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3

중국 자본주의와 코로나 19

2003년 사스도 그렇고 이번 바이러스 대란은 중국이 무책임한 자본주의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개혁개방을 시작할 당시 이미 경제적 기반이 있는 부농들이 일반적인 농업을 선점하자 빈농들은 먹고 살 길이 막막해졌습니다.

그 대책으로, 중국 공산당 정부는 아무 생각 없이, 현존하는 모든 동식물을 천연자원으로 간주하여 채집 수렵 매매를 원천적으로 허가합니다.

그래서 특히 내륙의 밀림과 맞닿은 우한시 등이 야생동물 밀렵(도 아니죠 사실) 거래의 천국이 되었고 야생동물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온 겁니다.

이건 제 뇌피셜이 아니라, 중국계 미국인 학자를 인터뷰한 미국 언론 Vox의 보도 내용입니다.

"How wildlife trade is linked to coronavirus", Vox, 2020년 3월 6일.

중국이 '서구 자본주의' 국가처럼, 야생동물 밀렵을 금지하고 매매를 엄금했다면, 적어도 지금처럼 10여년 단위로 새 바이러스가 퍼지는 일은 없었겠지요. 공산주의를 빙자한 극단적 자본주의의 인류적 민폐라고 봅니다.

좋은 시장경제, 바람직한 시장경제라면 시장에서 매매해도 되는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하고, 후자는 엄격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자칭 공산주의 국가 중국에는 양자의 구분이 없습니다. 자본주의도 아니고 그냥 돈이면 다 되는 아수라장인 셈.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이런 위험을 안고 있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쥐만 잘 잡으면 된다며 아무거나 영리활동의 대상으로 만들어주니, 온갖 야생동물을 잡아서 비위생적으로 유통하는 시장이 생겨버린 겁니다.

저는 이번 판데믹의 전개를 보며 '인간의 탐욕'과 '자연의 회복 능력'의 대립 구도를 상정하는 논의가 매우 불편합니다.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최악의 경우라 하더라도, 이건 2년 후면 인류 전체 인구의 60%가 감염되면서 끝납니다. 스페인 독감이 그렇게 끝났습니다. 이 경우도, 최악이라 해도, 그렇게 끝납니다.

인간은 여전히 자연을 지배할 것이고, 인류는 화석 연료를 활활 태울 것이며, 자본주의가 세계 경제의 작동 원리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일부 한국인들은 '바이러스 앞에 죽어나가는 선진국 시민들'을 보면서 뒤틀린 만족감을 느끼는 듯도 합니다. 그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요?

정리해보겠습니다. 코로나 19 사태는 자연의 복수가 아닙니다. 통제되지 않은 중국식 천민자본주의가 낳은 비극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더 잘 제어되는 시장질서와 경제 윤리, 그리고 원시림과 야생동물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려 하는 '서구적 자연 관리' 개념이 더욱 절실히 필요합니다.

댓글 4개:

  1. 타주에 사는 지인이 검사를 받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벌써 3번이나 같은 증상이 반복되고 깔끔하게 낫지 않는다고 합니다.
    본문에 쓰신 내용- 인류의 60%가 감염되면서 종식될 수 있다면 저도 걸려야 할텐데 걸리기 싫지요. 당연히. 어떤 데미지를 남기는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 피하고 싶은데 올 가을과 겨울도 이곳은 유행할 것으로 예상해요.

    요즘 미국은 아시다시피 경제 재개에 대한 갑론을박이 점점 격화되어서 많은 충돌을 낳고 있습니다. 5월말까지 stay at home 행정 명령을 내린 일리노이 주지사는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어요. 갑부인 그는 캘리포니아의 부유한 유대인 가문 출신인데 심지어 일주일 전에 경제 재개를 외치는 시위대 중 한명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걸려 있던 그 유명한 표어 "노동이 당신을 자유케 하리라." 를 독일어 그대로 들고 나왔습니다.
    그 시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런 사람들 특유의 뻔뻔함으로 말했답니다. "난 나치 아니예요. 나 유대인 친구 많아요." 확실한 건, 요즘 코비드19 이 여러 사람의 민낯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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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류의 60%가 걸리고 끝난다면, 40%는 안 걸리고 끝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뭐든 속단하긴 이르죠. 백신은 없어도 코로나19에 최적화된 항바이러스제가 개발 혹은 발견될 수도 있으니까요.

      한국에서도 지금 2차 유행까지는 아니어도 1.2차 유행 정도가 시작된 듯하고(이태원 클럽발 감염은 수도권에 퍼지기 때문에 훨씬 전파력이 클 겁니다), 여러모로 혼란스럽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보편적으로 올바른 가치를 확인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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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마 Vox 에서 만든 넷플릭스 다큐 '익스플레인: 코로나바이러스를 해설하다' 보셨을 듯 합니다. 4월 말에 1편만 릴리즈 했는데 나머지 2편과 3편은 여름에 (아마도 6~7월 쯤) 나온다고 합니다.
      이렇게 나눠서 릴리즈 하는 그 이유도 신속하기 보다 상황을 주시하고 자료를 더 모아서 만들려는 의도로 알고 있습니다. 3편이 마지막 에피소드 예정이구요.
      드물게 다큐를 보고 안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인류에게 엄청난 혼란이 닥쳐왔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준비가 되어 있고 과학자들이 백신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이죠.
      후속 편은 백신 개발 상황 등을 담겠다는데 기억해 두었다가 챙겨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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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건 아직 안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정리하기에는 너무 현재진행형인 사건인지라. 말씀하신대로 2부 3부가 나오면 좀 더 명확한 그림이 보이기 시작하겠죠.

      물론 경제적 후유증은 오래 갈 것이고, 사회에는 비가역적인 변화가 오겠지만, 바이러스 자체는 이제 2년 남은 재앙입니다. 우리는 그걸 알고 있으니 지나친 비관주의에 사로잡히지는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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