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성·학력별 임금격차, 한국이 유럽보다 훨씬 커", 한겨레, 2017년 7월 4일.
한국의 근속, 성, 학력별 임금격차를 살펴보자. "근속별 임금격차는 근속 20~29년과 근속 1년미만 비교"한 값인데, 무려 4배 차이가 난다.
한국 다음으로 심한 시프러스가 2.44배이고 그 다음으로 포르투갈이 2.09배. 이 그래프만 봐도 알 수 있다시피 한국의 근속별 임금격차는 독보적인 것이다.
한국 정규직과 공무원의 '자동 상승하는 연봉 시스템'이 낳는 누적효과. 일단 정규직 트랙에 올라가서 연차를 쌓으면 걍 연봉이
올라가고, 그 연봉 위에 또 연봉이 올라가고, 하다보면 근속 20년에서 29년차가 되었을 때 신입사원의 4배를 받는 것.
우리는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우리가 생각하는 선진국 중에 그런 나라는 없음.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도 같은 논리로 설명 가능. 일단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여성을 정규직으로 잘 안 뽑음. 그런데
여성은 정규직으로 입사해도 출산 육아 과정에서 퇴직(당)하는 반면, 남성 직원들은 쭉 남아서 연차를 쌓는다. 저 '4배 월급'의
사다리에 올라가지 못하고 굴러떨어진다는 것.
이것이 한국의 '10대 90' 격차의 핵심. 10퍼센트 안에만 들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여자라서 애 낳느라 쫓겨나지 않는 한, 버티기만 하면 됨. 그러면 퇴직을 앞두고는 신입사원의 4배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으며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음.
참고로 포르투갈은 소위 '이중국가화'가 심각한 것으로 자주 언급되는 나라. 그런데 그 포르투갈보다 대한민국의 상태가 더 안 좋은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이것이 문제의 핵심. 그런데 그와 같은 임금 구조는 대기업 뿐 아니라 공무원 등 소위 '좋은 일자리'의 핵심이어서 아무도 감히 손댈 수 없을 것.
근속 연수에 따른 자동 임금 상승 방식이 일단 그 시스템 안에 정규직으로 진입한 사람에게 얼마나 편한 구조인지 알기 때문에, 그 상승폭도 알기 때문에, 일을 그만 두어야 했던 저는 정말 오랜 동안 배가 아팠다는 찌질한(?) 경험을 댓글로 남깁니다. ㅎㅎ
답글삭제찌질하긴요. 그게 바로 한국 사회의 인간 차별 그 자체인걸요. 여성들이 겪게 되는 차별 중 근로와 임금 관련한 대부분의 차별도 결국 정규직의 독점 구조에서 나오는 거고요. 다 지난 일이지만, 정말 씁쓸하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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