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5

유아인, 빨갱이, 메갈짓

11월 24일에서 25일로 넘어가던 밤, 배우 유아인이 트위터에서 주고받은 설전 중 일부다. 여성 트위터 사용자에게 농담으로 '애호박으로 맞아볼테냐'고 말했다가 설화를 치른 지 한 주만의 일이다.

평소에 페미니즘을 비롯해 수많은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표명해온 소위 '개념 배우'였기에, 인터넷에서 여성주의적 의제에 동참해온 여성들의 실망이 특히 크다. 그런데 25일 보도되는 내용에 따르면 대체 왜 여성들이 유아인의 저 발언에 실망하는지, 그리고 저 발언 자체가 무엇이 문제인지 설명하는 내용을 볼 수가 없다.

여기서 잠깐 '빨갱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단어는 단순히 '공산주의자'라는 뜻이 아니다. 공산주의자 중에서도 대한민국의 몰락과 북한의 한반도 무력 통일을 추구하는 극단 세력으로 우리가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한 절대 용납할 수 없고 용납해서도 안 되는 존재라는 함의가 깔려 있다.

한국에는 수많은 스펙트럼의 진보주의자가 존재한다. 나처럼 자유주의적 원칙을 최대한 고수하고 확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니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서유럽식 사민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말은 안 하지만 레닌주의적 노동자 혁명을 꿈꾸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 중심의 무력통일을 추구하는, 한국 정부를 폭력으로 뒤엎으려 하는, 다시 말해 저 '빨갱이'라는 개념 정의에 부합하는 사람이, 과연 단 한 명도 없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진보라고 넓은 의미로 불러왔던 사람들 중에는 진짜 '빨갱이'가 있을 것이고, 그들은 실제로는 진보의 바탕에 깔린 자유주의적 이념과 제도(일당독재가 아닌 다당제, 자유투표, 사생활의 자유, 사유재산제, 기타등등)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자신들의 본색을 드러내면 손해라는 판단 때문에 민주적 가치에 입각한 진보주의자 행세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빨갱이'라는 표현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그런 과격한 폭력적 혐오발언은 진짜 '빨갱이'들이 숨게 만들고, 도리어 다양한 범주의 진보주의자들을 윽박지르는 효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군사독재 시절 벌어졌던 일이 바로 그런 것이다.

가령 함석헌 같은 경우, 그는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한 반공주의자였지만, 단지 박정희의 유신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빨갱이' 낙인이 찍혔다.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서도 '빨갱이'라는 손가락질은 금새 따라붙었다. 세상에 천주교 주교가 어떻게 유혈혁명에 찬성하는 공산주의자일 수 있겠느냐는 이성적 반론은 용납되지 않았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단 한 차례도 버리지 않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자유 선거를 원치 않고 자신들이 영원히 독재하고자 했던 세력에 의해 '빨갱이'로 매도당해 왔다.

진보주의자라면, 아니 민주주의자라면 '빨갱이'라는 표현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그런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런 표현을 입에 담는 것 역시 적극적으로 제지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수많은 진보 담론이 수면 위로 올라와, '담론의 자유시장' 속에서 어떤 것은 살아남고 어떤 것은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메갈짓'은 어떨까? 오늘날 여성주의의 토론에 있어서 '메갈'이라는 딱지는, 진보주의에 있어서 '빨갱이'라는 딱지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 공산주의에 찬성해서가 아니라 동일임금 동일노동을 원하기 때문에 파업하는 노동자에게 군사독재세력은 '너 빨갱이냐?'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렇게 그들의 입을 틀어막았다.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OECD 최악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는 여성들에게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임금 격차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해법은 어떻게 구해야 할지 토론하는 대신, 남자들은 이죽거리며 묻는다. '너 메갈이냐?'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 사법 절차 속에서 여성들이 겪는 차별,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멸시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남자들은 그 여자들이 그냥 닥치고 살기를 원한다. 그리하여 질문 아닌 질문을 하는 것이다. '너 메갈이지?'

