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31
Five Years - Brian Molko(of Placebo, David Bowie - cover)
Pushing thru the market square, so many mothers sighing
News had just come over, we had five years left to cry in
News guy wept and told us, earth was really dying
Cried so much his face was wet, then I knew he was not lying
I heard telephones, opera house, favourite melodies
I saw boys, toys electric irons and T.V.'s
My brain hurt like a warehouse, it had no room to spare
I had to cram so many things to store everything in there
And all the fat-skinny people, and all the tall-short people
And all the nobody people, and all the somebody people
I never thought I'd need so many people
A girl my age went off her head, hit some tiny children
If the black hadn't a-pulled her off, I think she would have killed them
A soldier with a broken arm, fixed his stare to the wheels of a Cadillac
A cop knelt and kissed the feet of a priest, and a queer threw up at the sight of that
I think I saw you in an ice-cream parlour, drinking milk shakes cold and long
Smiling and waving and looking so fine, don't think
you knew you were in this song
And it was cold and it rained so I felt like an actor
And I thought of Ma and I wanted to get back there
Your face, your race, the way that you talk
I kiss you, you're beautiful, I want you to walk
We've got five years, stuck on my eyes
Five years, what a surprise
We've got five years, my brain hurts a lot
Five years, that's all we've got
We've got five years, what a surprise
Five years, stuck on my eyes
We've got five years, my brain hurts a lot
Five years, that's all we've got
We've got five years, stuck on my eyes
Five years, what a surprise
We've got five years, my brain hurts a lot
Five years, that's all we've got
We've got five years, what a surprise
We've got five years, stuck on my eyes
We've got five years, my brain hurts a lot
Five years, that's all we've got
Five years
Five years
Five years
Five years
2007-03-30
폴 크루그먼: 이미지 너머 실체
폴 크루그먼: 이미지 너머 실체
-뉴욕 타임즈, 2007년 2월 26일
육년 전 고위 공직을 맡기에는 지적 능력과 정서적 절제력을 갖추고 있지 못했던 한 남자가 어찌어찌 해서 결국 이 나라를 운영하게 되었다.
그게 어떻게 벌어진 일일까? 첫째, 그는 일찌감치 큰 돈을 묶어둠으로써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었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를 고등학교 인기 투표처럼 다룬 상당수의 뉴스 매체에 의해 열정적으로 고무된 여론에 따라, 그는 백악관의 나비 날개와 천공밥1) 안쪽을 얻어낼 수 있었다. 성공적이지 못했던 후보가 그의 옷차림새와 식상함에 대한 끈덕진 앵무새 소리의 표적이 되어 있는 동안, 성공적이었던 후보는 그가 같이 빈둥거릴만한 재미있는 친구로 보인다는 이유로, 그의 정책 제안에 대한 복잡한 수학 문제를 무사통과 하는 것과 더불어, 솜방망이 심사를 받았다.
오늘날, 대통령의 실책 덕에 사망한 수천의 미국인과 수만의 이라크인 앞에서, 알카에다의 재부흥과 파열중인 아프가니스탄 앞에서, 당신은 우리가 뭔가 교훈을 얻었으리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초기 징후들은 고무적이지 않다.
"대통령 선거는 큰 규모의 고등학교 투표에요, 당연하죠,"라고 지난달 뉴스위크의 하워드 파인맨은 선언했다. 오, 이런 맙소사. 그러나 파인맨 씨에게 공정하도록 덧붙인다면, 그는 힐러리와 오바마 사이의 거의 내용 없는 경쟁 구도, 현 시점에서 누가 더 유명인이며 굵직한 기부자를 묶어놓을 수 있느냐에 관한 투쟁인 그것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이미 충분하다. 이 선거는 정책 선거가 되게 하자. 대선 후보들에게 이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그들의 제안을 설명하게 하고,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그들을 판단하자.
나는 반박 논리를 알고 있다. 당신은 대통령이 마주칠 도전이 무엇이 될지를 미리 말할 수 없기에, 정책적인 세부사항이 아닌, 그 사람에 대해 투표해야 한다고. 하지만 당신은 그 사람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공적 이미지는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딕 체니가 진중해 보이던 때를 기억하는지? 그들이 어려운 정치적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정치인을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방법이다.
하여 여기 민주당 지지자들을 위한 몇 개의 질문이 있다(공화당에 대해서는 다른 시간에 말하기로 하겠다).
첫째, 건강 보험 위기에 대해 그들이 제안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앞서나가는 모든 민주당 후보들은 그들이 일반 적용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오직 존 에드워드만이 구체적인 제안을 들고 왔다. 그 외에는 그저 광범위한 일반론--오바마 씨의 경우, 환상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일반론--을 실체 없이 제시했을 뿐이다.
둘째, 예산 축소에 대해 그들이 제안하는 것은 무엇인가? 민주당 내에서는 예상 강경파, 즉 클린턴 시절의 경기가 얼마나 좋았는지를 지적하는 사람들과, 공화당원들이 빌 클린턴이 어렵게 이루어낸 흑자를 부자들을 위한 감세와 물색없는 전쟁을 위해 탕진하였는지를 지적하며, 일반 건강 보험같은 다른 분야에 예산 절감보다 더 높은 우선 순위를 둘 수 있다는 사람들 사이의 심각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에드워드 씨는 반 예산 강경파의 편에 자리잡았다. 그러나 클린턴 여사와 오바마 씨는 어느 편에 서 있는지? 나는 아는 바 없다.
