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30

문재인 정권, 싸드 불장난을 멈춰라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싸드 발사대가 두 대만 들어와 있는 줄 알았다고 한다. 국방부로부터 그렇게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네 기가 더 있었기에, 그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노했다고 윤영찬 홍보수석비서관이 발표했다. 5월 30일, 오늘 가장 큰 뉴스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 이것은 언론플레이다. 그것도 아주 수준이 낮고 질이 나쁜 언론플레이다. 외교 안보에 관하여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로 이런 불장난을 하는 문재인 정권을 나는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

이렇게 대놓고 집권한지 한 달도 안 돼서 언론플레이부터 하는 청와대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국방부(와 한통속이 된 미국)'이라는 가상의 적을 만들고 여론몰이 하려는 의도는 알겠다. 그렇게 난리를 피우면 서서히 불리하게 돌아가는 청문회 정국에서 여론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어떻게 대통령과 그의 주변 인사들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이런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 유포 언론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 그것만은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다.

백번 양보해서 싸드 발사대가 총 6기 들어왔었다는 것을 청와대가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고 쳐보자. 그걸 홍보수석을 통해 언론에 대고 발표하는 것은 과연 '대통령'으로서, '청와대'로서, 합당한 행동인가?

일단 사실관계부터 확인해보자. 싸드 발사대가 총 6기 들어와 있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2017년 4월 28일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28일 군관계자는 "현재 사드의 발사대 4기는 경북 칠곡 왜관의 캠프 캐럴에 보관중이며 성주골프장의 시설공사를 마치는 하반기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링크) 그보다 이틀 전에 나온 다른 뉴스. "이동식 발사대는 요격미사일을 쏘는 발사대로 지난달 6일 사드 장비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에 도착했고, 보통 사드 1개 포대는 6기의 발사대를 갖춥니다."(링크)

정리하자면 첫째, 싸드 발사대가 한반도에 총 여섯 기 들어와있다는 것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알려진 사실이었다. 둘째, 설령 그 보도를 접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싸드라는 것이 어떤 시스템인지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1개 포대가 배치된 이상 6기의 발사대가 뒤따라왔을 것을 예상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마치 '장전된 리볼버 한 정'에는 실탄 여섯 발이 들어있으리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듯이 말이다.

문재인의 청와대는 바로 이런 차원에서 트집을 잡고 있는 셈이다. 보고가 누락되었다 한들 '아니 어떻게 발사대 네 기가 몰래 들어와 있을수가?'라고 역정을 낸다면, 그것은 자신들의 무능과 무지를 드러낼 뿐이다.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조직과 인력들이라면 설령 저런 착오가 있었다 한들 대외적으로 밝히지는 않을 것이다. 혼동한 사람이 쪽팔리는 일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화를 낸다면 이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싸드 발사대 네 기가 한반도에 몰래 들어와 있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 '가짜뉴스'다. 문제는 그 '가짜뉴스'의 출처가 청와대라는 것이다. 싸드는 현재 외교 국방에 있어서 가장 첨예한 사안이다. 그것을 두고 청와대에서 '가짜뉴스'를 유포한다? 그것도 한낱 국내 정치에서 팻감으로 쓰기 위해? 국방부 길들이기 하려고? 국방부를 길들이려면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인사권을 활용할 일이지, 이렇게 동맹국과의 신의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수를 써야만 하는 것일까? 문재인과 청와대 참모진들에게 외교란 무엇이고, 안보란 무엇이며, 국방이란 또 대체 무엇인가?

나는 문재인에게 한 표를 던지지 않은 60%의 국민의 일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문재인을 대통령으로서 존중한다.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과 청와대 역시 국민들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심각한 외교 안보 이슈를 국내 정치용, 청문회 국면 돌파용, 국방부 길들이기용 카드로 휘두르지 않는 것은 그러한 국민 존중의 첫 걸음이다. 문재인 정권은 안보 불장난을 멈추고 수권세력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댓글 4개:

  1. 글 잘 읽었습니다. 두 가지 의문아 들어 질문 드리려고 하는데요
    1) 글에 쓰신대로 사드 6기 발사대가 1세트인 상황에서,그럼 국방부와 미군이 2기에 대해서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해가며 공개하고 4기에 대해서는 미공개로 하고 쉬쉬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하나요. 공식적으로 확인을 해주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에까지 보고가 안되었다면 그 경위를 따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일 아닐까요.'사드 네기가 한반도에 몰래 들어와 있다'는 그래서 가짜뉴스가 아닌 현실을 지적하는 말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 그럼 진짜 나머지 네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맞나요? 어디에 있나요? 대답이 가능하다면 그건 누가확인해준건가요? 말씀하신것처럼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한다면, 그것을 국민들이 '군관계자'라는 두루뭉술란 존재로부터 간접적으로 듣고 그게 맞구나 생각하면 되는 건가요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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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왤케 열폭하는 거지? 도대체 누가 불장난을 한다는 거여. 언제부터 대한민국 군통수권자가 뉴스나 쳐보면서 정보 보고를 받게 된거여... 글구 맨 마지막 단락, 대통령으로 존중하네 어쩌네 따위 낯간지러운 얘기는 집어 치우자고. 뭐 다 알면서 선수끼리 쑥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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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뉴스에 보도만 되면 그것이 사실인가 묻고 싶다.
    보도된 뉴스의 최소 반 이상은 사실의 전달이 아니라 오보이거나 왜곡된 보도거나 의도된 진실이다.

    그리고 국정의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언론의 보도와 상관없이 당연히 보고되어야 한다. 세상의 어느 결정권자가 언론을 통해 보고를 받고 정책적 판단을 내리는가. 하다못해 일반 사기업의 오너도 그런식으로 일처리를 하지 않는다.

    그저 문재인을 까고 싶은 마음은 알 것 같다만 이런식은 곤란하다.
    스스로 진보적 지식인이라 생각하는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당신은 그저 맘에 안드는 사람을 까고 싶은 것에 불과하다. 거기에 진보 보수는 없다.
    상식적인 사실이기 때문에 라든가 언론에 보도됬으니 보고할 필요 없다는 말은 스스로의 무지함을 드러내는 발언일 뿐이다. 시스템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비난하고싶다면 그 칼날의 근거를 더 명확하게 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고스란히 당신에게 되돌아 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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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난독증이 있는 분들이 꽤 많네요 이 글이 굳이 해석을 필요로 할만큼 어려운 글은 아닌듯 싶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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