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9

치솟는 식량 가격, 그 위기와 해법

내일 앰네스티 회원모임에서 발표할 내용. 업데이트가 너무 뜸하다는 말이 있어서, 이거라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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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식량 가격, 그 위기와 해법

노정태, 2008년 7월 19일 발표.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7월 7일 사설을 통해, G8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어야 할 아젠다로 F-words 문제들, 즉 Food(식량), Fuel(연료), 그리고 Finance(금융)을 제시했다. 국제적으로 무게 있는 국가들이 선도적으로 나서서 그 문제들을 해결하려 들지 않는 한, 세계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가디언의 주된 논지였다. 사실 이 세 가지 문제는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어느 하나만 따로 떼어내어 논하기가 쉽지 않지만, 여기서 우리는 식량 문제에 주목해보도록 하자.

시장에서 밀가루를 한 포대 사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겠지만, 예전에 비해 말도 못 할 정도로 식량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중반까지 치달았다. 이것은 1998년 1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식료품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물품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동월에 비해 7.0% 급등했다. 이것은 한국보다 정치적으로 취약한 나라들에서는, 정부에 대한 대규모 시위와 폭동 등으로 이어진다. 전 세계적으로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빈곤선 아래로 떨어졌다.

경향신문은 "조세테 셰런 세계식량계획(WEP) 사무총장은 “현재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식량 문제로 폭동이 발생했다”면서 “식량 안보는 이제 배고픔의 문제가 아니라 평화와 안정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도 지난달 안보회의에서 “식량과 원유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반목이 결국 전쟁까지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6월 22일 보도한 바 있다.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의 책임 관리자인 조세테 셰런(Josette Sheeran)에 따르면, 식량 위기는 "조용한 쓰나미"이다. 사람들은 뭔가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긴 하지만, 공급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엄청난 자원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식량 가격이 폭등하면, 당연히 음식을 구입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하고, 저소득층이 저축과 투자를 통해 중산층에 진입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가령 현재 인도의 인구 절반 이상은 자신들의 소득 중 50% 이상을 식량 구입에 사용하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굶주린 사람들의 시위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사용하는 방식이 더욱 과격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모가디슈에서는 식량 가격 폭등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시위대에게 군대가 발포를 한 사례가 있다. 2007년 초 맥시코에서는 옥수수 가격이 400%가 뛰었다. 수천명의 러시아 연금 생활자들은 작년 11월 우유와 빵의 가격 통제를 요구하며 거리를 점령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식량 문제와 연료 문제, 그리고 미국으로부터 출발한 금융 위기는 모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금융 위기는 영국과 그 외 지역에서 경기 후퇴를 불러왔고, 그에 따라 식량 및 연료 가격의 폭등을 완화시킬 수 있었을 자금을 대거 이탈하게 했다. 수입 유가가 올라감에 따라 정부들은 곡식으로 자동차 연료를 만드는 일을 촉진했는데, 이것이 식량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본지가 지난 주에 밝혀낸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 영향은 75%나 된다."

식량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선, 따라서 바이오디젤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가디언에서 터뜨린 특종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미 식량 가격 폭등의 주범이 옥수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임을 알고 있었지만,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 그 내용을 일부러 발표하지 않고 있었다. 석유 대신 옥수수에서 짠 기름으로 자동차를 움직이면, 시장의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곡물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 왜냐하면 미국 정부가 바이오디젤용 옥수수 재배에 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의 농부들이 실제로 팔리건 그렇지 않건 일단 디젤용 옥수수 농사를 지으려 들고, 따라서 사람이 먹어야 할 곡식의 재배 면적은 좁아지며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가가 치솟은 탓에 기계식 농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아졌고 그것 또한 식량 가격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가 현재 먹는 음식은 비행기, 배, 트럭 등을 타고 온 세계를 쏘다닌다. 미국에서 재배된 옥수수, 베트남에서 나온 쌀, 이스라엘에서 만들어낸 오랜지 등을 우리는 늘 먹고 있다. 문제는 그 유통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가 불러오는 효과는 너무도 명백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가난한 자들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카길, 몬산토같은 대형 식량 기업들은 때돈을 번다. 농부들의 표를 잃지 않기 위해, 또한 '환경적'인 후보라는 이미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오마바와 매케인 모두 바이오디젤을 포기할 리가 없으므로 식량 가격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은 추곡수매제도를 통해 쌀 가격을 안정시키고 있지만, 정책적으로 농촌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이 또한 현실이기 때문에, 앞으로 식량 문제로 인해 시위를 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한 해법은 크게 세 가지 정도가 있다. 우선 문제의 근원인 바이오디젤을, 직접 곡식에서 짜내는 대신 폐식용유나 유채씨 등 비식량작물에서만 추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독일의 윤데 같은 지방에서는 모든 시내 버스가 폐식용유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로 움직인다. 연료 가격을 아끼는 것은 물론이고, 미세먼지의 발생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부안에서는 유채씨에서 기름을 짜서 바이오디젤 차량을 굴리는 방법을 모색하는 이들이 있는데, 정부에서는 그러한 실험을 '불법 차량 개조'로 보고 단속하고 있다.