셋째, 세금에 대하여 후보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부시의 감세안 중 많은 수가 2010년에 시효만기 되도록 예정되어 있다. 부분적으로나 전체적으로, 그것들이 연장되어야 할까? 그리고 역 최소세, 무언가 마련되기도 전에 수천만의 미국 중산층을 강타할 그것에 대해 후보들이 제안하는 것은 무엇인가?
넷째, 후보자들은 부시 행정부가 파놓은 구덩이에서 어떻게 미국의 입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가? 모든 민주당 측 사람들은 크건 작건 이라크에서의 철수에 호의적인 것 같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알카에다 은신처에 대해 우리가 할 일이 뭐라고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만약 레임덕 정권이 이란에 폭격을 시작하면 그들은 무엇을 할까?
이념적 리트머스 시험지를 제공하는 것은 이 질문들의 핵심이 아니다. 요점은, 대신, 후보자들의 판단력, 진지함, 그리고 용기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대답하느냐가 대답하는 내용만큼 중요하다.
비록 오늘 칼럼이 민주당에 집중하고 있더라도, 공화당 후보들이 이 굴레를 벗게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해야겠다. 특히, 누군가는 루디 줄리아니, 공화당의 선발 주자가 된 듯한 그가, 자신이 9/11 당시 한 일에 독점적으로 매달리는 것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육년간 우리는 뭉칫돈을 뒤에 챙겨두고 있어서 후보로 선출되고, 카메라 앞에 잘 서서 대통령으로 당선(비슷하게)된 어떤 대통령에 의해 저질러진 피해를 목격해왔다. 우리는 다음 대통령을 이미지가 아닌 실체의 원칙에 입각해 골라야 한다.
07. 3. 1. 초벌 번역
07. 3. 29. 번역 검수
1) 나비 모양으로 복잡하게 생긴 투표 용지와, 천공밥이 떨어졌는지 안 떨어졌는지를 놓고 재검표 소송이 벌어졌던 미 대선 상황에 대한 언급. 내 능력으로는 이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을 수가 없었음.
* The original text
Paul Krugman: Substance Over Image
--The New York Times, February 26, 2007
Six years ago a man unsuited both by intellect and by temperament for high office somehow ended up running the country.
How did that happen? First, he got the Republican nomination by locking up the big money early.
Then, he got within chad-and-butterfly range of the White House because the public, enthusiastically encouraged by many in the news media, treated the presidential election like a high school popularity contest. The successful candidate received kid-gloves treatment — and a free pass on the fuzzy math of his policy proposals — because he seemed like a fun guy to hang out with, while the unsuccessful candidate was subjected to sniggering mockery over his clothing and his mannerisms.
Today, with thousands of Americans and tens of thousands of Iraqis dead thanks to presidential folly, with Al Qaeda resurgent and Afghanistan on the brink, you'd think we would have learned a lesson. But the early signs aren't encouraging.
"Presidential elections are high school writ large, of course," declared Newsweek's Howard Fineman last month. Oh, my goodness. But in fairness to Mr. Fineman, he was talking about the almost content-free rivalry between Hillary Clinton and Barack Obama — a rivalry that, at this point, is mainly a struggle over who's the bigger celebrity and gets to lock up the big donors.
Enough already. Let's make this election about the issues. Let's demand that presidential candidates explain what they propose doing about the real problems facing the nation, and judge them by how they respond.
I know the counterargument: you can't tell in advance what challenges a president may face, so you should vote for the person, not the policy details. But how do you judge the person? Public images can be deeply misleading: remember when Dick Cheney had gravitas? The best way to judge politicians is by how they respond to hard policy questions.
So here are some questions for the Democratic hopefuls. (I'll talk about the Republicans another time.)
First, what do they propose doing about the health care crisis? All the leading Democratic candidates say they're for universal care, but only John Edwards has come out with a specific proposal. The others have offered only vague generalities — wonderfully uplifting generalities, in Mr. Obama's case — with no real substance.
Second, what do they propose doing about the budget deficit? There's a serious debate within the Democratic Party between deficit hawks, who point out how well the economy did in the Clinton years, and those who, having watched Republicans squander Bill Clinton's hard-won surplus on tax cuts for the wealthy and a feckless war, would give other things — such as universal health care — higher priority than deficit reduction.
Mr. Edwards has come down on the anti-hawk side. But which side are Mrs. Clinton and Mr. Obama on? I have no idea.
Third, what will candidates do about taxes? Many of the Bush tax cuts are scheduled to expire at the end of 2010. Should they be extended, in whole or in part? And what do candidates propose doing about the alternative minimum tax, which will hit tens of millions of middle-class Americans unless something is done?
