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3

네트워크 자체는 똑똑하지 않다

이러한 식으로 네트워크를 통한 혁신에 대해 생각하면서도 나는 지금 '글로벌 브레인(global brain)'이나 '군중심리'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집단적 사고에 의해 멋지게 해결되는 문제들도 실제로 있다. 도시에서 이웃의 형성, 시장가격 형성의 다양한 신호들, 사회적 곤충들의 정교한 엔지니어링 재주 등. 하지만 많은 비평가들이 지적해왔듯--가장 최근에는 컴퓨터과학자이자 음악가인 재런 레이니어(Jaron Lanier, 1960~)가--대규모 공동체에서는 진정한 창조나 혁신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탈리아에서 시장이 있는 마을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 마을들이 마법처럼 더 높은 수준의 집단의식을 갑자기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그 마을들은 단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를 넓혔을 뿐이다. 이것은 군중의 지혜가 아니라 군중 속 누군가의 지혜다. 네트워크 자체가 똑똑한 게 아니다. 개인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똑똑해지는 것이다.

스티븐 존슨, 서용조 옮김,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서울: 한국경제신문, 2012). 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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