이 시점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정상적인 토론은 불가능해진다. 여자들에게 '메갈이냐', '메갈짓 하지 마라'는 식의 표현이 먼저 원천봉쇄되지 않으면, 여자들은 자신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차별과 공포를 표출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마치 '너 빨갱이냐'라는 표현을 원천봉쇄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진보적 의제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도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문자 그대로 체포 구금 고문 살해당할 수 있었다. 국가 권력의 직접적 폭력에 노출된다는 뜻이니 말이다. 하지만 현재 여성들은 한국 사회의 남성주의적 구조가 여성들이 늘 겪는 폭력과 불안에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일부 남성'들의 성폭력, 강간, 폭행, 살인을 방관한다고 생각한다. '너는 메갈년이다'라는 표현을 '선량한 나는 그렇지 않겠지만 누군가 너를 강간하더라도 나는 수수방관하겠다'는 맥락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어떤 남자, 가령 유아인이 '메갈짓'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그러한 야비한 협박의 언어에 힘을 실어주는 것과 같다.

나는 메갈리아에 찬성한다. 마치 1960년대의 백인들 중 누군가는 말콤 X의 급진적인 흑인 해방 운동에 찬성하고 지지를 보냈던 것처럼. 여성들이 '여성'의 정체성을 걸고 벌이는 해방 운동에 대해 남자들이 찬반을 논하는 것 자체가 실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는 더 많은 여성의 목소리가 여성의 이름으로 울려퍼질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내가 유아인의 발언에 반대하고, 그에게 반성과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다. 그가 '페미인 척 메갈짓 하지 마라'고 하는 것은 '진보인 척 빨갱이짓 하지 마라'던 지난 시대의 군사독재 옹호자들과 다를 바 없는 폭력이기 때문이다. 생각의 차이 이전에, 생각의 차이를 드러낼 수 있게끔 하는 기본적인 룰이 있다. '메갈짓'이라는 낙인은 그 룰 자체를 부정하는 표현이다.

설령 유아인이 '메갈짓'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면, 저런 소리는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이 한번 내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남자에게만은, 언제나 너그럽게도 실수를 수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유아인은 저런 발언을 하고도 다른 여성 연예인처럼 매도당하지 않는 것 자체가 남성의 특권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 남성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의 편을 들어야 한다. 남성의 특권을 가장 정의롭게 사용하는 방법은 남성의 특권을 이용하여 억압당하는 주체로서의 여성을 지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아인 씨의 심사숙고와, 고민과, 반성과, 사과를 원한다. '모든 국민 여러분', '팬 여러분', '걱정해주시는 모든 분들' 따위가 아니라 오직 '여성'을 수신자로 한 사과의 메시지 말이다.

댓글 27개:

  1. 제가 얼마전까지 좋아했던 유아인씨와는 다르게 쏙쏙 들어오내요!!! 정말 적절한 비유와 설명... 잘읽었습니다^^ 자금이라도 반성 했으면 좋겠지만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안할 것 같네요!!!

    답글삭제
    답글
    1. 처음에 '나는 농담이었는데 기분 나빴다면 미안' 한 마디 했으면 됐을 일을 너무 키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게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제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
  2. 유아인씨에게 가해졌던 누구보다 강도 높던 악플의 근원지였던 남성우월주의 커뮤니티들이 유아인씨의 메갈짓이란 한마디에 여성들을 비하하면서 유아인씨를 찬양하는 모습이 참 씁쓸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답글삭제
    답글
    1. 자신들을 대신해서 누군가가 여성들을 욕해주기를 그렇게나 학수고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여자를 욕하기만 하면 군대를 안 가도 용서한다니, 지금까지 군대 가지고 그렇게 난리쳤던 게 결국 다 여자 괴롭히기의 일환이었다고 실토한 꼴입니다. 역겹고 가증스러운 현실이죠. 감사합니다.

      삭제
  3. 살인마를 살인마라 칭하면 살인마 낙인찍기에다 살인마 협박하는 건가요? 이미지로 먹고 사는 배우를 여혐으로 몰아 익명으로 다구리치는게 여성 해방 운동인가요? 메갈 워마드가 거리에서 미친듯이 똥싸는 동안 여성인권이 많이 향상되었네요 그쵸? 일베충들이 미친듯이 똥싸는 동안 남성인권이 많이 향상된 것처럼 말입니다.