Fourth, how do the candidates propose getting America's position in the world out of the hole the Bush administration has dug? All the Democrats seem to be more or less in favor of withdrawing from Iraq. But what do they think we should do about Al Qaeda's sanctuary in Pakistan? And what will they do if the lame-duck administration starts bombing Iran?
The point of these questions isn't to pose an ideological litmus test. The point is, instead, to gauge candidates' judgment, seriousness and courage. How they answer is as important as what they answer.
I should also say that although today's column focuses on the Democrats, Republican candidates shouldn't be let off the hook. In particular, someone needs to make Rudy Giuliani, who seems to have become the Republican front-runner, stop running exclusively on what he did on 9/11.
Over the last six years we've witnessed the damage done by a president nominated because he had the big bucks behind him, and elected (sort of) because he came across well on camera. We need to pick the next president on the basis of substance, not image.
우리는 같은 기준을 한국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다. 명패 한번 화끈하게 던졌다고, 남들이 차마 입 밖에 내지 않는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고 대통령이 된 한 사나이가 저지르고 있는 패악을 우리는 겪었고 또 앞으로도 겪게 될 것이다. 그러니 2007년 대선 후보들은, 말하자면 '정책적 인물론'에 의해 선별되어야 하고, 그 기준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과연 대선 후보들은 건강 보험 예산 파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더불어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는가? 대충 좋은 소리로 넘어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면서도 가장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영향을 맺고 있는 부분이기에, 우리는 바로 이 질문을 끈덕지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
둘째, 한미 FTA 자체에 대해, 혹은 그것이 불러일으키고 있을 파장에 대해 어떤 대처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가? 민주노동당의 모든 후보들과 김근태, 천정배는 확실한 대립각을 세운 상태다. FTA에 찬성하는 이들에게 이유를 묻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도 가능한 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슬기롭게' 해결하자는 식의 답변을 하는 사람을 진지한 고려의 대상으로 삼지는 말자.
셋째, 햇볕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건 대선 상황에서 대북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상황이 좋으면 그냥 좋은 소리로 넘어가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답형 선택지가 아닌 논술형 대답을 요구해야 하며, 햇볕정책을 유지하거나 폐기하려 하는 이유에 대해 캐물을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핵심은 '내수 경기를 어떻게 부흥시킬까요?' 따위 질문을 던지지 않는 것이다. 747 독트린이라느니 뭐니 하는 거짓 구호에 놀아나는 첩경일 뿐, 그 어떤 실체적인 검증 효과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경제적 구조 모순은 결국 부동산 거품 붕괴나 건강보험 재정 파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큰데, 부동산의 경우 자기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서민층의 욕망의 안개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감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정신을 번쩍 차릴 수밖에 없는 주제를 던져놓은 후, 그 후보자가 어떻게 대답하는지를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안티조선이라는 시민사회 운동마저도 한 사람의 정치인을 위한 구호로 전락하게 되었던 지난 날의 전례를 생각해볼 때, 역사적 대의로서의 함의를 띄는 테마들보다는, 국민들의 생활에 직결되는 구체적인 주제들을 우선적으로 물고 늘어져야 한다. 차차기 대선에서는 고즈넉한 마음으로 미국 대선을 관전할 수 있도록, 이번에는 정말 잘 뽑아야 할 것이다.
-뉴욕 타임즈, 2007년 2월 26일
육년 전 고위 공직을 맡기에는 지적 능력과 정서적 절제력을 갖추고 있지 못했던 한 남자가 어찌어찌 해서 결국 이 나라를 운영하게 되었다.
그게 어떻게 벌어진 일일까? 첫째, 그는 일찌감치 큰 돈을 묶어둠으로써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었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를 고등학교 인기 투표처럼 다룬 상당수의 뉴스 매체에 의해 열정적으로 고무된 여론에 따라, 그는 백악관의 나비 날개와 천공밥1) 안쪽을 얻어낼 수 있었다. 성공적이지 못했던 후보가 그의 옷차림새와 식상함에 대한 끈덕진 앵무새 소리의 표적이 되어 있는 동안, 성공적이었던 후보는 그가 같이 빈둥거릴만한 재미있는 친구로 보인다는 이유로, 그의 정책 제안에 대한 복잡한 수학 문제를 무사통과 하는 것과 더불어, 솜방망이 심사를 받았다.
오늘날, 대통령의 실책 덕에 사망한 수천의 미국인과 수만의 이라크인 앞에서, 알카에다의 재부흥과 파열중인 아프가니스탄 앞에서, 당신은 우리가 뭔가 교훈을 얻었으리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초기 징후들은 고무적이지 않다.
"대통령 선거는 큰 규모의 고등학교 투표에요, 당연하죠,"라고 지난달 뉴스위크의 하워드 파인맨은 선언했다. 오, 이런 맙소사. 그러나 파인맨 씨에게 공정하도록 덧붙인다면, 그는 힐러리와 오바마 사이의 거의 내용 없는 경쟁 구도, 현 시점에서 누가 더 유명인이며 굵직한 기부자를 묶어놓을 수 있느냐에 관한 투쟁인 그것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이미 충분하다. 이 선거는 정책 선거가 되게 하자. 대선 후보들에게 이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그들의 제안을 설명하게 하고,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그들을 판단하자.