둘째, 먼 거리를 이동한 식품 대신 로컬 푸드를 주로 섭취하는 쪽으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다. 유가가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식품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은 식품들을 섭취할 수 있도록, 또한 도시 근교 소농업을 장려하는 식으로 정책의 방향이 설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소련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던 쿠바의 경우, 그 석유가 끊기자 지방의 창고에서는 식품이 썩어가는데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굶어죽는 대규모 식량 파동을 경험한 바 있다. 그 이후 쿠바는 도시민들이 텃밭을 가꾸고 소규모 식량 생산하는 것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였고, 나름대로 성공적인 식량 자급자족국가가 되어가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몇몇 생협, 즉 생활협동조합을 통해 로컬 푸드 섭취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역시 정부에서는 그다지 정책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

셋째, 가능한 한 육류 섭취를 줄이고, 생태 사이클을 덜 파괴하는 식품을 먹고 또 개발하는 것이다. 포린 폴리시의 편집장 모이세스 나임은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서 육류 섭취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식량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가, 그 다음 호에서는 그것보다 바이오디젤 정책이 진정한 문제라고 입장을 변경하였는데, 결론적으로 보자면 둘 다 문제인 게 맞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전 세계 경작지 중 70%가 소나 돼지 등에게 먹일 곡물을 생산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곱게 채식을 하면 식량은 결코 모자라지 않다. 이코노미스트에서는 '고기 대신 곤충을 먹으면 훨씬 효율적으로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라는, 다소 엽기적인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웃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그만큼 육식으로 인한 식량 불균형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위에 제시된 세 가지 해답은 모두 국제적인 협력과 국내 정책적인 시행, 그리고 생활의 변화를 요구한다. 옥수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문제는 한국인인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 외의 비식량작물 및 폐식용유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개발과 활용은 정책적으로 장려될 필요가 있는데, 거대 석유 회사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좋아하는 한국 정부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고 도리어 방해를 한다. 시민사회의 각성과 행동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소규모 농업의 경우도 그렇다. 주말에 차 타고 교외로 나가서 주말농장을 하고 오면, 본인은 환경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가는데 드는 석유가 더 큰 환경적 피해를 낳는다. 그러니 자신의 거주지 내에서, 혹은 걷거나 자전거를 통해 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작은 규모의 농사를 지어야 한다. 생협에 대해서는 제대로 아는 바가 없으니 여기서는 언급을 삼가도록 하겠다. 아무튼 생활 자체를 친환경적인 것으로 바꿔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고기 섭취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섭취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허구한날 삼겹살에 소주 먹는 회식 문화, 소고기 마블링이 잘 되었네 안 되었네 따지는 것에 목숨 거는 그런 종류의 육류 섭취에 문화적으로 반대해야 한다. 고기가 아니라, 고기를 먹는 방식과 그 문화가 잘못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식량 가격 상승, 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원자력발전이나 유전자조작 식품 등과 같이, 기존의 시각에서 문제시되고 있던 것을 재평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네슬레가 유럽에서 GM 식품을 유통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식량 문제를 순수하게 공급 차원에서만 다루려고 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여지가 크다. 국내에서는 전력 생산에 석유가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위기를 기회삼아 원자력 발전소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대신 더 큰 위험을 떠안겠다는 발상에 대해 우리는 단호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국제적인 식량 가격 상승은 더 많은 빈민층을 낳고, 그것은 결국 인권의 신장에 방해가 된다. 앰네스티는 아이린 칸 사무국장의 취임 이후 단지 자유권적 기본권을 수호하는 차원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다양한 측면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적극적인 단체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 앰네스티 회원들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식량 문제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참고문헌
“경향닷컴 | 유가·곡물값 폭등에 선진국 ‘안보 비상’,”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6221837155&code=970100.
전반적인 논의의 방향을 알기 위해 한번쯤 읽어봐야 할 기사.

“Editorial: The F-words | Comment is free | The Guardian,” http://www.guardian.co.uk/commentisfree/2008/jul/07/g8.globaleconomy.
식량, 연료, 금융 3대 위기에 대한, 매우, 아주 훌륭한 요약 보고서.

“Green.view: Let them eat bugs,” The Economist, July 2008, http://www.economist.com/world/international/displaystory.cfm?story_id=11731829&fsrc=RSS.
육식이 낳는 경제적인 비효율에 대한 보고서. 한국인들이 소 뼈를 삶아 먹는 Behavior가 문제라고 망발하는 한국인 장관이 있는 반면,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모두 곤충을 먹는 behavior를 가져보는 게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Managing Globalization » Business Blog »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 Blog Archive » No way to put food on the table,” http://blogs.iht.com/tribtalk/business/globalization/?p=751.
시장주의자이자 세계화론자인 다니엘 알트만이 블로그에 올려놓은 글. 식량 가격의 폭등에 정책적인 오류가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자유무역의 확대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음을 강변한다. 흔히 말하는 ‘좌파적’인 시각과는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음.