    답글삭제
    답글
    1. 글은 읽고 쓰는건지 의심스럽습니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배우가 여혐발언을 쏟아내면서 실검을 오르내리는데 당연히 비판받을수있지요. 메갈리아 이후에 적어도 더 이상 여성들이 맞서싸웠으면 싸웠지 김치녀 된장녀가 될까봐 적어도 스스로를 검열하진 않게됐네요. 약자의 저항을 그저 배우를 단순히 공격한다고 생각하다니.. 부끄러운줄 아세요.

      삭제
    2. 님이 말하는 메갈 워마드가 거리에서 미친듯이 똥싸는 동안 여성인권 향상 되었어요. 적어도 임신중절에 관해서는요. 청와대 청원의 숫자가 20만명이 넘어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이전에 낙태죄 폐지시위를 그분들이 하셨는걸요. 그 시위로 인해 이제까지 봐온 낙태동영상이 조작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그것은 그 영상을 보고 자라온 저로써는 신선한 충격과 새로운 지식을 얻게된 계기가 되었구요. 그래서 임신중절에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거둘 수 있던 여성분 많을거라고 생각됩니다만. 그리고 페미니스트 분들이 활동하지 않았다면 여성은 아직도 애낳기위한 존재'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갖고있었을 거구요. 그 전에 여자를 애낳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증거를 친절히 국가에서 보여줬죠. 월경지도표(정확한 명칭 잊어버림)였나. 임신가능한 포궁을 가진 여성의 수(임신부 제외된)를 지역별로 친절히 숫자로 매겨놓았죠. 근데 이거 누구덕에 없어졌죠? 페미니스트분들덕에 없어졌어요. 페미분들이 없었다면 그 표보고도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고 아무런 실천도 못한채 그저 임신을 위한 존재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었을 거에요. 뭘 알아보고나 끄적이길

      삭제
    3. 1) 메갈리아는 진작에 폐쇄된 사이트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갖는 흥망성쇄의 순환을 빨리 겪었습니다. 2) 메갈리아 등장 이전보다 이후, 적어도 여성주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고, 인터넷을 통해 일상화되어 있던 여성혐오에 대한 반성의 분위기가 생겨난 것도 사실입니다. 3) 따라서 그건 '똥을 싼'게 아니라, 바닥에 떨어져 있던 혐오와 분노를 여성들이 집어서 되던지기 시작한 것으로, 역사의 필연이며 진보입니다.

      삭제
    4. 님 논리에 따르면 일베를 통해 남성주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겠네요. 종북주의자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졌겠구요. 몰랐는데 일베는 대단한 사회운동가들이었네요. 살인마가 사람을 찔러죽일수록 살인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치안이 좋아지니 살인마도 응원하시겠네요. 살인마는 불우한 환경에 처해 살인마가 되었을지도 모르니 세상에 대한 분노를 세상에 되집어 던지기 시작한 것이구요. 역사의 필연이며 진보이겠네요.

      삭제
    5. 일베는 '남성주의'의 논의에 도움을 준 적이 없습니다. 한국 남자들이 서로에 대해 갖는 기대치를 끌어내리며, 자신들이 저지르는 추태를 일베라는 방패막을 내세워 감출 수 있는 핑계가 되어주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나쁜 영향만을 미쳤습니다. 반면 여성들은 메갈리아의 출현과 미러링 이후 자신들이 당하면서도 인식하지 못하던, 혹은 모른척 하려고 노력해왔던 차별과 억압을 똑바로 보고 발언하기 시작했습니다.

      미러링은 어디까지나 온라인에서 남자들이 뱉어오던 온갖 성차별적 표현을 그대로 돌려준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살인마'에 비유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자신들의 기분이 좀 나빠지는 것과 실제로 사람이 살해당하고 강간당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수준의 지성을 가진 사람들이나 그 경계선을 흐린다고 생각합니다.