나는 반박 논리를 알고 있다. 당신은 대통령이 마주칠 도전이 무엇이 될지를 미리 말할 수 없기에, 정책적인 세부사항이 아닌, 그 사람에 대해 투표해야 한다고. 하지만 당신은 그 사람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공적 이미지는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딕 체니가 진중해 보이던 때를 기억하는지? 그들이 어려운 정치적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정치인을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방법이다.
하여 여기 민주당 지지자들을 위한 몇 개의 질문이 있다(공화당에 대해서는 다른 시간에 말하기로 하겠다).
첫째, 건강 보험 위기에 대해 그들이 제안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앞서나가는 모든 민주당 후보들은 그들이 일반 적용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오직 존 에드워드만이 구체적인 제안을 들고 왔다. 그 외에는 그저 광범위한 일반론--오바마 씨의 경우, 환상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일반론--을 실체 없이 제시했을 뿐이다.
둘째, 예산 축소에 대해 그들이 제안하는 것은 무엇인가? 민주당 내에서는 예상 강경파, 즉 클린턴 시절의 경기가 얼마나 좋았는지를 지적하는 사람들과, 공화당원들이 빌 클린턴이 어렵게 이루어낸 흑자를 부자들을 위한 감세와 물색없는 전쟁을 위해 탕진하였는지를 지적하며, 일반 건강 보험같은 다른 분야에 예산 절감보다 더 높은 우선 순위를 둘 수 있다는 사람들 사이의 심각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에드워드 씨는 반 예산 강경파의 편에 자리잡았다. 그러나 클린턴 여사와 오바마 씨는 어느 편에 서 있는지? 나는 아는 바 없다.
셋째, 세금에 대하여 후보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부시의 감세안 중 많은 수가 2010년에 시효만기 되도록 예정되어 있다. 부분적으로나 전체적으로, 그것들이 연장되어야 할까? 그리고 역 최소세, 무언가 마련되기도 전에 수천만의 미국 중산층을 강타할 그것에 대해 후보들이 제안하는 것은 무엇인가?
넷째, 후보자들은 부시 행정부가 파놓은 구덩이에서 어떻게 미국의 입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가? 모든 민주당 측 사람들은 크건 작건 이라크에서의 철수에 호의적인 것 같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알카에다 은신처에 대해 우리가 할 일이 뭐라고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만약 레임덕 정권이 이란에 폭격을 시작하면 그들은 무엇을 할까?
이념적 리트머스 시험지를 제공하는 것은 이 질문들의 핵심이 아니다. 요점은, 대신, 후보자들의 판단력, 진지함, 그리고 용기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대답하느냐가 대답하는 내용만큼 중요하다.
비록 오늘 칼럼이 민주당에 집중하고 있더라도, 공화당 후보들이 이 굴레를 벗게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해야겠다. 특히, 누군가는 루디 줄리아니, 공화당의 선발 주자가 된 듯한 그가, 자신이 9/11 당시 한 일에 독점적으로 매달리는 것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육년간 우리는 뭉칫돈을 뒤에 챙겨두고 있어서 후보로 선출되고, 카메라 앞에 잘 서서 대통령으로 당선(비슷하게)된 어떤 대통령에 의해 저질러진 피해를 목격해왔다. 우리는 다음 대통령을 이미지가 아닌 실체의 원칙에 입각해 골라야 한다.
07. 3. 1. 초벌 번역
07. 3. 29. 번역 검수
1) 나비 모양으로 복잡하게 생긴 투표 용지와, 천공밥이 떨어졌는지 안 떨어졌는지를 놓고 재검표 소송이 벌어졌던 미 대선 상황에 대한 언급. 내 능력으로는 이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을 수가 없었음.
* The original text
Paul Krugman: Substance Over Image
--The New York Times, February 26, 2007
Six years ago a man unsuited both by intellect and by temperament for high office somehow ended up running the country.
How did that happen? First, he got the Republican nomination by locking up the big money early.
Then, he got within chad-and-butterfly range of the White House because the public, enthusiastically encouraged by many in the news media, treated the presidential election like a high school popularity contest. The successful candidate received kid-gloves treatment — and a free pass on the fuzzy math of his policy proposals — because he seemed like a fun guy to hang out with, while the unsuccessful candidate was subjected to sniggering mockery over his clothing and his mannerisms.
Today, with thousands of Americans and tens of thousands of Iraqis dead thanks to presidential folly, with Al Qaeda resurgent and Afghanistan on the brink, you'd think we would have learned a lesson. But the early signs aren't encouraging.
"Presidential elections are high school writ large, of course," declared Newsweek's Howard Fineman last month. Oh, my goodness. But in fairness to Mr. Fineman, he was talking about the almost content-free rivalry between Hillary Clinton and Barack Obama — a rivalry that, at this point, is mainly a struggle over who's the bigger celebrity and gets to lock up the big donors.
Enough already. Let's make this election about the issues. Let's demand that presidential candidates explain what they propose doing about the real problems facing the nation, and judge them by how they respond.
