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1

리누스 토발즈는 왜 리눅스를 GPL로 풀었는가?



잊을 만하면 RT되는 이 트윗의 출처는 다음과 같다.

1991년 9월 17일, 나는 그날을 정확히 기억한다.

내가 올린 운영체계를 겨우 몇 명만이 체크하리라 생각했다. 그 운영체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특정 컴파일러를 설치하고, 새로 부팅하여 기존의 파티션을 제거하고, 나의 커널을 컴파일한 다음 셸을 작동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셸 작동이 나의 운영체제를 이용함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운영체제의 소스 코드를 프린트해 보면, 그것은 1만 줄을 넘지 못했다. 글자 크기를 작게 하면, 100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이었다. 물론 지금의 리눅스 코드는 1000만 라인을 넘고 있다.

운영체제를 배포했던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내가 실질적으로 무엇인가 만들었다는 것, 단지 허풍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인터넷상에서는 입소문이 순식간에 번진다. 섹스든 운영체제든 아니면 다른 그 무엇이든, 사이버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많은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해지며 날조되게 마련이다. 나의 운영체제 구축에 대한 입소문이 무성해졌을 때,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자, 보시오. 내가 실질적으로 거둔 성과요. 나는 당신들을 속이지 않았소. 여기 내가 이룬 성과들이 있소……."
리누스 토발즈, 데이비드 다이아몬드, 안진환 옮김, 『리눅스 그냥 재미로 』(서울: 한겨레출판, 2001), 140-141쪽. 강조는 인용자.

좋은 책인데 현재 절판이니 도서관 등을 통해 읽어보도록 합시다.

댓글 3개:

  1. 확실히 리눅스나 유닉스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개발자들이 쓰는 말투들이 맨스플레인 같기는 하더군요. 유닉스 계통 개발자들이 자의식이 좀 강하고 긱키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그러한 말투를 지녔다고 해서 여자를 하대하거나 잘난체를 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뭔가를 만들면 보여주고 싶은 의지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리누스의 경우 그러한 사소한 동기에서 시작한게 결국은 무언가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공헌을 한 것이니까요. 제 생각에는 실재적으로 문제 없는 대상을 한번이라고 비틀어 보는 것 또한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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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맨스플레인과 실질적 차이가 없는 본능"은 '맨스플레인 그 자체'가 아니죠. 한편 최근 몇 년 사이 Brogrammer 문화에 대한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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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말씀을 듣고 생각해보니, 비판하는 문화도 이해가 가더군요. 리눅스 설치하고 컴퓨터 여럿 버렸다는 일화가 많으니까요. Brogrammer들이 자의식이 강하면 엄하게 작동하는 OS 체제를 강화시키는 경우가 있는 것 같네요. 요즘 리눅스가 발전하면서 그런 엄한 점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진 것 같은데 맨스플레인적인 사고가 강하면 그런 시대변화에도 불구하고 외곩수가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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