      삭제
  4. 유아인이 여혐을 했다구요?? 정상인들은 다 여혐 뒤집어 씌우기 당한 걸로 이해하고 있던데요??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임신중절 답한게 메갈 워마드 덕분이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차보고 짖던 개가 "내가 짖어서 기차가 움직였다" 하는 꼴 ㅋㅋㅋㅋ 어찌그리 일베충들이랑 똑같은지. 일베충들도 "일베가 나라의 중심"이라고 했었죠. 걔들도 종북세력 때려잡자는 나름의 신념이 있어요. 자기들이 국가대사에 관여하고 이명박근혜 정권의 일등공신이라고 했었어요. 임신중절 문제는 그 이전부터 오랫동안 거론된 문제였고, 여성인권에 관심이 많은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기 때문에 해결 기미가 보이게 된 거예요. 메갈 워마드가 대체 문재인 정권 탄생에 무슨 기여를 했죠? 워마드는 박근혜 추종하던데요 ㅋㅋㅋㅋ 메갈 워마드가 없었으면 임신중절 문제가 안떠올랐을까요? 정신나간 메갈 워마드 제외하고도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여초카페 회원들이 훨씬 더 잘해냈을 것 같은데요. 메갈 워마드가 하는 짓은 정확하게 일베충과 겹쳐져요. 유아인 사건은 일베충들이 김제동한테 몰려가서 하던 짓이랑 완벽히 일치하죠. 일베충들이 '종북' 김제동 때려잡자고 설친 뒤에 그들이 말하는 종북세력들이 박멸되었나요?? 그냥 시끄럽기만 했죠 ㅋㅋㅋㅋ 일베충이 짖건 메마드충이 짖건 기차는 달립니다. 그것들이 짖으면 오히려 시끄럽고 짜증이 날 뿐.

    답글삭제
    답글
    1. 유아인은 굉장히 악의적인 여성혐오 발언을 숱하게 쏟아냈으며, 그것은 당신이 인정하건 말건 사실입니다. 여러가지 나쁜 이야기 중에 특히 '폭도'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폭도'라는 어휘를 젊은이가 쓰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 블로그에서 댓글을 지우고 말고를 결정하는 원칙은 단 하나, 저의 판단입니다. 경계선 근처에 계시다는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삭제
    2. 유아인은 전체 여성이 아니라 특정 정신병적 인간들을 공격한 것이구요, 그것은 당신이 인정하건 말건 사실입니다. 메갈짓은 여혐 어휘가 아니라, 여성 중에서 남혐논리에 중독된 일부 멍청한 여성을 지칭하는 어휘예요. 전체 여성에 대한 혐오 의미를 띤 어휘가 아니란 말이죠.

      말에 부정적인 의미를 덮어씌우고 확대해석해 공격하는 유치한 허수아비 때리기 좀

      그만합시다.

      삭제
    3. 어차피 댓글 삭제로 자존심 보전하겠지만, 억지논리로 범죄집단 옹호같은 건 하지 않길 바랍니다. 앞으로 좋은 글 기대합니다.

      삭제
    4. 여자들을 '그 나쁜/미친년들'과 '진정한 페미니스트'로 구분짓는 것 자체가 바로 남성권력이며 여성주의에 대한 모독이라는 겁니다. 방금 님의 이 허튼 댓글을 보면서 뭔가 더 떠올라 유아인에 대해 글을 더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삭제
  5. 이거 잘못하면 국정원으로 신고먹을듯... 그냥 삭제하는 게 어떨까요? 이미 누군가가 신고하고도 한참 남을 시간이지만

    답글삭제
    답글
    1. 혹시 아직 의무교육 이수중이신지요? 국정원에 뭘 신고하긴 신고 어휴...

      삭제
    2. 기껏 걱정해줬더니 말투가 그게 뭡니까? 국정원에 넘어갈 만한 글이라고 말하면 다 예비국정원입니까? 자기 자신과 의견이 안 맞으면 국정원 시녀 노릇한다는 모욕을 일삼는 주제에...

      건강한 페미니스트가 페미니즘을 걱정하는 게 이상하다고 모욕하는 기사를 쓰면 씁니까? 그따구로 국민을 대할 거면 논객 때려치세요. 참나.

      삭제
    3. 그 '걱정' 자체가 문제입니다. 만약 이 정도 글을 쓰고도 국정원에서 문제삼을까봐 진짜로 걱정이 되신다면 그것은 현실 인식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걱정되지 않는데 걱정하는 척 하시는 거라면, 그러한 행동은 '야 너 국정원이 잡아간다 조심해라' 이런 식의 위협으로 작동합니다. 실제로 님은 "그냥 삭제하는 게 어떨까" 물으면서 제 입을 막으려 했습니다.

