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22

플라톤 식 우기기의 한 사례

"Now behind this parapet imagine persons carrying along various artificial objects, including figures of men and animals in wood or stone or other materials, which project above the parapet. Naturally, some of these persons will be talking, others silent.

It is a strange pictuer, he said, and a strange sort of prisoners.

Like ourselves, I replied; . . . "(515a, 228p.)

-- F. M. Cornford (tr.), [[The Republic of Plato]]


"이제 이 장막 뒤에서 다양한 인공물을, 나무나 돌이나 다른 물질로 만들어져서 그 장막 너머로 투사될 인간과 동물의 형상을 운반하고 있는 사람들을 상상해보게. 자연스럽게, 이 사람들 중 일부는 말을 할 테고, 나머지는 조용하겠지.

거 참 이상한 광경이고, 그가 말했네, 또 이상한 종류의 죄수들이네요.

우리들처럼 말이지, 나는 대답했고; . . ."


전체적인 비유의 맥락에서 볼 때, "우리들처럼 말이지"라는 저 눙치기가 꼭 부당한 것만은 아니다. 그가 아테네에서 재판을 받고 사약을 마셔야 했던 소크라테스를 연상하고 있으니만큼,우리 모두가 저 죄수들이라는 그의 말은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하지만 글라우콘의 정당한 의심을 한 방에 깔아뭉개버리는 이 '대화'를 보고 있노라면, 플라톤의 철인군주론은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는 것이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플라톤이 말하는 그런 철학자가 세상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성립할 수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댓글 2개:

  1. 플라톤 책 정말 재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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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동감입니다. 특히 전기 대화편들이 극적인 재미에서 월등한 경우가 많더군요. '국가'는 재미로만 따지면 좀 떨어지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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