I know the counterargument: you can't tell in advance what challenges a president may face, so you should vote for the person, not the policy details. But how do you judge the person? Public images can be deeply misleading: remember when Dick Cheney had gravitas? The best way to judge politicians is by how they respond to hard policy questions.
So here are some questions for the Democratic hopefuls. (I'll talk about the Republicans another time.)
First, what do they propose doing about the health care crisis? All the leading Democratic candidates say they're for universal care, but only John Edwards has come out with a specific proposal. The others have offered only vague generalities — wonderfully uplifting generalities, in Mr. Obama's case — with no real substance.
Second, what do they propose doing about the budget deficit? There's a serious debate within the Democratic Party between deficit hawks, who point out how well the economy did in the Clinton years, and those who, having watched Republicans squander Bill Clinton's hard-won surplus on tax cuts for the wealthy and a feckless war, would give other things — such as universal health care — higher priority than deficit reduction.
Mr. Edwards has come down on the anti-hawk side. But which side are Mrs. Clinton and Mr. Obama on? I have no idea.
Third, what will candidates do about taxes? Many of the Bush tax cuts are scheduled to expire at the end of 2010. Should they be extended, in whole or in part? And what do candidates propose doing about the alternative minimum tax, which will hit tens of millions of middle-class Americans unless something is done?
Fourth, how do the candidates propose getting America's position in the world out of the hole the Bush administration has dug? All the Democrats seem to be more or less in favor of withdrawing from Iraq. But what do they think we should do about Al Qaeda's sanctuary in Pakistan? And what will they do if the lame-duck administration starts bombing Iran?
The point of these questions isn't to pose an ideological litmus test. The point is, instead, to gauge candidates' judgment, seriousness and courage. How they answer is as important as what they answer.
I should also say that although today's column focuses on the Democrats, Republican candidates shouldn't be let off the hook. In particular, someone needs to make Rudy Giuliani, who seems to have become the Republican front-runner, stop running exclusively on what he did on 9/11.
Over the last six years we've witnessed the damage done by a president nominated because he had the big bucks behind him, and elected (sort of) because he came across well on camera. We need to pick the next president on the basis of substance, not image.
우리는 같은 기준을 한국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다. 명패 한번 화끈하게 던졌다고, 남들이 차마 입 밖에 내지 않는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고 대통령이 된 한 사나이가 저지르고 있는 패악을 우리는 겪었고 또 앞으로도 겪게 될 것이다. 그러니 2007년 대선 후보들은, 말하자면 '정책적 인물론'에 의해 선별되어야 하고, 그 기준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과연 대선 후보들은 건강 보험 예산 파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더불어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는가? 대충 좋은 소리로 넘어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면서도 가장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영향을 맺고 있는 부분이기에, 우리는 바로 이 질문을 끈덕지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
둘째, 한미 FTA 자체에 대해, 혹은 그것이 불러일으키고 있을 파장에 대해 어떤 대처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가? 민주노동당의 모든 후보들과 김근태, 천정배는 확실한 대립각을 세운 상태다. FTA에 찬성하는 이들에게 이유를 묻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도 가능한 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슬기롭게' 해결하자는 식의 답변을 하는 사람을 진지한 고려의 대상으로 삼지는 말자.
셋째, 햇볕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건 대선 상황에서 대북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상황이 좋으면 그냥 좋은 소리로 넘어가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답형 선택지가 아닌 논술형 대답을 요구해야 하며, 햇볕정책을 유지하거나 폐기하려 하는 이유에 대해 캐물을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핵심은 '내수 경기를 어떻게 부흥시킬까요?' 따위 질문을 던지지 않는 것이다. 747 독트린이라느니 뭐니 하는 거짓 구호에 놀아나는 첩경일 뿐, 그 어떤 실체적인 검증 효과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경제적 구조 모순은 결국 부동산 거품 붕괴나 건강보험 재정 파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큰데, 부동산의 경우 자기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서민층의 욕망의 안개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감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정신을 번쩍 차릴 수밖에 없는 주제를 던져놓은 후, 그 후보자가 어떻게 대답하는지를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안티조선이라는 시민사회 운동마저도 한 사람의 정치인을 위한 구호로 전락하게 되었던 지난 날의 전례를 생각해볼 때, 역사적 대의로서의 함의를 띄는 테마들보다는, 국민들의 생활에 직결되는 구체적인 주제들을 우선적으로 물고 늘어져야 한다. 차차기 대선에서는 고즈넉한 마음으로 미국 대선을 관전할 수 있도록, 이번에는 정말 잘 뽑아야 할 것이다.
올해 외시 떨어졌어염
제기랄 ㅠㅠ
자자 진정하고 침착하게 생각을 해봅시다...
