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3

<히틀러 최후의 14일>을 원작으로 한 영화 <다운폴>을 보았습니다

<히틀러 최후의 14일>을 원작으로 한 영화 <다운폴>을 보았습니다.

요아힘 페스트는 

  1. 나치가 완전 미친놈들인 건 맞지만 거기에 장단 맞춘 평범한 독일인들도 못지 않았다. 피해자인 척만 하지 마라 좀.
  2. 히틀러를 '인간도 아닌 악마!'로 말하면 1 같은 자기 변명을 되풀이하는 꼴이 된다. 히틀러도 인간이긴 했다. 인간이 그렇게까지 사악해질 수도 있다.
  3. 나치는 애초에 근본 사상이 썩어서 망한 거다. 전쟁하면서 계속 멸망과 죽음을 예찬하는 미친놈들이었다. 일말의 미련을 갖지 마라.

와 같은 입장에서 나치 및 히틀러 현상을 바라보고 해석한 독일의 언론인 출신 역사 저술가라고 하겠습니다.

영화는 그 책의 논지를 잘 따라가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현'하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애도'가 되어버리는 예술의 내재적 한계 혹은 속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인간 히틀러'를 배우가 공들여 연기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추모 아니냐, 이런 비판이 가능하고 그런 방향에서 비판도 많이 받은 작품입니다.

아무튼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묵혀두고 있다가 봐서, 가볍게 기록을 남겨봅니다.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고, 회원가입하면 아마도 한달 무료일 겁니다.

다운폴(2004)

댓글 5개:

  1. Das war ein befehl(그건 명령이었어)로 시작하는 故브루노 간츠 씨의 명연기가 아직도 회자될 정도죠.

    말씀을 읽고 2차대전의 대표적 전범국인 나치독일과 히로히토 치하 일본이 관련 매체에서 어떻게 표현되었고, 관객으로서 그걸 어떻게 받아들였었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사실 전 2차대전 영화를 보며 고증을 잘했는지, 악인을 미화했는지 같은 사항보단, 얼마나 군국주의의 광기를 잘 묘사했는지, 극한 상황에서 선량한 보통 사람이 어떻게 변모하는지 같은 걸 봅니다.
    그래서 간츠옹의 쩌는 히틀러 연기는 연기대로, 융에나 크란츠 같은 평범한 사람이 전쟁 상황에 몰입해가는 과정은 과정대로 퇴폐미와 전율을 느꼈습니다. :)

    '애도'가 되어버리는 것이 예술의 한계이자 속성이라면 그건 그것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한 가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극 자체를 추모하는 것도, 비극에서 교훈을 얻는 것도 인간의 마음에 달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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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밈으로만 소비되기에는 아까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평범한 사람들이 전쟁 속에서 미쳐가는 그 분위기를 잘 잡아냈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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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영화 추천 고맙습니다.
    왓챠에 가입하면 해외에서도 저작권 문제 없이 볼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시간될 때 가입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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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 그건 저도 안 해봐서 모릅니다만, 잘 되면 좋겠네요. 왓챠는 글로벌 서비스가 아니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니, 오히려 지역 문제에서는 너그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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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JTBC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인 방구석 1열 에서 다루는 영화 중에 특히 미국이나 유럽 영화 중 (한국 내에서 일부 장면을 소개하는 것은 저작권에 문제가 없지만) 미국엔 방송되면 안되는 작품들이 있더군요.
      그래서 한국 TV 프로그램을 들여오는 합법적인 사이트에서는 해외에 방송이 금지된 영화를 다룰 경우 해당 회차 방송을 업로드 하지 않아요.
      그건 그렇고, 왓챠는 한동안 계속 탐이 나던 중이었습니다. 무료 이용 기간이 있는 줄 이번 기회에 알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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