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재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수는 이명박 정부가 최소한의 정치적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광장에 서지도 않았을 사람들이다.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후, 여론의 동향을 관찰하다가 미국산 수입육이 냉동되어 있는 창고에 가서 육회 한 접시 비벼먹으면서 기자회견을 했다면 이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주영이 되고 싶었던 남자 이명박은, 정주영의 쇼맨쉽도 못 배웠고 그가 가지고 있던 선천적인 능력과 사람 다루는 기술 또한 전수받지 못했다. 나는 그가 조금만 더 능력이 있었더라면 지금의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으리라고 짐작한다. 그는 소원대로 현대가의 일원이 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럴 능력이 없었다.
이명박이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예측이 적지 않다. 우석훈 박사는 6월 10일에 100만 명이 모이면 한나라당이 돌아설 것이고 이명박은 하야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예측한다. 그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이명박의 정치 생명이 거의 끝났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그에 따라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후 발생할 정치 권력이 어떻게 분점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혹자는 이것을 이합집산, 혹은 이권다툼, 좀 더 심하게는 이전투구 등으로 묘사하지만 그것은 정치 행위 자체를 더러운 것으로 간주하는 속편한 사고방식의 발로일 뿐이다. 정치에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신의 자유지만, 정치는 아무리 눈을 감아도 우리 앞에 있다.
돌아가는 판세를 보자. 이명박이 하야를 강요당한 이후 그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자가 바로 복당 박근혜 여사라는 것을 부인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이것은 죽 쒀서 개 주는 것보다 더 나쁘다. 복당 박근혜 여사의 당내 장악력은 이명박과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하고, 친박연대를 포함한 범 한나라당 의석수는 전체 의석의 3분의 2에 육박한다. 늑대를 쫓아내고 범에게 물리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현재 이토록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원내 장악에 실패했다는 것인데, 박근혜는 다르다. 나는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앉아있는 상태에서, 한나라당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개헌 따위 절대 살아서 보고 싶지 않다.
너무 비관적인 예측인 것 같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아니, 있을 수 없다. '시민'들의 정서는 아직 노회찬이나 심상정을 대통령 자리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다. 거의 매일 밤마다 시위 현장을 지키며 호민관 역할을 자처하는 그들이다. 노회찬과 조승수는 지난주 목요일 밤 광화문 사거리 교보문고 앞에서, 전경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던 십수명의 시민들을 구출해냈다. 구출이라는 단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그들은 연좌 시위를 통해 전경의 포위망을 뚫었고, 갇혀있던 시민들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특히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중도' 매체들은 오직 시민들의 역동성과 자발성만을 찬양하기에 바쁘다. 진작에 노회찬 심상정이 촛불시위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나쁜 소식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한미 FTA를 무리하게 체결해서 결국 일을 이모양 이꼴로 몰아가는 기본 세팅은 참여정부 당시 이미 다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에 대한 반감을 노무현에 대한 호감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쇠고기 수입 재개는 한미 FTA의 '4대 선결 조건'중 하나이며, 따라서 쇠고기 수입에는 반대하지만 FTA에는 찬성한다는 말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그 한미 FTA를 추진한 장본인이 바로 노무현이다. 임종인 전 의원이 말하는 바와 같이, 그 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의 당내 민주주의는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충분히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민주적 논의 과정이 있었다면 정당인으로서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민주적이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해서 헌법재판소에 제소한 국회의원 13명에 대해 우리 당에서 경고라는 징계를 했어요. 당에서 충분한 논의도 안했는데. 이라크 파병·대연정·비정규직법 때도 그랬습니다. 미리 의원들에게 이야기를 했어야죠. 국가보안법 폐지, 사학법 문제 등은 나로선 양보하기 어려운 것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 부분은 양보하기 어려워요.”
“쇠고기정국은 개발독재식 정치 심판 과정”(경향신문, 2008년 6월 5일), 강조는 인용자
그 장본인인 노무현의 영상을 보며 일군의 네티즌, 혹은 '시민'들은 집단 자위를 하고 있고, 견인합성체 유시민과 이해찬은 신당을 만들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는데, 손학규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민주당 당권파들은 이들의 움직임을 흡수하거나 저지할만한 정치력을 전혀 갖추고 있지 못하다. 박근혜가 어찌어찌 보궐대선의 승자가 되고, 왕년의 '개혁세력'들이 돌아와 야당을 하네 어쩌네 하면서 다시 정치적인 입지를 찾는다고 쳐보자. 이것은 말 그대로 'Again 1987'이다. 87년 혁명의 열기 뿐 아니라, 야당 세력이 분열하면서 기껏 직선제 개헌을 한 후 다시 노태우에게 정권을 내어준 민망한 역사마저도 다시 한 번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역사가 희극으로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촛불시위의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물론 그것은 이번 시위가 촉발된 기본적인 이유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사실 이번 사건이 터지게 된 동기는, 외신 기자의 시각에서 보자면 황당할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것이다. B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식용으로 도축되는 소의 18%가 30개월령 이상이며, 따라서 미국인들이 먹지 않는 30개월령 이상의 소와 그 부산물을 수출하기 위해 미국 축산업계가 눈에 불을 켜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한다. 광우병의 위험을 아직까지도 집회의 주된 동기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미국 축산업계가 통계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하겠지만, 그런 식의 논의는 한국 사회의 담론 수준을 진전시키는데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 사태의 본질은 외교부가 농림부의 입장마저 도외시한 채 한미 FTA의 타결을 위해 '퍼주기 협상'을 했다는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의 자매 주간지인 뉴스메이커는 "쇠고기 협상 주무부서는 외교부였다"(뉴스메이커, 2008년 6월 5일)고 폭로했다. 기사를 살펴보자.
외교통상부는 1월 4일 인수위 보고자료 10쪽에서 '가. 한·미 FTA 비준/ 쇠고기 문제'라는 항목으로 '향후 조치 계획'을 보고했다. 여기에서 '쇠고기 문제는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국제 기준에 따라 반드시 해결하여야 할 문제'라고 전제한 뒤 '미측의 한·미 FTA 비준을 촉진하기 위해 쇠고기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되, 이를 한·미 FTA 이행 법안의 미 의회 제출과 연계되도록 추진'이라고 보고했다. . .
농림부가 사료 금지 조치와 FTA 비준의 시기를 연관시켜 언급했다면, 외교부는 단지 쇠고기 문제와 FTA 비준의 관계를 보고했다. 농림부의 인수위 보고서에서는 향후 추진계획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 개정은 한·미 FTA와 연계시키지 않고 국민의 식품 안전 확보 차원에서 검토'라고 나타나 있다. 여기에 괄호 표시를 한 후 '그동안의 일관된 한국 측 입장'이라 명시해 놓았다. 농림부의 보고서가 쇠고기 협상이 FTA 비준뿐 아니라 국민건강과 연계돼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과 달리, 외교부 보고서에서는 국민 건강이라는 선결 조건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 .
