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2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남자들의 항복선언문

웹서핑을 하다 이런 글이 캡쳐되어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검색을 하여 원문을 찾아냈다. 디씨인사이드의 주식 갤러리에 올라와, 2016년 5월 22일 새벽 1시 25분 현재 12731회 조회된 글이다.


항복선언문

우리 남성들은 여남 성대결에서 패배하였음을 인정하며 남성성을 모두 포기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절대로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의 보호의 대상을 받아야만 하는 객체가 아닌 스스로의 주체성을 가진 남성보다도 우월한 존재이다. 때문에 남성들은 여성이 그 어떠한 위험에 처했음을 인지하더라도 자신보다도 우월한 여성에게 절대로 보호행위 또는 도움을 주는 일은 없을 것임을 맹세한다.

하나. 절대로 여성에게 경제력으로 과시하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감히 남성이 여성에게 경제력을 과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모든 종류의 상품의 구매는 여성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며 남성은 이에 대해 일체의 반대의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

하나. 절대로 여자에게 육체적 도움을 주지 않는다
여성은 결코 남성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으며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우월한 여성도 모두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앞으로 여성의 일을 '여자는 힘들까봐' 남성이 대신 해주거나 여성은 제외하는 행위는 영구히 금지한다.

이상의 내용을 무시하고 위험에 처한 여성을 구조하는 행위, 여성을 위하여 혹은 여남공용의 목적으로 물건을 구매 하는 행위,  여성의 일을 대신 해주는 행위 등을 하는 남성은 남성우월주의자로 간주하고 응징할 것을 맹세한다.

2016년 5월 21일

대한민국 남성 일동


강남역 모 노래방 화장실에서 벌어진 여성혐오 살인사건과, 그에 대한 사회적 추모 분위기를 보고 많은 남자들이 못마땅해하고 있다. 단지 한 사람의 '정신이상자'가 벌인 행동일 뿐인데 왜 남자들 전부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냐며, 너희가 그렇게 나온다면 남자인 나도 '항복'하고 남자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겠다는 나름의 분노가 이 선언문에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물론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핀트가 잘못된 글이지만, 건질 구석이 있다. 이 "항복선언문"은 그동안 남성들이 (실제로는 그 의무와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도 않으면서) 여성들을 향해 떠세를 부리고 생색을 내던 것이 무슨 요소인지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희들은 열등하므로 우월한 우리들이 지켜줘야 한다'는 시각을 '시혜적 성차별'이라고 한다. 이 또한 성차별이다. 여성에게 낮은 임금을 강요하는 것만큼이나, 그러한 상황을 당연하다는 듯 전제하고 '너희 여자들은 가난하니까 남자인 내가 먹여살려야 하며, 너는 그런 나를 진심으로 모시고 섬겨야 한다'고 나오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성차별인 것이다.

후자는 전자와 달리 특정 집단에게 불리하도록 왜곡되어 있는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지라도, 그 체제를 극복하기보다 그 체제 속에서 본인이 '보호자' 노릇을 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구 체제의 존속을 더욱 강화한다.

아무튼 이 "항복선언문"은 본질을 짚었다. 지금의 '여성혐오' 논란을 만약 우리가 '여혐 대 남혐'으로, 혹은 '남자 대 여자의 대립구도'로 본다면, 여자가 이겨야 한다. 남자들이 항복하고 항복선언문을 작성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무슨 내용을?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할 남자들을 위해 내가 원문을 첨삭해 주겠다.


항복선언문
->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남자들의 항복선언문

우리 남성들은 여남 성대결에서 패배하였음을 인정하며 남성성을 모두 포기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 잘썼다 ㅇㅇ

하나. 절대로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
-> 하나. 절대로 여성을 보호한다고 깝치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의 보호의 대상을 받아야만 하는 객체가 아닌 스스로의 주체성을 가진 남성보다도 우월한 존재이다. 때문에 남성들은 여성이 그 어떠한 위험에 처했음을 인지하더라도 자신보다도 우월한 여성에게 절대로 보호행위 또는 도움을 주는 일은 없을 것임을 맹세한다.
-> 여성은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만 하는 객체가 아닌 스스로의 주체성을 지닌 존재이다. 때문에 남성들은 여성이 어떠한 위험에 처했음을 인지할 경우,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상대방을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 당연한 일을 해놓고 본인이 굉장한 기사도를 발휘한 양 깝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맹세한다.

