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에 따르면, 어떤 헛간에서 한 무리의 농부들을 향해 연설하면서, 오바마는 일본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아무리 높은 수준의 고기를 수출하려 한다 해도 일본에서 수입하지 않는 바와 같이, 자유무역으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가 잠식될 가능성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광우병 정국을 통해 모든 한국인이 알게 된 사실이 있으니, 일본은 20개월 미만의 뼈없는 살코기를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수입 제제 처분으로 인해 미국산 쇠고기의 값이 비싸진 덕에, 호주산 쇠고기가 시장에서 더욱 잘 팔리게 되었다는 것이다(물론 호주산이 더 비싸긴 하다). "미국산 쇠고기가 사라지자, 그 자리를 호주산 쇠고기가 채웠다"고 일본 통상부의 육류 통상 담당자 시로우 이누카이는 말한다. 게다가 일본 내에서 수요가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량이 예전, 즉 2003년에 비해 신통치 않다는 것이 WSJ의 기사 내용이다.
문제는 오바마가 지독한 보호무역주의자, 혹은 포퓰리스트라는 데 있다. '외국과 무역을 터서 좋을 것 없다'는 사례 중 하나로 한국과 미국의 자동차 교역을 짚어낸 것만 봐도 그렇다. 원문을 인용해보자. "Obama also cited the small number of American cars sold in Korea versus the booming sales of Korean models in America." 한국에서는 미국차가 많이 안 팔리는데, 미국에서는 한국차가 판을 친다, 이 말은 문자 그대로 한미 FTA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이라 하겠다. 미국에 현대차를 팔기 위해 이것도 내주고 저것도 내준다던 한국 정부의 협상 방침이 얼마나 투박한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대목이다.
이쯤 되면 쇠고기 협상을 다시 한다고 해서 FTA 체결에 지장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어차피 미국 내 분위기가 보호주의로 급선회하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바락 오바마의 '경제 공약'은 바로 그런 분위기를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쫌 과하게 요약해서 이해하자면, 2MB정부 분위기파악 못하고 삽질하고 있다고 봐도 되겠네요;;
답글삭제이 정부가 삽질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FTA를 부시 임기내 하려는 것이지요.TTA에 원래 반대 입장이라서 그렇게 본다면 모를까....
답글삭제글쎄요. 오바마가 포퓰리스트 혹은 기회주의자인건 맞는 것 같은데 보호무역주의자인지는 두고 봐야 할 일 인거 같습니다.
답글삭제세 후보 중에선 가장 강경하게 FTA를 반대하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지만 한미 FTA 협상 대표자는 '결국엔 하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잖습니까. 벌써 나프타에 관련해 한바탕 쑈를 했었던 적도 있구요.
월가의 금융 자본으로부터 가장 많이 정치자금을 받은 정치인이기도 하니 그의 행보는 지켜봐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시장 개방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높은 시점에, 오바마처럼 경제에 대한 특별한 원칙이 없는 정치인은 자연스럽게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쪽으로 기동할 수밖에 없죠. 최근 엄청난 양의 정치자금을 다방면에서 지원받긴 했지만, 그중에는 '오바마니아'라고 불리는 고학력자들의 소액 기부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익명 방문자께서 말씀하시는 '월가'와는 달리 미국 시장이 외국인들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죠.
답글삭제미국 내 정치적인 분위기를 도외시한 채 FTA를 결국 하게 될 것이라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것부터가 협상 패착의 원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서는 많이 어렵고, 억지로 성사시키려 할수록 더 많은 조건을 들어줘야 하는 판국이죠.
자동차중심도시 디트로이트지역으로 흑인유권자들이 주로 거주한다. 그러니 그쪽몰표를 무시할순없다. 힐러리가 됬다면 오바마의 입장보단 유태인쪽 편을 더 고려해서 더쉽게 FTA가 이루러질수도 있다. FTA가 한국이 포기하지않는한 오바마변수는 시간차이만 있을뿐이다.. 보호무역등의 질적인것은 부수적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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