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는 '반문화'를 졸업했지만, 완전히 졸업하지는 못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표방하는 가치는 전부 1960년대에서 비롯되었다. 대형 테크 기업들은 기업의 정체성을 개인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라고 내세웠는데, 이는 스튜어트 브랜드가 했던 말과 다르지 않다. 모든 사람은 자기 생각을 소셜미디어에서 말하고, 지적, 민주적 가능성을 발휘하고,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텔레비전이 사람들을 소극적으로 만드는 수동적인 매체인 반면에, 페이스북은 참여하는 매체고 사용자가 권한을 갖는다. 다양한 글을 읽고, 스스로 생각하고, 자기만의 의견을 형성하는 일이 허용된다.
[프랭클린 포어, 이승연, 박상현 옮김, 『생각을 빼앗긴 세계: 거대 테크 기업들은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가』(서울: 반비, 2019). 79쪽.]
이러한 '반문화운동'의 논리가 2000년대 한국에서 안티조선 운동, 더 넓게는 인터넷을 통한 정치인 팬클럽 운동에서 고스란히 반복되었다는 점을 지적해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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