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2

월요일자 경향신문 사설, 만평

월요일자 경향신문 사설

[사설]한국 온난화 문제 근본 발상 바꿀 때다
입력: 2008년 12월 01일 00:51:34

한국의 기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나면서 기후변화가 매우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와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원 기후환경학과 조용성 교수팀이 개발한 ‘기후위기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100점 만점에 70점을 기록해 ‘매우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위기지표는 자연·사회·경제적 요인과 기후 관련 재해, 온실가스 배출 등을 종합해 위기 정도를 측정한 것으로 한국에서 이런 계량화된 수치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한국 외에 일본(64점), 중국(61점), 독일(56점), 영국(55점) 등 4개국이 분석 대상이었다.

이것 말고도 한국 온난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자료는 많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10위권이다. 게다가 1990년 이후 연평균 4.7% 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증가율 1위다.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기온은 0.74도 올랐으나 한국은 1.5도 상승해 온난화가 훨씬 빨리 진행되고 있다.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내세우고 있음에도 지난달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의 ‘녹색경쟁력 지수’를 산출한 결과 15개국 가운데 11위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얼마 전 영국의 온난화 대책에 관한 기사에 “내게 순결과 금욕을 주십시오, 하지만 나중에…”라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도를 소개했다.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면서도 화석연료 사용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행동을 뒤로 미루는 사람들의 심리를 빗댄 것이다. 작금의 경제 위기는 이런 심리를 더욱 부추긴다. 그럼에도 영국 의회는 지난달 하순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80% 감축하도록 의무화하는, 구속력 있는 법안을 세계 최초로 통과시켰다. 그것도 당초 60% 감축을 80%로 강화한 내용이다.

한국은 아직도 온실가스 문제를 경제성장 측면에서만 바라보며 감축의무 면제에 신경을 쏟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 교토협약 체제가 시작되는 2013년 이후는 감축의무가 가시화할 것이다. 온난화 문제에 대한 근본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링크는 인용자).

그렇다. 정말 필요하다.


그리고 만평



지하철에서 보고 미친듯이 웃었음.

댓글 8개:

  1. 크루그먼의 글 인용하신 것에 덧글남기려다가. 여기에 덧글 남깁니다.

    최근에는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 라는 주장의 신빙성이 상당히 떨어졌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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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말씀하신 내용을 제가 확인할 수 있을만한 경로를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사설에서 인용된 것은 최근의 연구 결과입니다(크루그먼의 칼럼도 2005년에 나온 것인데, 그 시점을 '최근'이 아니라고 보긴 어렵죠). 다른 입장을 지지하는 자료들도 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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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한쪽 의견만 알고 계신듯...지구온난화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의견도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지요.

    http://blog.naver.com/my_third?Redirect=Log&logNo=50034093212

    쿨 잇이라는 책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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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php?bid=4684322

    아 그리고 저는 위에 분하곤 다른 사람입니다 ^^ 가끔씩 들어와서 노정태씨의 글 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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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391670

    http://www.fnnews.com/view?ra=Sepr0101m_View&corp=fnnews&arcid=071015161729&cDateYear=2007&cDateMonth=10&cDateDay=15

    최근 그가 쓴 칼럼입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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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첫번째와 두번째 링크 모두 비외른 롬보르의 '쿨 잇'에 대한 책 소개군요. 저는 같은 저자의 이전 책인 '회의적 환경주의자'를 읽었습니다. 목침처럼 두꺼운 책인데 의외로 재미있게 잘 써서 술술 넘겨가며 봤죠. 하지만 '쿨 잇'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모르므로 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링크를 잔뜩 걸어주신 분(들)의 소망과는 달리, 롬보르는 온난화 회의주의 전선에서 매우 드물게 '그래도 제정신'으로 평가받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합니다. 서구의 주요 언론에서 롬보르를 중요하게 다루어주는 것은, 그만큼 그가 내놓는 발언이 희소한 것이기 때문이죠.

    링크에 붙어있는 칼럼의 내용을 검토해보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파이넨셜 뉴스에 실린 "불편한 노벨평화상"이라는 기사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와요.

    "우리는 아직은 먼 기후변화 부작용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정작 지구가 지금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올해 거의 400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영양실조로, 300만명이 에이즈로 인해 목숨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250만명이 실내외 공기오염으로 사망하고 미량 원소와 깨끗한 물 부족은 각각 2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다."

    이 각각의 문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과,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것 사이에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내일 수학시험이 있고 그 다음날이 영어시험인데,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영어시험 공부하는 학생에게 '내일이 수학시험인데 영어공부를 왜 하냐'고 따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이상한 논리죠. 게다가 모든 사람들이 온난화 퇴치 운동만 합니까? 앨 고어도 있고 제프리 삭스도 있고, 그런 거죠.

    "마찬가지로 고어는 그린란드의 빙하가 급속히 녹고 있는 점에 대해 몹시 우려하며 이런 사실이 지구에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해서도 경고하고 있지만 IPCC의 결론, 즉 지금 같은 속도로 빙하가 녹는다고 하더라도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 해수면 높이는 불과 3인치 더 높아지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점은 간과하고 있다."