쇠고기 협상은 결국 국민 건강에 대한 고려 없이 대부분 미국 측의 요구 사항 그대로 이뤄졌다. 어느 부처의 주장이 협상과정에서 받아들여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미 FTA 청문회 위원이었던 김종률 의원(통합민주당)은 "이 문건이 아니더라도, 외교부가 실질적으로 협상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지지자들은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서울대 음대생이 전경의 군화발에 짓밟힌 사건의 근원적인 책임은 노무현에게 있다.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단행하신 정부 구조 개편으로 인해 외교부에 지나친 권한이 부여되었다는 것, 더군다나 청와대 정책비서관이었던 정태인도 모를 정도로 극비리에 한미 FTA가 추진되고 있었다는 것, 그 모든 일이 외교부 내의 극소수 'FTA 마피아'에 의해 주도되고 있었다는 것 등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임기를 마치고 봉하마을에서 카트라이더 놀음에 빠져있는 지금도, 그가 저질러놓은 일들의 영향은 살아있고 그에 따라 지금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줄곧 '광우병 무서워'만 외치는데, 논의의 수준이 그 모양이니까 (내가 지난 포스트에서 논한 바와 같이) 외신은 우리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건 국제적으로 보면 한 편의 거대한 헛소동이다. 한국의 정치적 분위기를 밀접하게 감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분명히 그렇다.
한국인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이번 시위가 단지 고기 타령으로 멈춰서는 안 된다. 68혁명도 시작은 교육 문제에 대한 지엽적인 시위에 불과했다. 우리는 이명박 탄핵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까지 파고들어야만 한다.
현 정국의 승리조건을 기존 정당정치의 구조 내에서만 찾으려고 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다들 잊고 있을까봐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범 한나라당계 의석이 전체 국회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고, 현재 가장 유력한 보궐대선 주자는 바로 그 정당의 배후 보스이다. 이명박을 권좌에서 몰아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이 아니다. 문제는 한국 사회 내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 실질적 민주화의 진전을 위하여 자본과 노동의 균형을 어느 정도까지 회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전체 노동자의 70%에 육박하는 비정규직이 노동 3권을 보장받을 수 있고, 시간당 2500원밖에 못 받는 청소년 노동자들이 제 값의 임금을 받을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삼성전자에 노동조합이 생길 수 있다면, 이명박을 쫓아내지 못한다고 해도 우리는 이긴 것이다. 87년 투쟁을 통해 제도적 민주주의가 달성되었다면, 2008년 투쟁에서는 경제적 민주주의가 달성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번 시위를 통해 87년 이후 최초의 '정치 파업'을 기획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결단을 지지한다. 그것은 그들이 조합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동시에 뜻하기 때문이다. 프레시안에서 보도하는 바와 같이, "이번 총파업의 요구 사항은 쇠고기 저지 외에도 대운하 반대, 물가 인하, 한미 FTA 반대, 공기업 민영화 저지 등의 전사회적 이슈"인 것이다. 이것은 "아이들이 무슨죄냐, 우리들이 지켜주자!"를 외치는 어머니들의 그것과 다른 층위를 구성한다. 비록 지금은 한미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핵심 요구로 내세우고 있지만, 나는 민주노총이 그것을 슬그머니 뒤로 미루어두고 범 사회적인 이슈에 집중할 것을 기대한다. 동시에 이랜드 노동조합, 그 외 다양한 노동조합의 목소리가 더욱 커져야 하며, 저소득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이들 또한 쇠고기를 넘어 비정규직 고용 안정화 등을 외치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김이태 박사의 희생을 헛되이해서는 안된다. 대운하 건설에 대한 그의 양심선언은 이 촛불시위가 비단 미국산 쇠고기의 문제에 멈춰서는 안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정치의 틀만 놓고 본다면 현 정국의 전망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시위에 참가하는 시민들이 바라는 바도 결코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각을 넓혀야 한다. 최장집이 오래 전부터 지적해오는 '한국 사회의 실질적 민주화'가 무엇인지 숙고해보자. 답은 간단하다.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해야 하고, 양극화를 완화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착취의 고리를 깨야 한다. 광장으로 뛰쳐나가 이명박을 몰아내고 노무현을 재옹립하는 것은 이 시점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차피 노무현도 삼성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일개 정치인일 뿐이다.
특검의 수사 결과를 보며 가슴을 쳤던 당신이라면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삼성을 잡을 수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삼성 노동조합 뿐이다.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권력을 시장에 넘긴 그분이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시위에서 연이어 외쳐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구호가 진정으로 향해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도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을 몰아내고 쥐새끼를 때려잡고 어청수를 쫓아내고 다 좋다. 하지만 그것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승리 조건이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는 군사 독재와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위해 광장에 서고 촛불을 켜고 물대포를 맞고 있다. 2008 촛불시위, 승리의 조건은 삼성 노동조합이다. 승리의 조건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승리의 조건은 민영화 저지이며, 승리의 조건은 졸속 체결된 한미 FTA 협상 전면 재검토이다. 그 모든 것들을 위해, 나는 광화문으로 향한다.
정말 훌륭하고 탁월합니다. 단,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긴 듯 하니, 새로운 시위의 목표를 세 줄 요약해서 뿌리면 좀 더 사람들이 쉽게 효과가 나지않을까 합니다.
답글삭제예를들자면 capcold.net의 "선거구제 개편, 집시법 개정" 같은 걸로 말이지요.
감사합니다. 이런 글은 충분히 길게 논의하지 않으면 단순한 선동으로 오해될 여지가 있죠. 그것을 구호로 요약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일 것 같습니다. 어떤 구호로 압축하느냐를 고민하고 있는데 답이 쉽게 나오지는 않는군요.
답글삭제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답글삭제현상황에서 긍정적이지 않은 부분은 촛불집회가 시작할 때 다음 아고라에서부터 발견되더군요.
이명박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시민에 대한 글이 여럿 올라오더군요. 대부분이 노무현정권과 인간노무현, 유시민에 대한 감동을 듬뿍담은 글들이었습니다.
같이 비판 받고, 책임을 물어야 될 존재들이 존경과 경외의 존재들로 변하더군요.
우습게도 그런 글들에 잘못된 점을 지적하거나, 비판을 하면 '명빠' 혹은 '알바'로 매장당하더군요. ^^:::
"나는 도장찍지 않았다.", "민노당, 진보신당은 다물고 있어." 수준의 대답을 하며 넘어가더군요.
그런 식의 정치적 태도는 좌파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정치적 냉소를 확산시키면서 오직 자신들만이 '희망'을 독점한 듯한 분위기를 확산시키죠.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는 가운데 좌파 정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웹에서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참 중요한 일이라고 봐요.
답글삭제정말 좋은 글이네요. 이 난리 통에 KTX는 800일이 넘어갔고 기륭전자는 1000일이 넘고 이랜드는 300일을 넘겼습니다. 그리고 처절하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대로 가면 이명박 빼고 우리끼리 뭉쳐보자 것 이상의 무언가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아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는 매체에 기고해보심이 어떨까요. 프레시안의 [촛불의 목소리] 라던지.
답글삭제감사합니다. 너무도 많은 문제들이 익숙한 방식으로 은폐되고 있는 현실이죠. 그 문제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지면을 할당받는다면 그에 걸맞는 글을 쓸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글은 현재 촛불시위의 흐름과는 다소 상반되는 전제와 논지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것을 그대로 프레시안에 기고하는 건 좀 곤란할 것 같군요. 좋은 제언 감사합니다.
답글삭제이번 글도 정말 잘 봤습니다. 여기까지와서 민주주의를 성취했다며 자위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바로 거기까지일겁니다.
답글삭제이석행, 정갑득 등의 소위 국민파 라인이 총파업에 별로 적극적이지 않다 라는 운동권 정보가 있음. 참고하시길.