내가 2007년 외무고시 1차 시험에서 떨어지게 된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다. 우선, PSAT를 너무 우습게 봐서, 아예 준비도 안 하고 있다가 시험 약 세 주 전부터 하루에 길어야 30분 정도 문제집을 깨작거린 게 전부이다. 그것도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중 자료해석만 준비했다. 언어는 껌이고, 상황판단은 상황을 잘 판단하면 되겠지, 뭐 이따위 마인드였던 것. 결과는? 80점은 나오리라고 기대했던 언어가 70, 모의고사에서 60점대였던 자료해석이 쑥 올라서 70, 단 가채점 기준으로, 그리고 아무 대비를 하지 않았던 상황판단이 50점. 그리하여 평균은 63.33이었고 절망감에 빠진 나는 의정부에서 외박 나온 친구가 잡아놓은 여관방에서 라면 끓여놓고 소주 먹으며 밤새 발광을 했다.
여기서 커트라인이 한 65점 정도로 나왔더라면 이렇게까지 기분이 더럽지는 않았을 텐데, 문제는 발표된 합격선이 바로 63.33이라는 데 있다. 그리고 나의 실제 점수는 60.83. 자료해석에서 세 문제를 추가로 틀렸다. 오늘 아침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친절하게도 문자로 가르쳐주길래, 대체 왜 그런지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아마 38에서 40번까지 세 문제의 답이 시험지 위에서와 답안지 위의 마킹에서 서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난 그것들을 풀긴 풀었지만 확신할 수 없었고, 그래서 별표를 쳐놨는데, 마지막에 마킹을 하면서 그냥 3번으로 주르륵 줄 세워버린 것이다. 하지만 시험지에서는 바꾸지 않았고, 가채점을 하면서는 내가 다른 답을 찍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려서, 내 평균이 63.33이라는 잘못된 정보 하에 올 한달을 기다리며 보냈다.
시험을 우습게 보고 특정 과목만 공부했다는 것부터가 떨어져 마땅한 짓거리이다. 그리고 나는 시험장에서, 풀어놓고도 나 자신의 선택을 믿지 못해 어설픈 찍기를 감행하고 말았다. 최초의 선택을 따랐더라면 아슬아슬하게, 혹은 언어에서 바꿔서 틀린 문제도 맞았을 테니 두어 문제 여유롭게 붙었을 것이다. 아, 이런 식으로 가정법을 자꾸 떠올리는 건, 결국 이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핵심은 내가 아예 대비를 안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시험을 같잖게 봤다는 것이고, 그러면서도 떨어지자 나름대로 충격을 받아서, 술 마시러 나오라는 한윤형의 전화를 뿌리치고 '발리에서 생긴 일'을 보다가 분노의 라면까지 끓여먹게 되었다는 것이다. 제발 공부 좀 하자.
자자 진정하고 침착하게 생각을 해봅시다...
내가 2007년 외무고시 1차 시험에서 떨어지게 된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다. 우선, PSAT를 너무 우습게 봐서, 아예 준비도 안 하고 있다가 시험 약 세 주 전부터 하루에 길어야 30분 정도 문제집을 깨작거린 게 전부이다. 그것도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중 자료해석만 준비했다. 언어는 껌이고, 상황판단은 상황을 잘 판단하면 되겠지, 뭐 이따위 마인드였던 것. 결과는? 80점은 나오리라고 기대했던 언어가 70, 모의고사에서 60점대였던 자료해석이 쑥 올라서 70, 단 가채점 기준으로, 그리고 아무 대비를 하지 않았던 상황판단이 50점. 그리하여 평균은 63.33이었고 절망감에 빠진 나는 의정부에서 외박 나온 친구가 잡아놓은 여관방에서 라면 끓여놓고 소주 먹으며 밤새 발광을 했다.
여기서 커트라인이 한 65점 정도로 나왔더라면 이렇게까지 기분이 더럽지는 않았을 텐데, 문제는 발표된 합격선이 바로 63.33이라는 데 있다. 그리고 나의 실제 점수는 60.83. 자료해석에서 세 문제를 추가로 틀렸다. 오늘 아침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친절하게도 문자로 가르쳐주길래, 대체 왜 그런지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아마 38에서 40번까지 세 문제의 답이 시험지 위에서와 답안지 위의 마킹에서 서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난 그것들을 풀긴 풀었지만 확신할 수 없었고, 그래서 별표를 쳐놨는데, 마지막에 마킹을 하면서 그냥 3번으로 주르륵 줄 세워버린 것이다. 하지만 시험지에서는 바꾸지 않았고, 가채점을 하면서는 내가 다른 답을 찍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려서, 내 평균이 63.33이라는 잘못된 정보 하에 올 한달을 기다리며 보냈다.
시험을 우습게 보고 특정 과목만 공부했다는 것부터가 떨어져 마땅한 짓거리이다. 그리고 나는 시험장에서, 풀어놓고도 나 자신의 선택을 믿지 못해 어설픈 찍기를 감행하고 말았다. 최초의 선택을 따랐더라면 아슬아슬하게, 혹은 언어에서 바꿔서 틀린 문제도 맞았을 테니 두어 문제 여유롭게 붙었을 것이다. 아, 이런 식으로 가정법을 자꾸 떠올리는 건, 결국 이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핵심은 내가 아예 대비를 안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시험을 같잖게 봤다는 것이고, 그러면서도 떨어지자 나름대로 충격을 받아서, 술 마시러 나오라는 한윤형의 전화를 뿌리치고 '발리에서 생긴 일'을 보다가 분노의 라면까지 끓여먹게 되었다는 것이다. 제발 공부 좀 하자.