하나. 절대로 여성에게 경제력으로 과시하지 않는다
-> 하나. 절대로 여성에게 경제력으로 생색내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감히 남성이 여성에게 경제력을 과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모든 종류의 상품의 구매는 여성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며 남성은 이에 대해 일체의 반대의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
->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지만 사회가 여성에게 경제적으로 불평등하게 짜여져 있음을 인지하고, 본인이 돈을 더 번다면 그것은 자신이 가진 남성으로서의 기득권에 힘입고 있음에 동의한다. 가정, 기업, 그 외 조직의 경제적 운영에 있어서 여성의 의견을 상대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시하지 않을 것임을 맹세한다.

하나. 절대로 여자에게 육체적 도움을 주지 않는다
-> 하나. 절대로 여자에게 육체적 우위를 과시하지 않는다.

여성은 결코 남성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으며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우월한 여성도 모두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앞으로 여성의 일을 '여자는 힘들까봐' 남성이 대신 해주거나 여성은 제외하는 행위는 영구히 금지한다.
-> 여성은 결코 남성에게 뒤떨어지지 않으며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여성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동시에, 남성 호르몬의 분비 여부에 의해 근력 등 육체적 조건의 차이가 발생함을 확인한다. 힘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힘을 쓰되, 생수통 갈아끼우기 같은 별것도 아닌 일을 하면서 자신이 무슨 상남자라도 되는 양 헛폼을 잡는 일을 영구히 금지한다.

이상의 내용을 무시하고 위험에 처한 여성을 구조하는 행위, 여성을 위하여 혹은 여남공용의 목적으로 물건을 구매 하는 행위,  여성의 일을 대신 해주는 행위 등을 하는 남성은 남성우월주의자로 간주하고 응징할 것을 맹세한다.
-> 이상의 내용을 무시하고 위험에 처한 여성을 구조하지 않는 행위, 여성을 위하여 돈을 쓰지도 않고 여성들의 임금 및 소득 격차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행위, 여성들에게 힘자랑하고 은근히 폭력의 사용 가능성을 드러내는 등의 행위를 하는 남성을 여성혐오자로 간주하고 응징할 것을 맹세한다.

2016년 5월 21일
-> 2016년 5월 22일

대한민국 남성 일동
->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대한민국 남성 일동

댓글 12개:

  1. 글 잘 읽었습니다.. 분명 끔찍한 사건에 휘말린 피해자가 발생한 불행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추모 분위기가 일부 불순한 세력에 의하여 혐오성을 띄는 남녀 성대결로 몰아져만 가는게 안타깝습니다.
    분명 이런 글이 나온 것은 잘못된 성 대결의 결과이겠지만, 그렇다고 사회가 무조건적으로 여성에게 불리하게 맞추어져 있다고, 남녀 성대결에서 여자가 이겨야 한다고 주장하신 것에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도 생각됩니다. 현재 발생하는 모든 문제점의 해결은 '남녀 평등' 이 되어야 하지, 특정 성에 대한 승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대결을 조장하는 모든 세력의 문제점은 사회 시스템이 양 성에게 어떻게 불리하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성들은 이 사회가 여성의 권리와 주장을 무시하도록 이루어졌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여성들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책임과 의무가 남성에게 지워졌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루어져야 할 것은 책임과 의무/권리와 인식을 양 성에게 평등하게 재분배해야 하는 것이지, '남자가 잠재적 가해자다', '여자는 보호받아야 할 약자이다' 나 '이건 단순한 사고일 뿐이다','여자는 남자를 몰아세우지 마라' 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은 사건에 대한 중립적 세력의 대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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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뭐랄까 글 자체에 딴지를 걸기 힘드니 가상의 가부장제 신봉자를 설정하여 거기에 대한 여성의 감성을 추가하여 작성한듯한 첨삭이군요.