답글삭제鎭眞/ 저 사람들은 '독재타도'라는 챗바퀴 도는 것을 즐기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마저 드는 요즘입니다. 경제적 민주화로 나아가지 못하면 거리에 서는 이유가 없죠.
답글삭제이상한 모자/ 운동권 정보 감사. 그런데 한국노총까지 파업을 하겠다는 소리를 하는 판에 민주노총이 안 하기란 어려울 것 같아. 너무 낙관하긴 이르지만 말야.
쳇바퀴...죄송합니다
답글삭제좋은 '선동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ㅠㅠ
친구가 주소 복사해서 소개해준 글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답글삭제다망/ 지적 감사합니다. 그런데 리플을 수정하는 기능이 없어서, 그냥 둬야 할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익명/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前회사원 강박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않는...
답글삭제제가 이런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더 많은 사람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 들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답글삭제와우~! 잘 읽었어.
답글삭제평소 RSS에 걸어두고 즐겨 읽고 있습니다. 얼핏 한 박자 늦은듯 하지만, 긴 호흡으로 넓고 깊게 바라보는 시선 때문인지, 글을 읽고 나면 다음 내딛을 발걸음에 대한 어떤 확신을 갖게됩니다.
답글삭제PS. "삼성 노동조합!" 괜찮은 구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익명/ 그는 다양한 의미에서 연구대상입니다. 강유원씨를 둘러싼 모습들도 나름 흥미진진한 측면이 있고요.
답글삭제익명/ 출처를 명확히 밝혀주신다면 퍼가셔도 괜찮습니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ssy/ 땡큐.
lorusso/ 주장에 걸맞는 논거를 갖추는 일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제 글을 읽고 확신을 가져주신다면 제가 더 고마울 일입니다. 다양한 구호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생각해야죠.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촛불시위가 한 달을 넘어가면서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노무현/유시민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들을 보며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구요. 이게 정말 왜 시작된 일인지 생각을 못하는 것인지...
답글삭제여하튼 님의 고민과 생각들이 한시라도 더 넓고 빠르게 번져가길 바랍니다.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답글삭제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0805/h2008051502435739780.htm 여기서 보고 찾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듯 보이는 공간에 함부로 쓰기 그렇지만, 이거 보고 기분 좋더라. 좋은 의미가 담긴 거 맞지?
답글삭제다른 글들도 죽 봤는데, 이 글은 정말 훌륭하다. 이렇게 묻히기는 아까우니까 윗 분 말씀대로 매체에 기고해 보는게 어떨까?
그냥 솔직하게 (당신들의) 승리의 조건은 '진보신당 당선이다' 라고 쓰시죠.
답글삭제'이명박을 권좌에서 몰아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이 아니다. 문제는 한국 사회 내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 실질적 민주화의 진전을 위하여 자본과 노동의 균형을 어느 정도까지 회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말은 오직 좌파들에게만 그렇겠지요.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겐 이명박을 권좌에서 몰아내는 것이 '핵심'이 맞습니다.
'전체 노동자의 70%에 육박하는 비정규직이 노동 3권을 보장받을 수 있고, 시간당 2500원밖에 못 받는 청소년 노동자들이 제 값의 임금을 받을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삼성전자에 노동조합이 생길 수 있다면, 이명박을 쫓아내지 못한다고 해도 우리는 이긴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좌파, 더 정확히 말하면 진보신당을 의미하는 거겠죠. 그 증거로 시위의 구호 중에 저런 말은 하나도 없습니다. 근데 뭐가 저런걸 달성하면 이긴 거라는 겁니까? 이건 단순히 시위를 변질시키는 문제를 넘어서서 아예 새로운 시위를 창조하는 거나 다름없어 보이네요-_-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탐나신다고 해도 이렇게 무임승차하고 기회주의적으로 좌파 선동을 하면 곤란하죠. 좌파들이 촛불시위 나오는 이유도 이명박 정권을 몰아내는게 자기들에게 유리하기 때문 아닙니까. 이해가 일치하니까 나오는 거죠. 근데 지금 이글처럼 시위 자체를 좌빨로 물들이려고 하는 것은 좀 오바같습니다.
아니 뭐 오바해도 괜찮은데 이명박을 몰아내지 않아도 우리는 이긴 것이다 라든지 진보신당이 당선되는 것이 승리의 조건이다 라든지 이런 말은 좀 듣기 그렇네요. 이런 말들은 우리라는 단어를 교묘하게 사용하는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한마디 더 하자면 좌파의 프레임 안에서는 이명박과 노무현과 박근혜가 다 비슷비슷해보일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그 셋은 다 다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위는 좌파 시위가 아니라 좌파들이 구분짓지 못하는 차이, 그 작은 차이를 위한 시위라고 생각합니다.
답글삭제단적으로 말하건데 이명박과 노무현의 차이를 무화하고 그 둘에 대해 양비론을 펴는 사람들은 이 시위의 본질을 이해하지조차 못한 것입니다. 예를들면 세대 차이를 들 수 있겠죠. 계급적으로 이명박과 노무현이 차이가 없다고 해서 다른 면에서도 역시 둘이 똑같은 건 아니라는 거죠.
물론 저는 노무현을 옹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이 시위가 사실은 님도 잘 아시다시피 '현재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수는 이명박 정부가 최소한의 정치적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광장에 서지도 않았을 사람들'의 시위라는 겁니다. 즉 다시 말하자면 최소한의 정치적 감각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가 제가 말하는 작은 차이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지요.
저는 그걸 안타까운 일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작은 차이가 대부분의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겐 거리로 나올만한 충분하고도 남을 이유가 되기 때문이죠. 계급은 나올만한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것에 대해 안타까워할 사람은 오직 좌파 뿐이겠죠. '우리'가 아니라요.
익명 - 비정규직이 노동3권을 보장받고 시간당 2500원밖에 못 받는 청소년과 노동자들이 제값의 임금을 받는 게 왜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 "그들(소위 좌빨)"의 목표가 돼야만 하는 지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는 무관심한 분이 이명박과는 달리 박근혜와 노무현이 가진 미묘한 차이점을 위해 거리로 나서셨다니(한편으론 시위의 구호 중에 그러한 "증거"가 있었는지 의문입니다만), 댓글의 논리에 따르면 결국 "좌빨"에 불과한 저로서는 그 델리킷한 사고체계를 이해할 길이 없습니다.
답글삭제주인장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더불어 재밌는 댓글도 보게 되니 일석이조.
좌파가 그걸 목표로 하는 건 맞고 시위에 그런 목표가 없는 것도 맞습니다. 뭐가 이해가 불가능이라는 것인지요.
답글삭제작은 차이라고 했지만 사실 그건 좌파적 관점에서나 그런 것이고 이명박과 노무현의 차이는 상당히 큽니다.(계급적 관점에서만 별로 차이가 없는 거죠. 그러니 항상 계급적 관점으로만 모든 걸 바라보는 좌파들은 그 차이를 포착할 수 없는 거구요.)
양비론의 문제는 더 나쁜 놈과 덜 나쁜 놈의 차이를 무화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럼 김규항처럼 근본적으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에 반대하지 않는한 누가 되든 소용없다 식이 되버리는 거죠. 이글도 결국 그런 논조로 나가고 있구요. 일종의 좌파 근본주의랄까요.
