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3

다시, 공공성은 공짜가 아니다

일전에 신동아에 썼던 '뷰파인더' 칼럼에서 지적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무료로 독감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해놓고, 예산을 최대한 덜 쓰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액수로 백신 단가를 후려쳤다. 당연히 기존의 정상적인 업체들은 손을 놓아버렸고 처음 백신 시장에 들어온 의약품 유통업체 신성약품이 낙찰받았다.

신성약품은 비용 절감을 위해 냉장 상태를 유지한 채 배송해야 할 백신을 종이상자에 담아 보내는 말도 안 되는 실수 혹은 과실을 저질렀다.

문재인 정권은 여기서 어떤 대응을 할 것인가? 또 뻔뻔스럽게 신성약품을 상대로 '네 이노옴!' 하고 소리지르고 손가락질하며 무마하려 들 것인가?

공공성은 공짜가 아니다. 정부는 제대로 된 비용을 지불할 각오를 하고 공적인 일에 착수해야 한다. 그 재원이 부족하다면, 역시 정당한 절차와 논의를 거쳐 세금을 걷어야 한다.

국가가 날강도처럼 구니까 국민들도 서로 뜯어먹을 궁리나 하는 것이다. 더 이상 이 나라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지 말기 바란다. 

보건당국이 독감백신 사업에서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잡은 것이 관리 소홀 문제로 이어지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백신 단가를 8,000원으로 책정했는데 이 가격은 시중 병원 납품가(1만 4,000~1만5,000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주요 업체들은 아예 응찰을 하지 않았다. 입찰이 대여섯 차례나 유찰을 거친 후에야 이번에 신성약품으로 공급사가 정해진 것이다. 의약품 유통업체인 신성약품은 1,100억원 규모의 4가 독감백신 국가 조달 입찰에 성공하면서, 이번에 처음 백신 시장에 진출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537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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