    디씨 글 본문 어디에도'기사도를 발휘해서 깝치는 일', '상남자라도 되는 양 헛폼을 잡는 일'을 하겠다고 주장한 부분은 없는데 구구절절 저런 표현을 집어넣은 것은 전형적인 허수아비 때리기식 논지 전개로 보입니다.

    남녀간의 경제적 차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많으니 넘어가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사족 투성이의 매우 꼴사나운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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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뭔 개소립니까 개잘썼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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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 수준으로 무슨 첨삭이냐 꼴값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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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니수준으로 뭔 댓글이냐 꼴값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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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댓글마다 답글 단 '익명' 씨 글에 대한 비판이 개소리라고 느껴지시면 직접 그 비판에 대한 비판을 해 보십시오 뭐가 잘못됐는지 말하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개소리라고 까대면 멍청한거밖에 더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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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같은논리로 어미가 자식을 나아 기르는것은 인류를 위해 당연한 것이니까 애미애비한테도 생색내지 말라고 꼭좀 하시길 빕니닼ㅋㅋ소방관이 사람구하고 힘들어하면 어차피할일한건데 힘든척 꼴깝떨지말라고 꼭 하시구요ㅋㅋㅋ세상에 저딴글을쓰고 지가 논리적인줄알고있엌ㅋㅋㅋㅋㅋㅋㅋ인류를위해 뒤지시는게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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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디씨 글 본문 어디에도'기사도를 발휘해서 깝치는 일', '상남자라도 되는 양 헛폼을 잡는 일'을 하겠다고 주장한 부분은 없는데 구구절절 저런 표현을 집어넣은 것은 전형적인 허수아비 때리기식 논지 전개
      이게 노정태씨의 글을 깐 당신의 논리죠. 언어와 문장은 우리가 사는 삶의 의미와 내용원리를 동반합니다. 글의 주제가 서두에 정확하게 쓰여있지 않더라도 어떤글들은 내용안에 전반적인 주제가 담겨있고 또한 어떤글은 그것이 텍스트 내에서 표현하고 있는 대상 이상의 무엇을 표현하곤 합니다. 예컨대 우리가 강화도조약을 불평등조약이라 할수 있는건 조약의 내용은 아무문제가 없지만 문자형식을 넘어 조선의 전반적인 국익에 끼치는 영향력이 계약국인 일본에 비해 불평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만약에 우리가 오늘날의 그 조약내용을 비꼬거나 비난할때 일본문서에 "~깝치지 않는다." 등을 쓸수있는 것입니다. 왜냐면 그 문서조약은 깝친다 라는 비난 이상의 폭력을 수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쉬운 예로들어 살인을 한 대리자가 있으면 그 살인을 청부한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청부인은 대리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자신을 감추려듭니다. 이제 무슨 말인지 아시겠나요. 당신은 대리인 즉 문자라는 의미와 내용의 도구자만 보고 노정태씨 블로그에와서 쓸데없이 이상한 행패를 부린 것이고 노정태씨는 대리자 너머에 있는 청부인을 정확하게 꿰뚠 글을 쓴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님이야 말로 쪽팔리게 여기서 이러지말고 어서가서 남의 애비애미 욕할시간에 효도나 더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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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긴 개소리 잘 못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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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솔직히 위험한 상황에서 한남들이 여자부터 살리는 꼴을 못 봣는데 타이타닉 영화 보면서 마치 자기들이 한 일인양 혼동하나 봅니다.맛난 고기반찬 지들만 드시던 유구한 전통을 가진 분들 아닙니까? ㅋㅋ 속이 시원한 글 잘 읽었습니다. 파리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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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솔직히 위험한 상황에서 한남들이 여자부터 살리는 꼴을 못 봣는데 타이타닉 영화 보면서 마치 자기들이 한 일인양 혼동하나 봅니다.맛난 고기반찬 지들만 드시던 유구한 전통을 가진 분들 아닙니까? ㅋㅋ 속이 시원한 글 잘 읽었습니다. 파리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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