      본인의 '걱정'이 실제로 어떤 맥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지 생각을 하시기 바랍니다.

      삭제
  6. 일베는 극히 이상한 일부 무리에 불과하다고 축소하기 바쁘지만(그럼에도 일베 이용자가 메갈에 비해 몇배는 더 많을 것이라고 추측해봅니다^^) 여자들이 조금이라도 페미니즘에 대해 얘기하면 메갈이라며 입을 틀어막죠. 유아인을 두둔하는 여자들은 차후에 자기 권리에 대해 얘기하고자 해도 메갈이라는 말 들을까봐 무서워서 그저 남자들이 정한, 그들이 발급한 비메갈, 정상인 여성이라는 틀 안에 갇혀 얼마나 행복할지 기대가 됩니다!

    답글삭제
    답글
    1. 일베는 한창때 실시간 동접자가 국내 탑 수준에 이른 초거대 커뮤니티입니다. 반면 메갈리아는 내분으로 사라진지 벌써 1년도 훨씬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이 말만 하면 메갈 타령에, 유아인이 '폭도' 같은 너무도 이상한 어휘를 쓰는데도 지적하지 않는 근엄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남자분들을 보며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제정신을 차리고 있는 남자들도 한 마디씩 해서 여성혐오에 대항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삭제
    2. 메갈 옹호 안하면 남성들이 제시한 틀 안에 갇혀 공포에 떠는 여성일 뿐이라구요? 저는 메갈 옹호 안 하는 여성인데,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당신들은 왜 저를 계속 남성중심 사회의 피해자로만 여깁니까? 저는 남성에 복속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제가 메갈에 동조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대화법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메갈과 같은 사상은 절대 도그마가 아닙니다. 그건 페미니즘 안에 포함된 여러 갈래의 사상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저는 그 사상 중 하나를 선택할 권리가 있고, 그저 메갈이 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스스로 결정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당신들과 같은 사람들은 저를 '개념녀' 내지 '흉자'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건 또 다른 낙인이 아닙니까? 당신들도 저와 같은 사람이 권리를 주장하는 걸 틀어막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듭니까? 당신들은 왜 여성혐오를 막아야 한다면서 저를 혐오합니까?

      삭제
    3. 익명/ 제가 이 게시물에서 "메갈 옹호 안하면 남성들이 제시한 틀 안에 갇혀 공포에 떠는 여성일 뿐"이라고 말한 적 있습니까? 왜 하지도 않은 말을 혼자 떠올리면서 화를 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여성으로서 남자들과 '좋은 말'로 대화하는 페미니즘을 하고 싶으시다면 하십시오. 저 또한 온건파들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폄하하는 입장이 아닙니다. 제가 이 블로그를 통해 표명한 입장 중, 누군가를 '개념녀'니 '흉자'니 하면서 폄하한 것이 있습니까? 저는 그러한 표현이 낙인이 되는지 아닌지 등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내리지 않겠습니다.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제가 가지고 있는 여성주의적 발언의 전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만. 평온하시길.

      삭제
  7. 누가봐도 권력 만땅인사람이 시혜적인 태도로 내려다 보면서 훈수질두고 기어이 자기는 페미니스트다 이러는거 보니까 진짜 머리돌아버릴거같고 가슴 답답해요. 피해자인거 실체 입증하라해서 하신 분은 또 악플러들한테 시달리고 악의적 기사에 시달리잖아요. 그니까 그냥 기본적인것도 모르는거에요 여자가 자기 실체를 드러냈을때, 성폭력 피해사실을 드러냈을때 어떤 처우를받고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지조차도요. 페이스북 댓글에 어떤 분이 강간피해 사실을 사진으로까지 증명해 올리셨는데 거기에 이걸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설사 피해자라해도 몰려다니며 남을 비방해 사회 위화감을 조성해선 안된다 라고 훈수 두더라고요? '사회적 위화감 조성' 이라는 단어에 진짜 빡돌던데요? 전형적인 권력층의 언어 아닌가요?, 아니 스스로가 기능론적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는 씹보수 기득권세력에 꼰대인데 인정하려고 하지를 않음. 옳지 못하다는걸 알지만 지역감정 생길거같아요. 자기 말 하나하나가 얼마나 많는 상처와 피해들을 낳는지(+그를 추종하는 남자들 심지어 여자들에 의한 2차가해까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이 정털리게 만드네요. 아아 인류애 잃습니다 정말. 여초카페에서나 유아인 욕하고 노정태씨 박우성씨 트윗글, 칼럼 가져와서 공감하고 읽고 하지 학교에선 다들 유아인이 맞다,진정한 페미니스트다 이러니까 진짜 의욕 잃습니다. 아 심한욕 하고싶다. 이런 사건에대해 침착하고 이성적으로 한발짝 떨어져서 정리하고 글 쓰실 수 있는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전 그게 안되네요 좋은글 읽고 한탄만 하고 갑니다. 감사하고 항상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웃라이어 역자후기 최고입니다 어제 도서관가서 읽었습니다. 저 대학 입학하면 언젠가 노정태님 인터뷰하러 갈거예요.