결국 진보신당이 정권을 먹어야 우리가 승리하는 거다 라는 거죠. 근데 그럴려면 시위대 뿐 아니라 그밖에 수많은 국민들이 진보신당 지지자여야 합니다. 그게 지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민노당이 차라리 지지율이 높죠.) 그러니 촛불시위하는 사람들이 탐나는 거죠. 슬쩍 구호만 바꿔도 진보신당이 당선되는 게 승리의 조건인 시위로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이게 무임승차 기회주의가 아니면 뭡니까.
사람들은 노무현은 참았지만 이명박은 못 참았습니다. 그것부터 이미 큰 차이죠. 이명박은 못 참게 만드니까요. 단순히 욕만 하고 넘어가지 못하게, 행동을 하도록 만드니까요.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도록 만드니까요. 그래서 끌어내리려고 하는 겁니다. 시위 나가보시면 아시겠지만 말입니다.
답글삭제근데 이명박이 노무현이나 박근혜와 다를게 없다는 좌파의 말을 들으면 답답하다는 거죠. 참을 수 있는 것과 참을 수 없는 것의 차이를 무화시켜버리니까요. 독재 정권에 대한 투쟁이 아니라고 하시는데 그걸 누가 맘대로 정합니까. 시위 나가보면 독재 타도라는 구호가 엄연히 외쳐지고 있습니다.
좌파가 좌파 나름대로 자기들 관심사에 대해 투쟁하는걸 뭐라고 하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 촛불시위는 좌파적이지 않고 그런 구호는 없습니다. 근데 우리는 독재 타도를 하는게 아니고 이명박이 물러나도 이긴게 아니고 삼성 노조를 만들어야 진짜 이긴거다 이런 말에 있어서 우리라는 단어가 참 오용되고 있다는 거죠. 여기서 우리는 실제로는 좌파들인데 글에서는 촛불시위를 하는 사람들로 나와 있으니까요.
승리라는 것이 바램이 이루어진다는 거라고 했을때 지금 이글에서 승리의 조건으로 열거한 것은 좌파들의 바램입니다. 시위대의 바램이 아니라요. 시위대의 바램은 이명박을 끌어내리는 겁니다. 이건 시위를 가보신 분은 누구나 동감하실 겁니다. 근데 누구 맘대로 시위대의 바램을 바꿔서 승리의 조건을 바꾸는 겁니까. 그것도 좌파들만의 바램으로 말이죠. 좌파들이 승리해야 우리가 승리하는 것이다? 그 말은 그전에 우리가 이미 좌파여야 가능한 말인 것입니다.
아니면 정말 우리는 우리자신의 승리조차 모르고 있고 좌파들이 그걸 더 잘 알고 있어서 우리의 승리를 맘대로 정해주시는 건가요? 근데 누구 맘대로 정하는 겁니까. 적어도 승리가 바램의 성취라고 한다면 말이죠. 촛불시위 하는 사람들의 바램이 이루어지는게 승리라면 말이죠.
익명/ 제가 내놓은 것 외에 다른 각도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와줘야 이 시국이 의미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무현/유시민에 대한 추억에 젖어있는 사람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드골이 한 말처럼, 그들도 '한국'이니까요. 집회가 몇 고비를 넘기고 있는 지금부터라도, 그런 종류의 것과 다른 의견들이 인터넷에서부터 퍼져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삭제Eugenie/ 앗 너도 그걸 봤구나. 민망해라. 특히 '사내'라는 옛스러운 어휘가 참 쑥스럽더군.
이 글을 있는 그대로 기고하는 것보다는, 여기서 출발하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재 변화하는 집회의 현황 등을 담아서 다른 글을 기고하는 게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 오늘도 갔다 왔는데, 정말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서 매 순간을 보고 생각을 다시 바꿔야 할 정도야.
Azure/ 위에 다른 익명분께 대답한 리플에서 말한 것처럼, 저는 노무현/유시민에 대한 향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도외시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득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저런 주장을 펴는 이들과 대화하는 가운데 좌파정당의 지지자들은 자신의 사고를 다듬을 수 있기도 하겠고요. 좌파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소수입니다. 그러니 냉소보다는 열정을 갖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이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익명/ 길고 복잡한 질문을 남기셨지만, 간단히 대답하도록 하겠습니다. 방금 새문안교회 뒷골목에서 부대끼다 돌아온 터라 피곤하군요.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노무현이, "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다"며 삼성을 향해 백기를 내걸었던 그때, 당신은 행복했습니까?
다시 묻겠습니다.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되던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은, 지금 광화문에서처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권력이 시장에 넘어갔다고 선언했습니다. 국민이 그에게 국민들의 권력을 맡겼는데, 대통령은 그것을 시장에 넘겨버렸습니다. 기억해보세요. 그때 당신은, 행복했습니까?
노무현이 대통령이던 때는, CEO들의 눈치를 보는 사람이 대통령의 자리에 앉아있었던 겁니다. 그 뒤를 이어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전직 CEO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새삼스럽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주식회사가 아니다'라는 말을 외칩니다. 노무현은, 대한민국이 주식회사의 이익 앞에 굴복했다고 항복 선언을 한, 패배한 대통령일 뿐입니다.
진보신당의 당선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노래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되기를 바라는 겁니다. 시장을 위한 대기업 총수를 위한 나라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국민의 나라가 되게 하자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재벌에 대한 견제입니다. 그것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익명으로 리플을 다신 당신이 싫어하는 '좌파'들입니다. 저는 한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좌파들이 제 몫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이보다 더 자세한 설명은 다른 글을 통해 하겠습니다.
정부의 실정은 비판하지만 그 똑같은 실정에 반발하는 대중에 대해서는 일정한 거리를 두겠다는 이야기이군요.
답글삭제대중의 반발은 우연히, 정확치 못한 이유로 이루어진 것이고요.
노정태님이 성취하고자하는 바는 장하지만 그것이 이러한 대중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대중의 반발이 그 표피는 어떻게 드러나더라도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어떤 근본적인 이유 때문은 아닐까라는 의문은 가져보셨나요?
대중의 반발이 근본적이 않다고 생각하기에 이명박이 상실한 권력을 박근혜가 주을 것이라고 우려하는군요.
글쎄요? 박근혜는 주은 권력을 과연 간직할 수 있을까요?
현사태가 보여주는 것은 범진보진영도 보수진영도 대한민국을 통치할 역량이 없으며, 대한민국 자체가 통치불능의 상태라는 것은 아닐까요?
기존 정당들의 정치적 지향과 구조가 대중의 욕구와 불만을 전혀 매개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중의 정치적 불만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은 아닐까요?
현 상황에서 민심을 수습하고 사태를 해결할 인물이나 정파가 과연 존재할까요?
대중의 불만이 매개되고 수습되지 않을 때, 그 다음에 오는 것은 무엇일까요?
한국의 좌파들이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고, 결국은 기다림에 지쳐, 기다리기마저도 포기한 그 것이 오고 있는 지도 모른데, 이제는 마주쳐도 더 이상 알아보지도 못하는군요.
함석헌씨는 해방이 도둑처럼 몰래 찾아왔다고 했던가요?
한국은 지금 혁명 1초전인지도 모릅니다.
