4월 30일 03:40 작성 / 2017년 4월 30일 21:45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