    답글삭제
    답글
    1. 페이스북 댓글에 어떤 분이 강간 피해 사실을 인증하기까지 하셨군요. 그걸 또 '에헴 더 많은 증거를 가져오너라' 이랬고요, 유아인이. 이건 전형적인 권력질입니다. 봐주면 안 되고, 그따위 패턴에 놀아나줘서도 안 되죠.

      오히려 '폭도'로 불린 이들이 유아인에게 '대체 그 엄청난 정신적 손해가 뭔지 입증해봐라'고 따져 물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왜 여자들은 여자로서 살면서 겪은 고통을 유아인에게 인증받아야 합니까? 유아인이 유아인이어서 힘들었던 시절을 여자들에게 인증하지 않는데? 상대가 여자니까 이거 차려와라 저거 차려와라 이 여자야 인증이 짜다 뭐 이러고 노는 꼴 더는 참아주면 안 되겠습니다.

      유아인에 대한 오프랑니 여론이 그모양이면 더더욱 많은 필자들이, 뭐가 옳고 그른지 아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아인이 먼저 입을 다물어주지 않으니 도저히 이 주제를 그냥 흘려보낼 수가 없군요. 더 대응할 생각입니다.

      한편 아웃라이어가 많이 팔려서, 거기 딸린 역자후기도 많은 분들이 보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씀해주시니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아웃라이어가 좋은 책이지만 그 메시지가 국내에서 잘못 쓰일 우려가 있고 또 실제로도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주로 기억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걸 예상하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로 균형을 맞춰봤는데, 책을 읽으신 분께 그런 뜻이 잘 전달되었다니 참 흡족합니다.

      대입 준비 힘내시고, 이런 여성혐오적 분위기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실 수 있기를 두손 모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삭제
  8. '메갈짓'이란 용어 사용에 관한 노정태님의 견해에 백퍼센트 동의합니다. 누군가 '광주사태'라는 표현을 쓴다면, 그것 하나로 그 사람 정신세계의 많은 부분을 짐작할 수 있듯이, '메갈짓' '입진보' '한걸레' 등의 단어도 같은 효용이 있다고 봅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저 세 단어를 동시다발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류와 문재인 지지자 (조기숙 버전 '신좌파' ㅋ)의 상당수가 몹시 많이 겹친다는 점입니다.

    세상의 모든 정의를 독점한 듯이 행세하는 이 자들을 보면서, 장차 이 부류들이, 대한민국의 진보를 막아서는 가장 큰 세력이 될 거라고 짐작합니다. 정말로 그럴 것 같습니다.

    박정희만 반대하면 가장 급진적인 사람이 되는 시절이 있었듯이요...

    답글삭제
    답글
    1. 정의를 독점한 듯이 행동하는 것도 문제고, 그들이 생각하는 '정의로움'에 여성주의적 가치는 들어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인류의 절반이 겪어왔고 겪고 있는 고통에 둔감하거나 그 고통을 늘려가면서 실현할 '정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깨어있는 청년'으로 2010년대 초에 명성을 얻었던 배우 유아인이 노골적인 반페미니스트가 되어버린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말 근심스럽습니다. 요즘 돌아가는 분위기가...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