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선언문
우리 남성들은 여남 성대결에서 패배하였음을 인정하며 남성성을 모두 포기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절대로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의 보호의 대상을 받아야만 하는 객체가 아닌 스스로의 주체성을 가진 남성보다도 우월한 존재이다. 때문에 남성들은 여성이 그 어떠한 위험에 처했음을 인지하더라도 자신보다도 우월한 여성에게 절대로 보호행위 또는 도움을 주는 일은 없을 것임을 맹세한다.
하나. 절대로 여성에게 경제력으로 과시하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감히 남성이 여성에게 경제력을 과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모든 종류의 상품의 구매는 여성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며 남성은 이에 대해 일체의 반대의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
하나. 절대로 여자에게 육체적 도움을 주지 않는다
여성은 결코 남성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으며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우월한 여성도 모두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앞으로 여성의 일을 '여자는 힘들까봐' 남성이 대신 해주거나 여성은 제외하는 행위는 영구히 금지한다.
이상의 내용을 무시하고 위험에 처한 여성을 구조하는 행위, 여성을 위하여 혹은 여남공용의 목적으로 물건을 구매 하는 행위, 여성의 일을 대신 해주는 행위 등을 하는 남성은 남성우월주의자로 간주하고 응징할 것을 맹세한다.
2016년 5월 21일
대한민국 남성 일동
강남역 모 노래방 화장실에서 벌어진 여성혐오 살인사건과, 그에 대한 사회적 추모 분위기를 보고 많은 남자들이 못마땅해하고 있다. 단지 한 사람의 '정신이상자'가 벌인 행동일 뿐인데 왜 남자들 전부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냐며, 너희가 그렇게 나온다면 남자인 나도 '항복'하고 남자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겠다는 나름의 분노가 이 선언문에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물론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핀트가 잘못된 글이지만, 건질 구석이 있다. 이 "항복선언문"은 그동안 남성들이 (실제로는 그 의무와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도 않으면서) 여성들을 향해 떠세를 부리고 생색을 내던 것이 무슨 요소인지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희들은 열등하므로 우월한 우리들이 지켜줘야 한다'는 시각을 '시혜적 성차별'이라고 한다. 이 또한 성차별이다. 여성에게 낮은 임금을 강요하는 것만큼이나, 그러한 상황을 당연하다는 듯 전제하고 '너희 여자들은 가난하니까 남자인 내가 먹여살려야 하며, 너는 그런 나를 진심으로 모시고 섬겨야 한다'고 나오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성차별인 것이다.
후자는 전자와 달리 특정 집단에게 불리하도록 왜곡되어 있는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지라도, 그 체제를 극복하기보다 그 체제 속에서 본인이 '보호자' 노릇을 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구 체제의 존속을 더욱 강화한다.
아무튼 이 "항복선언문"은 본질을 짚었다. 지금의 '여성혐오' 논란을 만약 우리가 '여혐 대 남혐'으로, 혹은 '남자 대 여자의 대립구도'로 본다면, 여자가 이겨야 한다. 남자들이 항복하고 항복선언문을 작성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무슨 내용을?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할 남자들을 위해 내가 원문을 첨삭해 주겠다.
항복선언문
->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남자들의 항복선언문
우리 남성들은 여남 성대결에서 패배하였음을 인정하며 남성성을 모두 포기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 잘썼다 ㅇㅇ
하나. 절대로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
-> 하나. 절대로 여성을 보호한다고 깝치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의 보호의 대상을 받아야만 하는 객체가 아닌 스스로의 주체성을 가진 남성보다도 우월한 존재이다. 때문에 남성들은 여성이 그 어떠한 위험에 처했음을 인지하더라도 자신보다도 우월한 여성에게 절대로 보호행위 또는 도움을 주는 일은 없을 것임을 맹세한다.
-> 여성은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만 하는 객체가 아닌 스스로의 주체성을 지닌 존재이다. 때문에 남성들은 여성이 어떠한 위험에 처했음을 인지할 경우,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상대방을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 당연한 일을 해놓고 본인이 굉장한 기사도를 발휘한 양 깝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맹세한다.
하나. 절대로 여성에게 경제력으로 과시하지 않는다
-> 하나. 절대로 여성에게 경제력으로 생색내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감히 남성이 여성에게 경제력을 과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모든 종류의 상품의 구매는 여성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며 남성은 이에 대해 일체의 반대의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
->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지만 사회가 여성에게 경제적으로 불평등하게 짜여져 있음을 인지하고, 본인이 돈을 더 번다면 그것은 자신이 가진 남성으로서의 기득권에 힘입고 있음에 동의한다. 가정, 기업, 그 외 조직의 경제적 운영에 있어서 여성의 의견을 상대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시하지 않을 것임을 맹세한다.
하나. 절대로 여자에게 육체적 도움을 주지 않는다
-> 하나. 절대로 여자에게 육체적 우위를 과시하지 않는다.
여성은 결코 남성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으며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우월한 여성도 모두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앞으로 여성의 일을 '여자는 힘들까봐' 남성이 대신 해주거나 여성은 제외하는 행위는 영구히 금지한다.
-> 여성은 결코 남성에게 뒤떨어지지 않으며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여성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동시에, 남성 호르몬의 분비 여부에 의해 근력 등 육체적 조건의 차이가 발생함을 확인한다. 힘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힘을 쓰되, 생수통 갈아끼우기 같은 별것도 아닌 일을 하면서 자신이 무슨 상남자라도 되는 양 헛폼을 잡는 일을 영구히 금지한다.
이상의 내용을 무시하고 위험에 처한 여성을 구조하는 행위, 여성을 위하여 혹은 여남공용의 목적으로 물건을 구매 하는 행위, 여성의 일을 대신 해주는 행위 등을 하는 남성은 남성우월주의자로 간주하고 응징할 것을 맹세한다.
-> 이상의 내용을 무시하고 위험에 처한 여성을 구조하지 않는 행위, 여성을 위하여 돈을 쓰지도 않고 여성들의 임금 및 소득 격차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행위, 여성들에게 힘자랑하고 은근히 폭력의 사용 가능성을 드러내는 등의 행위를 하는 남성을 여성혐오자로 간주하고 응징할 것을 맹세한다.
2016년 5월 21일
-> 2016년 5월 22일
대한민국 남성 일동
->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대한민국 남성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