인형사/ 혁명을 고대하시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닙니다. 하지만 대중들은 노무현의 통치는 받아들인 반면 이명박에게는 반발하고 있죠. 이건 노무현이 유달리 유능해서가 아니라, 이명박이 특출나게 무능하면서도 대통령 자리를 꿰찬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어찌어찌 혁명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대항마로 어떤 정치인이 부상하고 사태가 흐지부지 해결될 가능성 또한 도외시할 수 없죠. 그리고 그것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답글삭제집회 현장에 나와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참여자들은 '혁명'을 바라는 게 아니에요. 그저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어느 정도 능력 있는 '정부'를 원하는 것뿐이죠. 제가 제기하는 문제는 그 기준치가 대단히 낮다는 겁니다. 고작 노무현에 대한 향수로 달래질 수 있는 '유능한 정부'에 대한 욕망은 더욱 안 좋은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상입니다.
그런데 이명박보다 더욱 안좋은 결과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노무현에 대한 향수 역시 그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답글삭제이명박은 국민들에게 이명박보다 더 안좋은 결과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고 있어요. 그래서 이 시위가 절대 져서는 안되는 시위가 되는 거죠.
한마디로 이명박은 최악입니다. 더 안좋을 수는 없어요. 이명박에 비하면 노무현은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최악이라는 것은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혹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피해야할 무엇입니다. 절대 져서는 안되는 무엇인 거죠.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떤 다른 정치인이 대신해도 이명박보다는 항상 '긍정적'일 것이고 이명박이 지금 그대로 있는 것보다 '더욱 안좋은 결과'를 낳을 가능성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해야 하고, 양극화를 완화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착취의 고리를 깨야 한다.]
답글삭제[광장으로 뛰쳐나가 이명박을 몰아내고 노무현을 재옹립하는 것은 이 시점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차피 노무현도 삼성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일개 정치인일 뿐이다.]
[승리의 조건은 삼성 노동조합이다.]
삼성노조가 양극화 해소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하여 좀더 설명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대기업노조 = 귀족노조 라는 생각도 들고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비단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 현재 촛불시위에 있어서 소수 정치인 중에서도 분명 제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 등등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합니다.
답글삭제그리고 광화문에 직접 자리하신다는 글 마무리가 참 사람 부끄럽게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로서는 좀 받아들이기 힘든, 혹은 제가 이해 부족으로 잘못 받아들이고 있는 부분이 있는 듯하여 도움을 청합니다.
지금 촛불시위의 구성원 다수인 국민들이 더 넓고 깊은 정치적 안목을 가지고 사태에 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비판'을 하고 계신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시위가 이전까지의 시위와 형태를 달리 하고 있고, 바로 그 점에서 지속성과 감히 말하자면 '생명력'이란 것을 갖게 되었다는 의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예를 들어 우석훈씨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죠. 허지웅씨 경우에도 그러한 듯)
서로 통합되지 않고 결속되지 않는 여러 개인 각각의 이해와 가치가 아직까지도 서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이 시위가 자체 내에서 새로운 반성과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지속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 그들에게 반성을 촉구하는 것은 반대로 그들 내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변화를 강제해서 억누르는 역효과를 불러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노정태님께서 직접 그 속의 한 개인으로 참여하고 계시다는 점에서 저로서는 감히 뭐라 말참견을 할 입장은 아니겠습니다. 그렇지만 그 전첼를 두고 바깥의 개인으로서 이러한 이야기를 쓰셨다면 궁금함만으로라도 이런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가장 긍정적인 의미에서 지금의 시위대가 기존과 다른 하나의 유기체라면, 그들의 생리를 외부에서 재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까요?
-蟲-
P.S http://blog.naver.com/aninsect 제 블로그 주소입니다. 정체를 밝히지 않고 글을 올리기 저어스러워 남겨둡니다^^;
잘 읽었습니다.
답글삭제저같이 정치에 무지한 사람을 위해서 계속 좋은 글 써주시기 바랍니다.
위의 '길고 복잡한 질문'을 남기신 분.
답글삭제어투와 논조로 미루어보아 혹시,
니체병과 중2병의 합병증 증상을 보이시는 '블로깅질 철학계'의 달빠 지니님이 아니신지요?
익명/ 대통령으로서 이명박보다 더욱나쁜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보다 더욱 나쁜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정치는 대통령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요.
답글삭제질문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요. 그것은 별도의 글을 통해 다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EOK CHEOL/ 양극화 해소와 삼성 노동조합 설립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 관계는, 지적하신 바대로 희박합니다. 하지만 양자는 모두 '경제적 민주화'의 두 가지 발전 양태입니다.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과, 일부 재벌기업의 정규직들이 노동조합을 구성하고 있지 못하는 것은, 개별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심각성을 지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노조가 귀족노조라는 비판을 받아온 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강력한 협상력을 사회적 의제를 논하는 데 할애하지 않고 오직 개별 조합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사회적인 의제에 민주노총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시점에서, '귀족노조'라는 수사법은 현실을 그다지 반영하지 못하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버러지/ 이 글은 촛불시위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촛불시위를 둘러싼 인터넷 공간의 담론에 대한 것에 더욱 가깝습니다.
저 또한 우석훈 박사처럼 촛불시위가 나름의 생명력과 창발성을 지닌 채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그 공간에서 구호의 형태로 표출되는 담론이, 지난 10년간 극심화된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문제에 다소 무관심하지 않나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관련된 구호를 피켓으로 만들어 시위 현장에 들고 나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온라인에서 토론을 통해, 사람들에게 지금의 혁명적 열기를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가자고 설득하고 있는 중이고요.
블로그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분이시라면 가급적 오늘 저녁에라도 광화문에 나와보시는 게 어떨까요? 글만 보는 것과 직접 그 자리에 서보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경험입니다. 아무쪼록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ang/ 잘 읽어주셨다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sang님께도 시위에 대한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익명/ 저 위에서 익명으로 리플을 남기신 분의 정체를 탐색하는 일은 그리 큰 실익이 없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그 분의 논거에서 빠진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를 할 계획입니다.
익명님 저를 논조와 어투만으로 알아봐주시니 영광이네요. 근데 저는 님이 누군지 못 알아보겠으니 용서해주시길. 그건 그렇고 니체가 병 취급받는 건 또 처음보네요.-_-
답글삭제중2라는 말에 대해서는 젊게 봐주시니 기분은 좋지만 전 달빠는 아닙니다; 페이트를 플레이해본적도 없고 공의 경계는 읽지도 않았구요. 라이트노블을 좋아하긴 하지만요.
오해를 하셨군요. 저는 전혀 혁명을 고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막을 수 있으면 막기를 원합니다.
답글삭제당연히 시위에 참여한는 사람들은 혁명을 원하지 않고, 그것에 대한 의식 조차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혁명은 그렇게 아무도 원하지 않을 때 오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에서 모든 정치세력이 마비되고, 그 상태에서 공권력의 붕괴가 오면 그것이 바로 혁명의 시작입니다.
이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전혀 인정치 않습니까?
모두가 불행해질 것입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이명박이란 우연에 의해 요행히 일어난 것이고, 일단 일정한 기회의 창이 열리겠지만 금방 닫칠 수도 있으므로, 그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자는 것이 님의 의견인 것 같군요.
저는 노무현씨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한 것이 없는데 노무현 향수를 언급한 이유를 모르겠군요.
그리고 현 시위대는 과장된 공포에 수준이 낮은 요구밖에 하지 못하는 존재들이고요.
