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6

용산 참사에 대한 주교회의의 입장

다음 내용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공식 사이트에서 퍼온, 용산 참사에 대한 주교회의의 공식 입장입니다. 발표 날짜는 2월 5일 목요일입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이 있을듯 하여 미리 말씀드리면, 주교회의는 한국 천주교회의 최고 의사결정 기관입니다.


용산 철거민 희생자 추모와 책임자 처벌 촉구

-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임시총회 열려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기산 주교)는 지난 2월 4일 14시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회의실에서 ‘한국경제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현 시국에 대해 우려하며 다음과 같이 의견을 모았다.



용산 참사에 대해 정부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며

- 2009년 1월 20일 새벽,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위치한 5층 상가 건물 옥상에서, 합당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농성중인 용산 4구역 철거민과 전국 철거민 연합회 회원을 경찰이 폭력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이 목숨을 잃고, 30여 명이 부상당한 참사에 대해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하며, 고인과 유가족 및 피해자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근원적인 원인의 파악과 올바른 해결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기로 하였다.

- 특히 억울함을 호소하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 공권력이 오히려 특공대를 투입하여 과잉 폭력으로 진압하고, 유족들의 동의와 참여 없이 시신 부검을 강행한 것, 그리고 경찰과 철거 용역의 폭력은 덮어둔 채 농성 철거민의 폭력만 부각시키며 책임을 전가시키는 편파 수사로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정확한 진상 파악과 책임자 문책을 강력하게 촉구하기로 하였다.

- 가난한 이들이 밀려나고, 세입자의 생존권과 재산권이 무시된 채 무리하게 추진되는 뉴타운 재개발의 문제점이 이번 참사로 극명하게 드러났으므로, 정부는 앞으로 제 2의 용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재개발정책을 수정해야 하며, 더 이상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지 않는 물질 중심, 개발 중심의 경제 정책이 아니라 가난하고 힘없는 서민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의 추진을 요청하기로 하였다.

-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2009년 1월 1일) ‘빈곤 퇴치와 평화 건설’에서 말씀하셨듯이 가톨릭교회는 윤리적 빈곤 퇴치와 가난한 자의 아픔에 함께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정부도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데 있어서 우선 약자의 권리가 존중되고 사회 정의가 공정하게 지켜져야 진정한 인간적인 삶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가난하고 약한 이들을 포함한 모든 국민을 제대로 섬기는 정부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촉구하기로 하였다.

2009. 2. 5.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오늘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셨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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