2007-03-26
눈물 없이는 차마 읽을 수 없는 기사
방황하는 대학새내기들…대학 부적응 ‘폐인족’ 많다
입력: 2007년 03월 25일 18:34:37
서울 소재 사립대 법학계열인 07학번 김지훈군(19·가명)은 최근 한달간 수업에 들어간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다. 김군은 온라인게임에 빠져 있다. 새벽까지 게임을 하다 눈을 뜨면 이미 오후다. 오전 수업은 물론 오후 수업까지 미적대다 못 들어간다.
자취방에서 나와 간단하게 식사를 한 뒤 다시 간 곳은 PC방. 라면을 시켜먹고 게임에 몰두하다보면 어느새 새벽이 다가온다.
지방출신인 김군은 친구가 없다. 입학동기생은 100명이 넘지만 이름을 기억하는 친구는 많지 않다. 고교 친구들은 대부분 재수 중이다. 동문회에도 나가봤지만 선배들의 술 강요가 싫었다. 그나마 알게 된 동기생들에게 말을 붙이는 것도 쉽지 않다. 캠퍼스는 삭막했다. 지옥같은 고3이 끝나고 낭만적인 대학생활이 시작되리라 기대했지만 대학은 ‘고3의 또다른 연장’이었다. 동기들 중 상당수는 벌써 도서관에서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다른 친구들도 영어학원이다, 어학연수다, 자기계발이다 하면서 바쁘게 생활해 얼굴 보기도 쉽지 않다.
김군은 한달 뒤에 있을 중간고사를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답답하다. 이렇게 아무 준비없이 시험을 치른 적이 없어 더 불안하지만 대책이 없다. 인생 경쟁에서 뒤처진 ‘낙오자’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김군은 “탈출구가 필요한데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대학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새내기들이 늘고 있다. 시키는 대로 공부하던 생활에 길들어져 있던 학생들이 대학 진학 후 순간적으로 목표를 상실하거나 가치관에 혼란을 겪으면서 생기는 이른바 ‘새내기 증후군’이다. 스스로 계획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갖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무기력증에 빠져 일상생활이 엉망이 되거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과거에는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과 조언으로 이를 극복했지만 요즘엔 캠퍼스가 ‘취업도서관화’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폐인족’ 만큼이나 ‘나홀로 공부족’ 역시 새내기 증후군에 노출돼 있다. 박은정양(19·가명)도 수업시간을 제외한 하루의 대부분을 ‘혼자서’ 보낸다. 오전 수업을 마치면 교내식당에서 간단하게 혼자 점심을 먹은 뒤 곧장 도서관으로 간다. 오후 수업이 없는 날은 하루종일 도서관에만 머물 때도 많다. 박양은 신입생환영회나 동아리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동기들을 보면서 내성적인 성격을 탓해보기도 하지만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박양은 “고3때는 대학 합격 말고는 다른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입학하고 나니 막막하고 힘들다”며 “요즘은 혼자 우는 일도 부쩍 늘었다”고 털어놨다.
대학들도 새내기의 방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 중이다.
서울대는 2007학년도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다면적인성검사(MMPI)를 실시했다. 이중 우려할 만한 심리상태를 보인 신입생 40여명에 대한 장기심리상담을 진행 중이다.
대학생활문화원 김명언 원장(심리학과)은 “입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입생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이런 증상을 방치하면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되며 심할 경우 자살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원장은 “상담실이나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학생활의 목표를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호준기자 hjlee@kyunghyang.com〉
입력: 2007년 03월 25일 18:34:37
서울 소재 사립대 법학계열인 07학번 김지훈군(19·가명)은 최근 한달간 수업에 들어간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다. 김군은 온라인게임에 빠져 있다. 새벽까지 게임을 하다 눈을 뜨면 이미 오후다. 오전 수업은 물론 오후 수업까지 미적대다 못 들어간다.
자취방에서 나와 간단하게 식사를 한 뒤 다시 간 곳은 PC방. 라면을 시켜먹고 게임에 몰두하다보면 어느새 새벽이 다가온다.
지방출신인 김군은 친구가 없다. 입학동기생은 100명이 넘지만 이름을 기억하는 친구는 많지 않다. 고교 친구들은 대부분 재수 중이다. 동문회에도 나가봤지만 선배들의 술 강요가 싫었다. 그나마 알게 된 동기생들에게 말을 붙이는 것도 쉽지 않다. 캠퍼스는 삭막했다. 지옥같은 고3이 끝나고 낭만적인 대학생활이 시작되리라 기대했지만 대학은 ‘고3의 또다른 연장’이었다. 동기들 중 상당수는 벌써 도서관에서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다른 친구들도 영어학원이다, 어학연수다, 자기계발이다 하면서 바쁘게 생활해 얼굴 보기도 쉽지 않다.
