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26

'타인의 취향'이라는 칼럼을 니체가 읽는다면

타인의 취향

"말은 똥을 치워주는 사람이 아니라 채찍으로 때리는 사람을 주인으로 여긴다." 김규항과 진중권의 최근 행적을 니체가 봤다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인터넷 세상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확인시켜주고, 다섯 명 대표선수 불러내서 밟아준 진중권은 대중들, 적어도 디씨인사이드 디워갤러로부터 일종의 존경심, 흑인 래퍼처럼 말하자면 리스펙트Respect를 얻었다. 반면 김규항이 뒤늦게 싸지른 이 대중영합적인 글은, 심지어는 이 글을 읽는 대중들에게도 존중받지 못할 것이다. 이미 '디 워'열풍이 끝난 후에야 그들의 비위를 맞춰주는 이따위 짤막한 칼럼 따위가 뭐에 쓸모가 있단 말인가. '디 워'와 관련하여 진중권이 김규항의 이름을 단 한 번도 호명한 적이 없다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이건 순전히 김규항의 치졸한 경쟁심에서 비롯한 지면 및 원고료 낭비일 뿐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온전히 김규항에게 있다. 본인의 말마따나 "동네 양아치들이 싸우다 파출소에 잡혀가도 ‘선빵'을 가리는법"이니 말이다. 간만에 만나는, 김규항다운 글이다.

댓글 8개:

  1. 노정태 선생님-. 질문있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니체의 말은 어디선가의 인용인가요, 아니면 니체의 문체와 사고방식을 활용한 재창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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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렇게만 말하지. 나는 순간 니체가 되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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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말은 똥을 치워주는 사람이 아니라 채찍으로 때리는 사람을 주인으로 여긴다."

    이 잣대를 과거 페미니즘 논쟁(?) 때 김규항이 일군의 페미니즘 진영에게 썼던 글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가오가시 잡는건 좋은데 좀더 머리를 굴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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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익명/ 그러면 김규항은 여자에게 손을 대는 쓰레기가 되는 거죠. 반면 저는 예나 지금이나 대중을 계도하는 엘리트주의자로 남아있습니다. 니체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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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김규항이 분에 안찬 오만방자한 짓을 하면 쓰레기가 되고 당신네들이 그런짓을 하면 엘리트주의자가 되는군요.
    "대중을 계도"한다라...니체를 추종하면서 그런 마음가짐을 갖는것 자체가 제가 아는 한에선 형용모순인데...관둡시다.제 어리석음을 담보로 말입니다. 서로가 쿨한척 이야기 더 끌어봤자 기분만 상하니까요. 첫번째 리플에서 기분 나쁜말한것 사과드리고 혹시나 이번 리플에서도 기분 나쁜 내용있었다면 사과드립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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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김규항의 '페미니즘' 논란은 오만방자한 태도로 인해 벌어진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성주의자를 임의로 분할한 후 일부에만 선택적으로 경배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미 싸구려 정치적 기동일 뿐이죠. 거기에는 엘리티즘이 가지고 있는 낭만적인 요소가 전혀 없습니다. 다만 값싸게 대중과 영합하여 원고료 단가를 높여보겠다는 계산만이 들어 있을 뿐이죠.
    그리고, 담보로 맡겨놓으신 어리석음은 받지 않겠습니다. 그건 익명으로 오신 당신의 몫이니까요. 기분 나쁘지 않았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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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노정태님이 이번 오만한 발언을 듣자하니 당시 그의 파렴치함이 생각나서 이런 글을 쓰게 된것입니다. 그러니까 "말은 똥을 치워주는 사람이 아니라 채찍으로 때리는 사람을 주인으로 여긴다."라는 잣대를 그때 김규항의 글에 적용하자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런식으로 이야기 하자면 김규항 역시 여성주의자들에게 득이 되고자 그런 식의 파렴치한 글을 썼다는, 한마디로 '이게 다 한국의 여성주의가 잘되라고 쓴소리한거다.' 이런식의 어법으로 발현될수도 있다는 소리였습니다. 실제로도 김규항은 나중에 몇몇 인터뷰에서 그리고 저와의 개인적인 멜에서 그런 논지를 펼쳤고요. 이런 그의 태도, 제가 봐선 노정태님이 이야기하신 "엘리티즘이 가지고 있는 낭만적인 요소" 적어도 일부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식으로 김규항의 그 파렴치함이 합리화되면 좋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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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김규항의 파렴치함은 '모든' 여성들에게 과격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가 여성주의자들을 자의적으로 구분하고, 그를 통해 위계를 나눈 것이 문제죠. 가령 제가 대중들을 '영리한 다수'와 '들쥐와도 같은 조선인들'로 분리한 다음, 제 마음에 드는 이들만을 '영리한 다수'라고 칭한다면 저 또한 김규항 같은 놈이 되는 거겠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 입에서 나온 니체의 논법과 김규항의 '그 페미니즘'은 절대 같은 것일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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