현실에 대한 비관, 대중에 대한 불신, 요행에 대한 기대가 두드러진 글을 쓰신 것이 아닌가요?
상황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대처할 수 있는 인식이나 태도는 아닌 것 같군요.
덧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답글삭제확실히 해결이 시급하고 고질적인 다른 여러 문제들에 대해 이 좋은 기회에 제대로 담론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얼마나 기대를 걸어야 할지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다만 노정태님처럼 현장에서, 또 온라인에서 고민을 확장시켜나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인 전망도 놓을 수 없겠지요.
시덥잖은 블로그 들러주셨다니 고맙습니다^^; 말씀대로, 저도 한 번 제 눈으로 확인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 중입니다. 혹시나 또 폭력사태로 번진다면 그 때에는 미련없이 광화문으로 향하게 될 듯하네요.
-蟲-
어떤 피켓이 받아들여지는지가 일단 어떤 사람들이 무엇을 승리로 간주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성 싶습니다. 대다수는 상당히 뉴트럴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나눔문화'의 것이고, 다함께는 주먹이 뜯겨나가는 수모를 저번주부터 겪고 있는 모양이고.. 이번 주말에 이제 노조 제작 피켓(철도노조: '미친소 수입 저지! 공기업 민영화 반대!' 정도를 직접 해당 부스에서 받아온 바 있습니다)이 등장하기 시작한 듯 합니다. 노조 피켓이 어떻게 대접받았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네요.
답글삭제한미FTA협상과 한미FTA 비준협상... 이게 구분 안되시나요?
답글삭제쓰신 글 보고 찾아왔는데, 중간중간 얼버무리는 것도 그렇고 논리가 너무 당황스럽네요.
익명/ 나누시는 논의가 지나치게 세밀해진 것 같습니다. 이 글의 논지와 부합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두 분이 따로 하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답글삭제인형사/ '가능성'이라는 넓은 단어를 쓴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인형사님께서 말씀하시는 '혁명'적인 상황이 도래했을 경우, 그것은 그야말로 "공권력의 붕괴"를 수반하는 현상이 될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혁명'을 대체 어떻게 대비합니까? 인형사님이 말씀하시는 '혁명'적 상황에서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정치의 룰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럴 경우 현 시점에서 예측하는 등의 행위는 무의미한 것이 되죠. 저는 제 글이 구체적인 맥락에서 작동하는 그 무언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인형사님이 말씀하시는 그런 '혁명'은 애초에 논의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입장이 상당히 능동적이라고 봅니다. 이상입니다.
버러지/ 폭력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경찰은 철저하게 무대응 전략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위 현장에 시위를 '보러'나오시지 말고, 버러지님이 표현하고자 하는 구호를 외치러 나와주세요.
만적/ 좋은 지적입니다. 저 또한 보건노조 등 몇몇 노동조합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데, 그들에게 '시민'들이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우리에게는 더 많은 언어가 필요합니다.
익명/ 제 블로그 코멘트에는 글자수 제한 기능이 없습니다. 한미 FTA 협상과 한미 FTA 비준협상의 차이, 그 외 제 글의 당황스러운 논리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해주실만한 여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코멘트는 열려 있습니다.
혁명에 대한 부분은 대답 안해주셔도 됩니다. 제가 진짜 듣고 싶은 대답은 그 나머지 부분인데 별로 대답해주시지 않았군요.
답글삭제지금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의 불만은 괴담에 의한 편견과 이명박이란 우연의 소산으로 보면서 거리를 둘 때, 과연 님이 주장하시는 바를 성취할 수 있는 동력을 어디서 찾으시렵니까?
님이 말하는 경제적 민주화는 그런 현실과 괴리된 당위적 명제이며 어리석운 대중에 대한 질타밖에는 되지 않는 것 아닙니까?
이번 사태에서 진보적 식자층에서 쉽게 발견되는 대중의 자발성에 대한 불신과 경계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듭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요?
그리고 저는 이미 기존의 정치적 룰이 변하며 해체되고 있다고 보는데, 노정태님은 그렇게 보지 않으시는 모양이지요.
이해를 잘 못 하시는군요. 저는 대중들의 동력 자체에 대해 낮은 평가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이 향하는 방향이 '쇠고기가 불안하다', '이명박이 싫다' 수준에서 멈추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거죠. 그래서 현재 이 강렬한 대중적 불만과 에너지를, 경제적 민주화를 진전시키는 방향으로 진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거고요.
답글삭제제가 정말 대중들의 자발성을 불신하고 경계한다면, 그 대중들 속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을 이유도 없습니다. 인형사님께서 생각하시는 '현실'은 제가 매일 광화문에서 보는 그 현실과 상당히 다른 것 같군요.
익명님이 남긴 코멘트에 동감하는데, 좌파는 '차이'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회과학 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성향이긴 하지만, 특히 한국의 좌파에서 크게 두드러진다고 봅니다. 노무현과 이명박의 차이에 대해 제 블로그에서도 한 번 논쟁이 붙은 적이 있습니다만, 좌파는 노무현과 이명박의 차이를 실개천으로, 노무현과 노회찬의 차이를 강으로 이야기하더군요.
답글삭제불행하게도, 좌파가 정권을 잡고 정부의 업무를 파악하는 순간, 그 '강'은 아마도 똑같이 실개천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똑똑한 좌파가 집권한다면 말이죠. 물론 순수주의에 불타는 좌파가 집권한다면 기존 관료,시스템,외교 등을 싸그리 무시하고 자기 식대로 가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정부는 아마도 이명박과 마찬가지로 한 달을 가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그런 좌파일수록 집권의 가능성은 없구요.
네, 저는 관료입니다. 젊고, 상당히 진보적인 관료이죠. 상당 부분 지금의 관료들이 보이는 보수성에 실망과 좌절을 겪다가도 그들이 보여주는 그 보수성이 결코 '무조건적인 보수이념'이 아닌 진지한 현실적 조건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선택이라는 사실만은 어쩔 수 없이 이해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관료들은 노무현이 집권했을 때 정말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가 선거 중, 혹은 그 전에 보여준 태도를 보면 현실적인 여건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고 우리에게 무리한 이념적인 요구를 할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는 생각보다 훨씬 더 신중했고, 훨씬 더 현실적이었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을 신중하게 내렸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시스템이 있었구요. 그는 자신의 자의적인 결정을 결코 스스로에게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명박에게 가장 빨리 등을 돌린 계층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공무원입니다. 인수위 시절, 늦어도 집권 후 한 달이 지나기 전 공무원들은 전부 그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들볶고 짤라서? 그것도 조금은 있겠죠. 그러나 그것 뿐이라고 생각하면 한국의 관료집단에 대한 과도한 모독입니다. 한국의 관료들,그렇게 무개념 아닙니다. 우리가 그에게 등을 돌린 것은 이념적 보수/진보를 떠나 그와 그의 추종자가 보여준 정치, 행정이 너무나 후졌고 시대착오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과 극명하게 되조되는, 시스템 따위와는 담을 쌓은 상명하달식 마구잡이 지시, 관료집단을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말 그대로의 무능집단으로 만들어버린 그에게 실망했던 것이죠.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그의 실체를 국민들보다 훨씬 먼저 알았습니다. 그가 대운하를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우리가 이렇게 항의해도 듣지 않고 자신의 프레임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밀어붙일 거라는 것도 말입니다.
