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태도의 부각을 도어(Ronald Dore)는 '차세대 토착화 현상(second-generation indigenization phenomenon)'이라고 표현하였다. 서구의 식민지였던 중국이나 독립국이었던 일본 같은 나라의 '근대화' 세대나 '해방' 세대는 대개 외국(서구) 대학에서 서구어로 교육을 받았다.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처음 외국에 나갔다는 이유도 부분적으로 작용하여 그들은 서구의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빠르게 흡수하였다. 반면에 2세대는 1세대가 만든 자기 나라의 대학에서 교육을 받으며 외국어가 아니라 자국어로 강의를 듣는다. 이 대학들은 세계적 본토 문화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으며 지식은 대체로 범위가 제한되었거나 수준이 낮은 번역에 의해 토착화된다. 이 대학을 나온 학생들은 서구에서 교육받은 1세대의 지배에 반감을 느끼며 그래서 외세 배격 운동에 쉽게 동조할 수 있다. 야심 만만한 젊은 지도자들은 서구의 영향력이 퇴조하면서 부국 강병의 길을 더 이상 서구에서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이제 그들은 자기 사회의 가치관과 문화로 복귀한다.
- 새뮤얼 헌팅턴, 이희재 옮김, 『문명의 충돌』(서울: 김영사, 1997), 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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