    이런 부분도 그렇습니다. '고작 3인치' 높아지면 투발루 뿐 아니라 베네치아도 끝장이에요. "열대 사이클론의 사회적 영향이 최근 증가한 건 대체로 인구와 기반 시설이 해안 지역에 점점 더 집중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고작 3인치'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고작 그만큼의 해수면 상승만으로도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는 도시들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고어는 또 북극곰의 미래에 대해서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는 얼음 서식지가 사라지면 북극곰들이 익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일에 대한 유일한 과학적 연구결과는 폭풍으로 인해 북극곰 4마리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것이 전부"라고 하지만, 최근 MBC는 북극에 가서, 얼음이 다 녹아버린 푸른 초원 위에 북극곰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다큐멘터리를 찍고 왔죠. 앨 고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롬보르의 칼럼이 2007년 10월에 나온 건데, 2008년 12월만 되어도 상황은 더 심각해진겁니다. 그냥 가서 보기만 해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롬보르의 칼럼에 등장한 논지들에 대한 비판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일단 그는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문제를, 마치 한쪽으로만 자원을 전부 배분하고 다른쪽에는 지원을 끊는 것처럼 이해하고 있어요. 그리고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고 잡아떼는 거죠.

    그나저나, 제게 '쿨 잇'을 권하신 분께서는, 과연 본인이 그 책을 읽고 나서 링크를 넘겨주신 건지 궁금해집니다. 이건 올바른 대화의 자세가 아니죠. 자신이 먼저 책을 읽고, 거기서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해줄 수 있을만한 부분을 찾아낸 다음, 정확하게 인용하면서 스스로의 입장을 세워야 하는 겁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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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전 그냥 이런 의견이 있다 정도만 얘기한건데 상당히 흥분하신 거 같군요.

    먼저

    "이 각각의 문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과,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것 사이에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당연히 상관이 있죠. 예산의 문제라는게 있는데요. 더구나 이걸 영어와 수학으로 비유하셨는데 본인의 비유가 더 논리적이지 못한 거 같네요.

    또 저도 그렇고 롬보르도 그렇고 지구온난화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부풀려진 점이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은 것이죠.

    그리고 MBC의 다큐멘터리 영상은 비판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계시군요. 12월에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이것도 제작자와 본인의 주관섞인 표현이 아닐까요? 또 북극곰의 '망연자실한 표정'은 도대체 뭔가요? 마지막으로 3인치가 높아진다고 베네치아가 끝장난다는 단정적인 표현도 제겐 설득력이 없네요.

    저 역시 해안가에 자리잡은 도시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렇다고 지금과 같은 녹색투자로 극복할 수 있느냐? 그게 아니라는 거죠. 그렇다고 포기하자는 게 아니라 차라리 그쪽 도시주민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게 바람직하단 얘기입니다.

    마치 한쪽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진리라고 생각하면서 남의 의견은 아예 잘못돼다는 전제하에 비판하시는 거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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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런 의견이 있다'는 이야기를 할 때에는, 그 의견을 자신의 것으로 충분히 소화한 후 내놓아도 늦지 않습니다. 결국 방문자께서는 롬보르의 입장이 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뜸 (서둘러 검색해서 찾아낸) 칼럼을 던져놓고 제가 답변을 하면 그걸 보고 대답하실 심산이었던 것 같군요. 저는 그런 방식의 토론에는 전혀 흥미가 없습니다.

    예산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롬보르의 문제점 중 하나는 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다른 지구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갉아먹는다고 보는, 일종의 제로섬 게임적 관점을 고수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이야기했죠. 세상에는 앨 고어만 있는게 아니라 제프리 삭스도 있다고. 그 두 입장은 충분히 양립 가능하고, 오히려 상보적입니다. 지구적 이슈에 대한 전체적 관심을 높이는데 서로 도움이 되니까요. 당장 얼어죽는 사람이 많다고 온난화 문제에 대해 관심을 덜 기울이자는 말은 넌센스입니다. '물론 기후가 높아지면 말라리아가 좀 더 많아지겠지만' 같은 소리, 장난하는 건가 의심스러울 지경이죠.

    그리고, 세계 인구의 절반이 도시에 삽니다. 대도시 중 상당수가 해안가에 인접해있는 것이 현실이고요. '이주를 돕고' 어쩌고 하는 식으로 쉽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게다가 도시는 그 자체가 문화요 역사인데, 그것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닙니까.

    저는 익명의 방문자께서, 앞서도 말했지만, 적극적으로 자기 입장을 구성하는 대신 대단히 성의 없는 방식으로 논의에 임하고 있다고 봅니다.

    온난화 회의주의를 견지하기 위해 반드시 환경학을 전공해야 할 필요는 없죠. 하지만 자신이 읽지도 않은 책의 저자를 운운하면서, 상대방이 대답하는 내용을 보고 대답하려 드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저는 이 공간에서 그런 방식의 공허한 토론이 진행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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