김군은 한달 뒤에 있을 중간고사를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답답하다. 이렇게 아무 준비없이 시험을 치른 적이 없어 더 불안하지만 대책이 없다. 인생 경쟁에서 뒤처진 ‘낙오자’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김군은 “탈출구가 필요한데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대학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새내기들이 늘고 있다. 시키는 대로 공부하던 생활에 길들어져 있던 학생들이 대학 진학 후 순간적으로 목표를 상실하거나 가치관에 혼란을 겪으면서 생기는 이른바 ‘새내기 증후군’이다. 스스로 계획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갖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무기력증에 빠져 일상생활이 엉망이 되거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과거에는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과 조언으로 이를 극복했지만 요즘엔 캠퍼스가 ‘취업도서관화’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폐인족’ 만큼이나 ‘나홀로 공부족’ 역시 새내기 증후군에 노출돼 있다. 박은정양(19·가명)도 수업시간을 제외한 하루의 대부분을 ‘혼자서’ 보낸다. 오전 수업을 마치면 교내식당에서 간단하게 혼자 점심을 먹은 뒤 곧장 도서관으로 간다. 오후 수업이 없는 날은 하루종일 도서관에만 머물 때도 많다. 박양은 신입생환영회나 동아리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동기들을 보면서 내성적인 성격을 탓해보기도 하지만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박양은 “고3때는 대학 합격 말고는 다른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입학하고 나니 막막하고 힘들다”며 “요즘은 혼자 우는 일도 부쩍 늘었다”고 털어놨다.
대학들도 새내기의 방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 중이다.
서울대는 2007학년도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다면적인성검사(MMPI)를 실시했다. 이중 우려할 만한 심리상태를 보인 신입생 40여명에 대한 장기심리상담을 진행 중이다.
대학생활문화원 김명언 원장(심리학과)은 “입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입생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이런 증상을 방치하면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되며 심할 경우 자살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원장은 “상담실이나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학생활의 목표를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호준기자 hjlee@kyunghyang.com〉
2007-03-23
A라고 쓰고 B라고 읽는다
저 어법은 일본어의 직역으로 추정된다. 한자를 그대로 쓰고, 그것을 음으로 읽느냐 뜻으로 읽느냐에 따라 뉘앙스라던가 의미가 갈리는 일본어에서라면, 어떤 단어를 표기해놓고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짚는 것과 다른 방식을 택한다는 식의 유머가 성립할 수 있다. 일본어를 못하므로 한국어로 비슷한 예를 만들어보자. 일본인들은 '빛'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光이라고 써놓고 '히카리'라고 읽는다. 그러한 맥락이 전제되어 있다면, '光이라고 쓰고 광 이라고 읽는다' 같은 소리를 할 수도 있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友情'을 써놓고 '우정' 대신 '사랑'이라고 읽는 것도 유머 차원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훈독의 일종이라고 우기면 그만이니까.
일본 통신어투가 그대로 번역되어 들어오는 케이스를 몇 개 더 본 것 같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많이 기억하고 있지는 않다. 방금 떠오른 것은 '...에 찬성하는 1人' 이라는 식의 리플들. 일본어를 할 줄 몰라서 무엇의 번역이라고 지적하기는 곤란하지만, 이 독특한 질감은 분명히 그쪽에서 나온 것이고 한국어 자체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다.
영어 단어를 섞어서 쓰는 것보다, 한국어의 순수성이라는 것이 있다면, 이렇게 어구 자체를 차용하는 화법이 그 순수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문법적 유사성으로 인해, 또 두 글자 짜리 한자어의 용례가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일본어와 한국어의 거리가 좁혀지면 좁혀질수록 한국어는 이오덕이 꿈꿨던 그 무엇과는 다른 것으로 변모하게 된다. 나는 그의 이상에 동의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그러한 변화 앞에서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다. 다만, 한국어를 잘 사용하고 다듬어내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나름대로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오직 영어로부터의 혹은 미국으로부터의 영향만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구심이 들 뿐이다. 그런 치들을 지칭할 때, 나는 '우리말 지킴이'라고 쓰고 '바보들'이라고 읽는다.
일본 통신어투가 그대로 번역되어 들어오는 케이스를 몇 개 더 본 것 같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많이 기억하고 있지는 않다. 방금 떠오른 것은 '...에 찬성하는 1人' 이라는 식의 리플들. 일본어를 할 줄 몰라서 무엇의 번역이라고 지적하기는 곤란하지만, 이 독특한 질감은 분명히 그쪽에서 나온 것이고 한국어 자체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다.
영어 단어를 섞어서 쓰는 것보다, 한국어의 순수성이라는 것이 있다면, 이렇게 어구 자체를 차용하는 화법이 그 순수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문법적 유사성으로 인해, 또 두 글자 짜리 한자어의 용례가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일본어와 한국어의 거리가 좁혀지면 좁혀질수록 한국어는 이오덕이 꿈꿨던 그 무엇과는 다른 것으로 변모하게 된다. 나는 그의 이상에 동의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그러한 변화 앞에서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다. 다만, 한국어를 잘 사용하고 다듬어내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나름대로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오직 영어로부터의 혹은 미국으로부터의 영향만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구심이 들 뿐이다. 그런 치들을 지칭할 때, 나는 '우리말 지킴이'라고 쓰고 '바보들'이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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