정부 내에서 인사이더가 되어 직접 참여하면 외부에서 비판적이었던 사람도 대체로 돌아섭니다. 거기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우려하듯이 내부적인 논리에 포섭되어 외부에서 봤을 때의 신선한 시각, 혹은 비판적 시각을 잃어버릴 위험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외부에서 볼 수없는 미시적인 내부의 섬세한 차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이유를 이해하게 되고, 외부에서의 비판이 과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탓도 있는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 노무현 정부에 대해 내부에서 지켜본 바로는 후자에 훨씬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일반적인 관료들과 달리 끊임없이 비판적인 견해를 유지하려고 애썼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저 역시 그의 정치적 스탠스-대연정 같은-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았습니다만, 적어도 행정가로서의 노무현은 좌파에서 비난하듯이 그렇게 철저하게 변절한, 혹은 관료에게 포섭되어버린, 그래서 이명박이나 똑같은 사람은 아니었다고 평가합니다. 그것은 지금 대중들이 입증하고 있다고 보이구요.
노무현 향수를 박정희 향수와 마찬가지로 그저 반동복고로만 판단하고, 계속 노무현과 이명박은 동일하다는 견지를 고집한다면, 좌파는 결국 "대중은 계몽과 설득의 대상일 뿐 귀기울일 대상은 아니"라는 이명박과 똑같이 외면의 대상이 될 뿐일 것입니다. 노무현 향수는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될 것이 아니고, 그와 이명박 사이의 차이는 실개천이 아닌 강입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해도 밖에서 보시는 분들은 결코 이해를 못하겠죠?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드리면, 설사 강기갑 의원이 농림부 장관으로 들어오더라도 한 달만 지나면 분명히 농민들의 반발을 살 정책을 일부라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들은 그걸 변절이라고 하겠지만, 저는 그것이 관료로써 국민들에게 책임을 제대로 지는 관료라면 당연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그리고 세상을 운영하는 행정은 바깥에서 보시는 것처럼 그렇게 쉽고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명박 역시 당신들과 마찬가지로 쉽고 간단하다고 본 것 같습니다.)
참고삼아, 좌파가 혐오하는 유시민씨 인터뷰라 제대로 받아들이실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관료에 대한 태도, 행정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노무현과 이명박의 차이라는 부분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답글삭제특히 이 부분 :
"대통령 자신이 메시아가 아니라는 사실, 자신보다는 정부 공무원들이 아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유시민이나 노무현이 독선이니 뭐니 해도, 그들은 이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좌파가 집권해도 행정에대해서는 지금 이명박과 똑같이 할 것 같다는 거죠.
http://h21.hani.co.kr/section-021003000/2008/06/021003000200806050713053.html
phlip씨의 말에 어느정도 동감합니다. 신자유주의와 양극화를 주도했다는 점에서는 노무현과 이명박은 같을지 몰라도, 세세한 부분이 대중과의 관계에서는 노무현이 훨씬 낫겠죠.
답글삭제어찌됬건 이번 촛불시위를 통해서 진보신당이 더 큰 견제 세력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두 가지 지점에 대해 우선 근본적인 동의를 표합니다. 첫째, 참여정부의 의사소통 방식이 그 전에 비해, 어떤 의미에서건 상당히 민주적이었다는 것. 물론 이것은 "그 전에 비해"라는 전제조건 하에 성립하는 말입니다. 본문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한미 FTA의 추친 등에서는 철저하게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반론이 묵살당했으니까요. 공무원 사회의 의사소통 방식에 큰 진전이 있었다는 것은 진보진영의 사람들도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부분입니다. 둘째, 실제 행정 과정을 통과하고 나면 좌파들의 '이념'이 애초의 구호와 상당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 강기갑 의원이 농림부 장관을 맡으면, 당연히 큰 비판을 받게 될 겁니다. 그가 말하는 이상적인 농업 정책을 추진할만한 여건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타 부서의 협조 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 없고요.
답글삭제하지만 노무현 향수가 상당히 복고적이라는 분석은 위에서 제가 동의한 두 가지 지점과는 별개의 사안입니다. 참여정부 당시 공무원 사회의 의사소통 구조가 많이 민주화되었습니다. 그래서 낳은 결과가 뭡니까?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었고, '버블 세븐'을 중심으로 한 주택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으며, 전체 경제 인구 중 비정규직 고용자들의 비중은 점점 늘어났지만 그들을 감당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더욱 턱없이 줄어들었습니다.
저는 노무현이 대통령이던 당시 이루었던 '상류 계층' 사이에서의 개혁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쪽에서 그런 일이 있었거나 말거나, 저소득층의 삶은 더욱 나빠지고 있었다는 거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노무현과 유시민을 필두로 하는 몇몇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야당의 기능을 하고 있었던 구 민주당을 박살내는 바람에 현재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적 수단은 거의 동이 난 상태입니다. 이것은 노무현/유시민의 무리한 '정치 행위'가 낳은 결과죠.
진보진영의 행정 역량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phlip님의 지적을 저는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 주장으로부터 참여정부의 행정이 최선의 것이었다는 논증이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특히 참여정부는 탄핵 열풍을 타고 국회 의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죠. 그런데 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않았습니까? 왜 집시법을 개정하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실력의 문제이기 이전에 의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진보진영에서는 '개혁'을 표방하는 이들에게, 진지하게 사회 변화를 추동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고 봅니다.
공무원 사회에서 이명박에 대한 반발이 크다는 것을 저 또한 친구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직 그것만을 이유로 노무현 정권의 업적을 칭송하고 과오를 덮어주기에는, 2002년에서 2007년까지 한국 사회가 겪어온 진통이 너무도 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지점에서 '개혁'을 지지하시는 분들과 진보진영에 선 사람들은 화해하기 힘든 평행선을 긋고 있죠. 아무튼, 좋은 논점을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어/ 노무현이 탁월한 대중 설득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가 염두에 두고 있던 '국민'은 대체로 서울에 사는 중산층 이상의 주택 보유자였죠. '국민'이 아닌 자들, 가령 부안에서 생존권을 위해 시위를 하던 농민들에게 노무현 정권은...
저 또한 이번 사태를 통해 진보신당이 한 걸음 더욱 성숙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저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 물어님의 지지가 진보신당에 작지만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그러나 고언을 한 마디 남겨드리자면,
답글삭제죄송한 말씀입니다만, 노정태님의 평소의 일반적인 식견에 대해서는 나이와 관계없이 감탄하고 존경합니다만, 역시 전문적인 영역에 들어서면 한계가 있구나라는 것을 댓글에서 느낍니다.왜냐하면, 노정태님은 제 글에 대한 답글에서 행정과 정치를 전혀 구분하지 못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공무원이 하는 분야는 행정입니다. 물론 행정의 상당부분이 정치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습니다만, 공무원이 하는 것은 대부분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지 국가의 기본 틀을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 필요로 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대의를 반영하는 임명직 공무원-대통령, 총리,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의지입니다.
그래서 일반 공무원에게는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부과됩니다. 저희같은 관료에게 요구되는 것은 가능한 한 국가를 제대로 돌아가도록 운영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관료들은 필연적으로 보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말씀하신 국보법등은 '행정'의 영역과는 전혀 무관한 것입니다. 제가 좌파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은 정치적으로는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을 지라도, 행정, 정부운영, 국가살림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노정태님이 그러하듯이) 그리 큰 관심을 갖지 않거나 무리하게 정치적 영역에 종속시키려 할 것 같다는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지금 이명박이 두고 있는 패착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의 행정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면 그래도 제정신이 박힌 이들이라면 자신들이 갖고 있던 정치적 이상, 신념이 현실에서 작동할 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물론 관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일 때 말이지요.