“Biofuel use 'increasing poverty',” BBC, June 25, 2008, sec. Europe, http://news.bbc.co.uk/2/hi/europe/7472532.stm.
바이오디젤 사용이 가난을 증대시킨다는 내용. 특히 남미 국가에서 문제가 심각함.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강양구 저, 프레시안북, 2008.
석유 이후 시대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국내에서 그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가장 먼저 참고할만한 책. 프레시안에 연재했던 기사를 모은 책 답게, 잡지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독성이 매우 높다. 두툼한 참고문헌 리스트가 각 장마다 달려있는 훌륭한 입문서.

댓글 8개:

  1. 재작년까지는 바로 집 뒷마당에 작은 텃밭이 있어서 반찬거리를 조금이나마 직접 해결했었답니다. 이 글을 읽으니 이사한 게 잘못이라는 예전부터의 생각이 더 강하게 드는군요.ㅜㅜ

    사소한 질문 하나 드립니다. 조세테 셰런과 조세트 시란은 이름이 매우 비슷한데 별개의 인물인가요? '세계식량계획'과 '세계식량프로그램'도 다른 기구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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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네, 지적하신 내용이 맞습니다. 전자는 경향신문에서 인용한 것이고, 후자는 따로 기사를 읽은 다음 제가 이름은 음차하고 기구 이름은 직역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같습니다.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저 또한 작은 규모로 반찬 농사라도 짓고 싶은데 상황이 영 여의치가 않네요. 만약 농사를 짓게 되면 이삭님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습니다. 아무튼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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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국부론에도 곡물관련 내용이 길던데요. 수출금지 수출장려 다 안좋고 자유무역이 제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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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래서 대부분의 자유무역 옹호론자들은 농업 보호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합니다. 그리고 그건 적어도 영국의 곡물법과 관련해서는 잘 맞아들어갔었죠. 문제는 오직 자유무역만을 시행하게 되면, 곡물 수출국에서의 식량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 수출국은 개발도상국이거나 후진국이에요. 빈곤층의 비율이 꽤 높은 나라들이라는 거죠. 그런 경우라면 식량을 무조건 자유무역논리에 맡기는 것이 옳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글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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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님의 글을 읽고, 예전에 읽었던 박경철 씨의 글이 생각나 링크를 걸어봅니다.
    향후 주식시장 분석을 위해 씌어진 것이지만, 에너지(원유) 가격 인상과 곡물 가격 인상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었던 글이어서...

    곡물가격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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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네, 전반적으로 타당한 견해라고 생각합니다. 옥수수가 지력을 많이 소비하는 작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량으로 질소 비료가 사용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식량 문제와 연료 문제를 지적하면서 주가를 예측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하기 어렵지만, 그 앞부분의 내용은 수긍할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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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마빈 해리스의 논의를 따를 경우, 곤충은 누에처럼 다른 생산물의 부산물로 얻을 수 있거나 물방개(이게 한국의 식생활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남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흔하죠)처럼 농경지에서 농작물과는 무관하게 생장할 수 있는 생물이거나 메뚜기처럼 농작물을 훼손하는 대신 그것들이 농작물의 빈 자리를 채우게 되는 경우, 아니면 유충이 특별히 큰 경우 정도에나 식용으로 사용되는 듯합니다. 해리스의 '음식문화의 수수께끼'에 따르면, 돼지나 닭을 대체할 정도로 효율이 좋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누에나 메뚜기 정도는 아주 흔하게 식용되니, 곤충을 식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 문화권은 유럽 정도인 듯합니다. 언급한 해리스의 책에는 일본산 튀긴 메뚜기를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먹이는 것이 얼마나 큰 저항을 받았는지에 대한 에피소드도 적혀있지요.
    완전한 채식이 전체 인류의 식생활을 지배할 가망은 없는 만큼, 육식 비율을 좀 감쇄시키고 그리 효율이 좋지 못한 소에서 다시 주된 육류 공급원을 돼지와 닭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성 있는 대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는 위 두 동물이 곡물을 먹는데 반해 풀을 먹는다는 점에서 좀 장점이 있으니, 비육을 위한 옥수수 먹이기를 통제하는 방식의 접근을 생각해 볼 만하지 않나 싶군요. 육식과 채식의 비율은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만 최준식·정혜경의 '한국인에게 밥은 무엇인가'에서 언급되었던 바로는 2:8 정도가 적절한 모양입니다. 삼국 말기부터 고려조때까지는 불교의 영향으로 도살과 낚시가 금지되어 채식만 많았다가, 조선조때 이러한 비율이 달성되었다는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선조에서도 할 수 있었다면, 현재라면 전 인류가 육:채 비율 2:8 정도의 식사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판단은 좀 더 조사를 한 후에 해야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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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마빈 헤리스의 논리는 '사람들이 곤충과 고기 둘 다 있을 경우 고기를 먹는다'라는 관찰이고, 이코노미스트에서 말하는 '효율'은 말 그대로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 대비 얻을 수 있는 단백질과 열량의 비율을 따지는 것입니다. 곤충을 대량으로 기르는 것이 어렵고, 문화적 장벽 또한 크다는 것 또한 기사에서 이미 충분히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죠. 그 외에 만적님이 펼치는 논의에 대해서는 제가 잘 알지 못하므로 추가적인 언급을 하거나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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