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시각 12월 15일, 시리아의 거점 도시 알레포에서 반군이 완전히 철수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의 간접적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은, 러시아의 직접적 지원을 받는 아사드의 정부군에게 알레포를 내주게 된 것이다. 이로써 2011년부터 진행된 시리아 내전은 다시 한 차례의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시리아는 1970년 하페즈 알아사드가 정권을 잡은 후, 그 아들인 바샤르 알아사드가 권력을 이어받은 독재국가였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인해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대대적인 유혈 진압이 뒤를 이었으며, 시위 그 자체는 진압되었지만 시리아는 내전의 구렁텅이로 빨려들어갔다. 러시아의 비호를 받는 아사드는 물러나지 않았고, 독가스 살포 등으로 국제 사회의 비난을 무릅쓰면서도, 끝내 버텨냈고 알레포를 수복했다.
이것은 이라크 전쟁 이후 해외에 대규모 육상 병력을 파병할 원동력을 상실한 미국, 영국, 그 외 서방세계의 실패라고 볼 수 있다. 시리아 내전이 악화되면서 발생한 대규모의 난민이 유럽의 극우주의를 부추겼고 그러한 국제적 기류 속에서 미국 대선이 치러졌다.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리버럴'의 정치적 패배였다. 오바마 행정부가 빚어낸 최악의 실패다.
* 12월 16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정우택 의원이 선출됐다. 충북 청주상당을 지역구로 하는 4선 의원인 정우택은, 김종필 전 총리에게 발탁되어 자유민주연합에서 정치 이력을 시작한 충청도 정치인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2012년 이후 친박으로 분류되는 여당 의원이라는 사실이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 119명이 참석한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후보인 정우택은 62표, 비박계를 대표해 나온 나경원은 55표를 얻었고 2표는 기권이었다. 과반을 넘긴 탓에 재투표 없이 곧장 원내대표가 결정되었다. 새로운 친박 원내지도부가 구성되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그 외의 여당 지도부와 함께 곧장 사퇴 의사를 밝힘으로써, 새로 선출된 원내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보였다.
탄핵안 가결 이후 민주당의 지지율은 국민의 정부 이후 최초로 40%대에 진입하는 고공행진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친박계가 굉장히 단단한 결집력을 과시하면서 비박계의 탈당이 예측된다. 3당 합당 이후 어색한 동거를 이어가던 TK와 PK의 분화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우리가 남이가'의 시대가 비로소 끝난 것인가? 참고로 정우택을 찍은 62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에 반대한 56표, 무효표를 낸 7표를 더한 숫자인 63표와 거의 비슷하다.
* 12월 12일,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사업가들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다바오시에서 마약 용의자들을 개인적으로 살해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12월 14일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에 대해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매우 우려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 외에 달리 어떤 반응을 보일 수가 없는 것이, 이미 미국과 필리핀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와 전통의 우방인 필리핀에 북한 전문가인 성김 전 대북특별대표를 파견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자. 한편 비탈리아노 아기레 필리핀 법무장관은 두테르테의 발언을 "자신의 메시지를 이해시키"기 위한 과장법이라고 설명했다.
이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화법과, 그에 대한 미국 보수 진영의 합리화를 당연히 연상시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테르테는 이미 "시장 재직 초기에 중국인 소녀를 유괴, 성폭행한 남성 3명을 직접 총살한 적이 있다고 지난 대선 때 인정"한 바 있기에, 이러한 살인 고백을 그저 '블러핑'으로만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통령이 사람을 죽였다고 떠벌여도 탄핵당하지 않는 나라가, 비행기로 4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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