관료들이 만평에서 그려지듯 바보일까요? 천만에요.이들은 오히려 좌파이건, 우파이건 그 모든 것들을 이미 대안으로 검토해 각각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파악해놓은 뒤입니다. 유시민이 말하듯 한국의 관료는 어떠한 문제이건 대부분 정치인들보다 훨씬 더 사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의원들이 개선책을 내놓으라며 호통칠 때 관료들은 대부분 뒤에서 웃고 있습니다. 왜냐면 그들이 말하는 문제점이나 그 대책따위는 이미 검토해서안되는 이유들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밖에서 보기엔 노무현처럼 그 한계를 분명히 깨닫고 신중하게 움직이거나, 혹은 밖에서 보는 기대와 반대로 움직이는 이들은 개량주의자, 더 심하게는 변절자라고 욕을 먹겠지요. 그러나 저는 그의 선택이 불가피했던 부분이 크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노정태님이 드신 신자유주의, 비정규직 이야기에 대해서 분명히 행정집단이 내놓은 대안이 지금의 것일 것입니다. (저는 그쪽에서 일하지 않아 사실엽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만) 노정태님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노무현정부는 나름대로 비정규직이나 경제양극화에 대해 행정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개선책들을 상당히 많이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행정력의 한계는 명확하고, 그 이상의 획기적인 정책은 분명히 경제운영상 심각한 부작용, 더 크게는 강력한 힘을 가진 재벌과 같은 권력집단에 의해 오히려 더 악용될 거라는 현실적 고려가 그 정도를 하게 만든 것이지요.
노무현에게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바럤습니다. 그런데 그는 원칙대로 자신이 동원해서는 안되는 권력수단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행정적인 국가운영에 일부의 개혁을 덧붙이는 것이 한계였죠. "권력이 시장에게 넘어갔다."는 노무현의 말을 노정태님은 항복, 투항선언으로 봅니다만, 그 말은 현실에 대한 그의 한탄, 내지는 정확한 현실인식의 표현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리고 이명박이 착각한 부분이 이것이고, 국민들이 착각한 부분도 이것입니다. 그들 모두는 대통령이 노무현같이 지지부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명박은 그래서 터무니없는 무리수를 뒀고, 사람들은 경제를 살리지 못하는 그에게 등을 돌립니다. 저는 이미 이명박의 선거운동 당시 그가 망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환상으로 집권했고, 불행하게도 자신도 그 환상을 진짜로 알고 오히려 부추켰습니다. 지금도 "빨리 이거 가라앉으면 경제 살린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죠.
행정의 영역을 가볍게 보지 마십시오. 노정태님과 같은 미래의 좌파 인텔리겐차들에게 진심으로 충고하는 부분은 정말로 국가를 제대로 바꾸고 싶다면 거대담론에만 매달리지 말고 실제로 정부가 어떻게 작동하는가 하는 미시적인 국가운영의 매커니즘을 공부하시라는 것입니다. (우석훈씨가 이런 부분을 경험해봐서 잘 알지요. 저는 가능한 기회가 되면 그처럼 좌파 분들이 정부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기를 적극 권장합니다)
위 코멘트가 급하게 쓰느라 일부 표현이 엄정하지 못했는데,(관료는 이게 병폐입니다. 완벽주의...) 제 블로그에 조금 표현을 수정해서다시 올렸습니다. 여기선 수정이 안되는 듯 싶어서요. 그 의견을 제 최종의견으로 봐 주시길.
답글삭제블로그에 올리신 글과 여기 남긴 코멘트를 비교해서 읽었습니다. phlip님은 '정치적 방향 제시'와 '안정적인 정국 운영'이라는 선출직 공무원의 두 가지 과제 중 후자에 방점을 두시는 것 같습니다. 그거야 어떤 면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저는 그 반대로 전자에 더 집중하는 입장입니다. 노무현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대중적인 호소력을 상당히 공허하게 날려버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답글삭제행정이 예술이듯이 정치 또한 예술입니다. 제가 노무현을 평가하면서 정치와 행정을 분리해서 말하지 않는 이유도 그것입니다. 행정적인 입장에서 볼 때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라 하더라도, 정치적인 능력 발휘를 통해 국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면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령 네덜란드의 경우 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저는 최근 도시와 석유 등에 관한 자료들을 찾아보고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만, 자동차의 사용량을 대폭 줄이고 그것을 자전거로 대체하는 대변혁을 이룩해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행정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불가능'한 일이죠. 사람들이 현재 살아가는 방식을 존중하고 그것이 원활하게 작동하게끔 하는 것이 행정의 일이니까요. 하지만 정치가는 때로 사람들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노무현에게 기대했던 것도 그것입니다. 단지 기대의 강도가 수직선상에서 높다 낮다 하는 차원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해결될 수 없었던 문제를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의사를 집결시켜서 돌파해주기를 바랬던 거죠. 하지만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바와 같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정치적 기회를 고작 영남에서 국회의원 의석 몇 석 가져오는 것으로 착각했으니까요.
저는 결코 행정의 영역을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실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심이 지나치다는 비판 혹은 비아냥을 듣기도 합니다. 저 또한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의견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행정부의 수반이라는 점을 놓고 대통령 노무현을 옹호하는 phlip님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아닙니다. 다만 더 많은 수의, 공무원이 아닌 국민들은, 정치가 노무현이 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바라고 있었다는 거죠. 그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잘 탔다고 phlip님은 생각하시지만, 진보진영의 평가는 다소 박하게 내려진 거고요. 이상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시점이 지나서 예측이 엇나간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유효한 글입니다. 답답했던 부분들을 속시원히 긁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출처 단단히 밝히고 제 이글루스 블로그에 담아갈게요. 노정태님의 의견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답글삭제매 순간 계속 정국이 급변해서, '예측'은 사실상 그리 큰 의미가 없습니다. 꾸준히 현장의 목소리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그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민주노총이 미국산 쇠고기의 출하를 막고 있고, 총파업 개시를 선언하였으며 순차적으로 실제 파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더욱 어떤 방향으로 이 일이 진행될지 알 수 없지만, 노동계급과 중산층의 분열이 치유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답글삭제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또한 다른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으니, 자주 오셔서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시민'들의 정서는 아직 노회찬이나 심상정을 대통령 자리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다."
답글삭제이 문장에서 '성숙'이라는 단어는 잘못 선택된 게 아닌가요? 저는 오히려 시민들의 눈높이에 비해 그들의 역량(실력+이미지)이 못 미친다고 판단했거든요.
쉬운 말로 하면, 시민들은 참여정부 때 이미 심상정과 노회찬이 국민들보다 당(+당원)을 더 중시한다는 걸 알아챘다는 얘깁니다.
정당의 본령을 배반하는 일이 될지 몰라도, 실익을 추구하는 견지에서, 지금 진보신당이 목표로 삼아야 하는 바는 의석수 확보와 정권 창출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옆집 아줌마 = 한나라당, 우리 교회 교우 = 한나라당, 이런 느낌이 진보신당에 대해서도 느껴지기 전까지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